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장] 방심 없는 클린스만 "결승 입에 올릴 때 아냐, 요르단전에 최선 다하겠다"

도하(카타르)=이원희 기자 / 입력 : 2024.02.0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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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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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과 팀 훈련에 집중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 /사진=뉴시스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4강전 승리를 다짐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오는 7일 새벽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디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중동 복병'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 맞대결을 펼친다.


경기를 앞둔 5일, 클린스만 감독은 카타르 도하의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요르단 4강 경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준결승을 치르게 돼 너무나도 기대가 많이 된다. 너무 기대가 되고 상대 요르단도 칭찬해주고 싶다. 이미 한국과 요르단은 조별리그에서 만났는데 얼마나 어렵고 강한 조에 속했는지 볼 수 있다. 내일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멀리 왔다. 목마르고 배고프다. 긍정적으로 잘 준비하고 있고, 이왕 준결승까지 온 만큼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결승에 대해서는 생각 안하고 있다. 결승을 갈지 안 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결승이라는 단어를 입에 오르는 건 아니라고 본다. 요르단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진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과 요르단은 이미 조별리그 E조에서 맞붙었던 상대다. 당시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은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페널티킥골에 힘입어 1-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박용우(알아인)의 자책골로 리드를 내준 뒤 전반 추가시간 요르단 공격수 야잔 알나이마트(알아흘리)에게 골을 내줘 1-2로 끌려다녔다. 다행히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상대 자책골로 힘겹게 승점 1을 챙겼다.


한국은 E조 2위(1승2무), 요르단은 E조 3위(1승1무1패)로 16강에 진출했다. 토너먼트 무대에서 양 팀은 명승부를 펼쳤다.

한국은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8강 호주전 모두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16강에서는 '미남 히어로' 조규성(미트윌란)이 후반 54분 헤더 동점골을 넣었다. 분위기를 이어가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 8강에서는 후반 51분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페널티킥을 얻어낸 뒤 황희찬(울버햄튼)이 동점골을 뽑아냈다. 연장에서는 손흥민이 직접 프리킥 결승골을 뽑아냈다.

요르단은 16강에서 '난적' 이라크를 3-2로 꺾었다.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몰아친 명승부였다. 8강에서는 또 다른 돌풍의 팀 타지키스탄을 잠재웠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따지면 한국은 23위, 요르단은 87위다. 요르단은 4강에 오른 한국, 이란(21위), 카타르(58위)와 비교해 FIFA 랭킹이 가장 떨어진다. 또 4강 팀 중 유일하게 우승 경력이 없다. 4강 진출도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한국은 1956년 1회 대회, 1960년 2회 대회 아시안컵 정상에 섰다. 이란은 1968년, 1972년, 1976년 3회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카타르는 직전 대회인 2019년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요르단의 전력은 분명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요르단은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를 4-0으로 대파했다. 한국과는 비겼다. 16강에서는 일본까지 제치고 D조 1위로 올라온 이라크를 꺾었다. '돌풍의 팀' 타지키스탄도 요르단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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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선수단.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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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 당시 한국-요르단 경기. /AFPBBNews=뉴스1
요르단의 에이스는 측면 공격수 무사 알 타마리다. '황금 재능'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뛰고 있는 프랑스 리그 몽펠리에서 활약하고 있다. 스피드가 뛰어나고 찬스를 잡으면 쉽게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결정력을 갖췄다. 한국전에서도 쉴 새 없이 측면을 흔들었다. 요르단은 4일 한국과 4강 맞대결을 대비해 팀 훈련을 진행했다. 알타마리는 보이지 않았다. 다른 팀 동료들과 그라운드를 뛰는 대신 실내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부상이 있었던 만큼 최대한 아끼며 4강 한국전에 내보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국은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경고 누적으로 요르단전에 뛰지 못한다.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프랑스24도 "한국은 핵심 수비수인 김민재가 출장정지 징계로 결장한다"고 걱정했다.

어려운 경기를 앞두고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 당장 분석할 수 있는 좋은 자료는 조별리그에서의 요르단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2실점했다. 요르단에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얼마나 많이 포진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내일 경기에서는 그런 부분이 나오면 안 된다. 수비적으로 요르단의 장점을 잘 봉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장점을 잘 살려야 하고,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어떻게든 요르단보다 1골을 더 넣어야 한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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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 알 타마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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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OSEN
■ 다음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일문일답.

▶ 경기를 앞둔 소감.

- 준결승을 치르게 돼 너무나도 기대가 많이 된다. 너무 기대가 되고 상대 요르단도 칭찬해주고 싶다. 이미 한국과 요르단은 조별리그에서 만났는데 얼마나 어렵고 강한 조에 속했는지 볼 수 있다. 후사인 아마타 요르단 감독도 칭찬하고 싶다. 팀을 이끌고 여기까지 끌고 왔다. 내일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멀리 왔다. 목마르고 배고프다. 긍정적으로 잘 준비하고 있고, 이왕 준결승까지 온 만큼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선수와 감독을 하면서 축구선수로서 얻을 수 있는 모든 명예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어떤 목표를 더 가지고 있나.

-한 사람의 인생에서 과거는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있을 일이 중요하다.너무 영광스럽게도 많은 명예와 좋은 경험을 했다. 카타르 아시안컵이 저의 첫 아시안컵이다. 첫 경험을 하고 있는데,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위해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것을 위한 도전을 지속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일도 긴장감 넘치는 경기가 되겠지만, 매 순간 선수들과 첫 경험을 하고 있는 아시안컵에서 행복하고 기쁜 경험을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원하는 목표를 위해 마지막 경기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 남은 경기들에서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당장 중요하지 않은 것, 우리가 원하는 목표와 관련해 중요하지 않은 부분들은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한다. 미디어가 될 수 있고 외부 요소가 될 수 있다. 편안하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고 우리의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우승을 위해서 잘 준비하고 있다. 며칠 전에 팀 회식을 했는데 가족들, 아이들과 함께 와서 식사를 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등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이 좋았다. 내일도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경기 시간이 90분이 될지, 120분이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해서 목표를 이뤄야 한다.

▶ 결승에서는 이란, 카타르 중 상대로 누구를 만나고 싶나.

- 지금은 결승에 대해서 생각 안하고 있다. 결승을 갈지 안 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결승이라는 단어를 입에 오르는 건 아니라고 본다. 요르단전에 최선을 다하겠다.

▶ 지난 호주전을 마치고 64년의 우승 기다림, 또 대한민국 팬들에게 우승을 돌려드리기 위해 부담감, 압박감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셨다. 이 때문에 전반전에 실점하고, 후반에는 선수들이 앞만 본다고 하셨다. 현재 모두가 대한민국을 우승 1순위로 뽑고 있다. 이런 부담감을 어떻게 떨쳐내고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지.

- 어느 국가든 기대감과 압박감은 대회를 치르면서 분위기가 사뭇 바뀐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가 첫 경기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지면서 다음 멕시코전을 얼마나 부담감을 갖고 치렀는지 볼 수 있었다. 멕시코전에 졌다면 아르헨티나는 우승을 하지 못했을 것이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을 것이다. 우리도 여기까지 오면서 압박감뿐 아니라 자신감도 형성됐다. 준결승까지 오는 과정이 쉽지 않았고 어려운 경기에서 승리해 긍정적인 요소들을 얻었다. 이제는 자신감을 갖고 다음 경기에 임해야 한다. 분위기를 대회 초반부터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시점부터 대한민국 축구팬들도 우리와 함께 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대회를 치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력이다. 어느 국가든 그런 부분들이 긍정적으로 준비돼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처음부터 좋지 않는 분위기에 대회를 치렀지만, 결국 그런 것들이 자신감이 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마라톤을 하고 있는데 1등으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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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훈련을 지켜보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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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참석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과 황인범. /사진=OSEN
▶ 선수들이 계속해서 연장 승부를 펼치는 것을 옆에서 보고 있는데.

- 감독으로서 지도자로서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팀의 사소한 것까지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신적인 부분, 체력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우리는 지난 해 12월 소집해서 체력 훈련 등을 실시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팀 분위기다. 내부적으로 얼마나 끈끈한 것이 중요하고 감독으로서 이 시기에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분위기와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에 많은 팬들이 늦은 시간까지 지지해주고 같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한 번의 동기부여가 된다. 체력과 정신적인 부분에 대한 것도 있지만, 사소한 부분까지 살펴보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 그동안 한국은 수비적으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요르단 공격진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선수 개인적으로 수비를 준비할 것인지, 팀 대 팀으로서 준비할 것인지 궁금하다.

- 지금 당장 분석할 수 있는 좋은 자료는 조별리그에서의 요르단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2실점했다. 요르단에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얼마나 많이 포진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내일 경기에서는 그런 부분이 나오면 안 된다. 수비적으로 요르단의 장점을 잘 봉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장점을 잘 살려야 하고,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어떻게든 요르단보다 1골을 더 넣어야 한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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