'SON 잡겠다더니...' 中 우레이 0승 0골+16강 탈락에 급겸손 "중국 팬들 실망시켰다"

도하(카타르)=이원희 기자 / 입력 : 2024.01.2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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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이(오른쪽).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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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이(왼쪽)가 동료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중국 최고 축구스타 우레이(33·상하이 포트)가 고개를 숙였다. 자신을 비롯한 중국 대표팀 최악 부진에 자국 팬들을 향해 미안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국 시나스포츠의 23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우레이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을 마친 뒤 "결과가 좋지 못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응원해준 중국 축구팬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하지만 중국 축구는 팬들을 실망시켰다. 열심히 해서 앞으로 더 발전하겠다"고 전했다.


중국은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 탈락했다. 중국은 2무1패(승점 2)로 A조 3위에 위치했다. 이번 대회는 각 조 1~2위와 조 3위 중 상위 4팀이 16강에 진출한다. 중국에도 희망이 있었지만 다른 조 결과에 따라 금방 사라졌다. 남은 조별리그 일정이 어떻게 끝나든 중국보다 더 많은 승점을 쌓는 팀이 4팀 이상 나온다.

B조 3위 시리아, C조 3위 팔레스타인이 1승1무1패(승점 4)를 기록했고, D조에서는 1경기를 남겨둔 채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이미 승점 3(1승1패)을 챙겼다. E조에서는 요르단과 한국이 1승1무(승점 4), 바레인은 1승1패(승점 3)를 올렸다. 결국 중국이 탈락을 떠안았다.

결과뿐 아니라 내용도 충격이었다. 중국은 조별리그 3경기 카타르와 타지키스탄, 레바논을 상대할 동안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지난 2차전 레바논 경기에서 중국은 전체슈팅 15개, 유효슈팅 7개를 날리고도 골 네트를 흔드는데 실패했다. 그만큼 공격진이 부진했다. 레바논, 타지키스탄의 경우 중국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많이 떨어지는 팀이다. 중국은 79위, 레바논은 107위, 타지키스탄은 106위다. 그런데도 이기지 못했다.


중국 에이스 우레이도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는 없었다. 1, 2차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는데 실패했다. 특히 2차전 레바논전에서는 결정적인 골 찬스를 놓쳤다. 후반 20분 레바논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을 골문 바로 앞에 있던 우레이가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키퍼는 넘어져 있었기 때문에 골대가 텅텅 빈 상황이었다. 쉽게 득점할 수도 있었지만 우레이의 슈팅에 너무 힘이 없었다. 좀처럼 공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탓에 상대 수비가 먼저 이를 걷어냈다.

당시 중국 시나스포츠는 "아시안컵에서 우레이가 빈 골대에 골을 넣지 못했다"며 "후반 20분 우레이는 골대 앞에서 슈팅을 했으나 강하지 않았다. 레바논 수비에게 막혔다"고 지적했다. 축구토예매체 풋몹도 우레이에게 낮은 평점 6.5를 주었다. 또 다른 통계매체 소파스코어의 평점도 6.2에 불과했다.

중국 축구팬들도 강하게 비판했다. 한 중국 축구팬은 "우레이가 원래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2군, 아니 3군에도 들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축구팬은 "우레이는 스페인 2부 리그에서도 벤치에 있었다. 이는 그의 수준이 그렇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열심히 뛰는 것 말고는 눈에 띄는 게 없었다"고 했다. 이외에도 중국 축구팬들은 "돈 낭비하지 말고 당장 해체하라"며 "비난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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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이(가운데).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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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왼쪽)과 우레이. /사진=OSEN
한때 우레이는 중국 축구의 희망으로 불렸다. 지난 2019년 스페인 에스파뇰 유니폼을 입었다. 중국 선수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빅리그 진출에 많은 중국 축구팬들이 그를 향해 찬사를 보냈다. '중국의 손흥민'이라고 불렸을 정도다. 우레이도 자신감이 넘쳤다. 우레이는 '대한민국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비교해달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우레이는 "우리는 나이가 비슷할지 몰라도 걷는 길이 전혀 달랐다. 손흥민은 어릴 때부터 해외에 있었고, 나도 일찍 해외에 나갔더라면 나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레이는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에스파뇰이 2부 리그로 강등됐을 때도 우레이는 벤치 멤버였다. 결국 우레이는 지난 2022년 중국 리그로 복귀했다.

손흥민과 우레이는 지난 해 11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도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손흥민의 압승이었다. 대한민국은 중국 원정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도 멀티골을 몰아쳐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반면 우레이는 조용했다. 우레이의 부진은 아시안컵에서도 이어졌다. 우레이도 급겸손해졌다.

통계매체 옵타 기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를 때까지만 해도 중국의 16강 진출 확률은 69.1%나 됐다. 8강 확률은 33.6%, 4강 확률 14%를 기록했다. 또 준결승 확률 5.2%, 우승확률 1,9%도 있었다. 그만큼 중국이 이토록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의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우레이는 "현재 아시아 축구의 수준 차이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이전에 우리가 생각했던 역체들의 경기 템포, 개인능력 등이 모두 향상했다. 이들의 실력은 좋아졌고 성장했다. 우리는 이것이 부족했다. 모든 면에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중국의 다음 목표는 북중미 월드컵 진출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첫 출전 이후 중국은 20년 넘게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다행히 이번 대회부터 월드컵 출전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분발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2차 예선 C조 3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 태국, 싱가포르와 경쟁한다.

앞서 우레이는 "경기장에 들어서는 두 팀 선수들의 강렬한 눈빛을 보면 월드컵은 가장 큰 축구무대"라며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만약 중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에 출전한다면, 중국 국가가 울릴 때 눈물을 흘리고 있을지 모른다"고 강한 열망을 나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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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이(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바레인전에서 놓친 결정적인 골 찬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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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이(왼쪽).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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