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가드 가만 안 둘 것" 김기동 감독의 명확한 기준, EPL 출신이라도 특급 대우 없다

소공로=이원희 기자 / 입력 : 2024.02.2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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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FC서울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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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린가드. /사진=뉴시스 제공
"건방지게 굴면 제가 가만 안 둡니다."

김기동(53) FC서울 감독의 기준은 명확하다. 세계 최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었다고 해도 특급 대우는 없다.


올 시즌 K리그 최대 이슈 중 하나는 단연 '신입생' 제시 린가드(32)다. 잉글랜드 공격수로 지난 8일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K리그 역사상 최고의 빅네임 영입으로 꼽힌다. 린가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유스로 성장해 맨유 1군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이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 등 쭉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했다. 린가드는 노팅엄을 떠난 뒤 새로운 팀을 찾고 있었는데, 깜짝 서울행을 택했다.

유명 선수가 오는 만큼 K리그 팬들의 관심도 뜨겁다. 등번호 10번이 적힌 린가드 유니폼은 온라인 판매 2시간 만에 1000장이 완판됐다.

김기동 감독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26일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가 맨유라는 좋은 팀에 있었고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있었던 선수다.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충분히 좋은 자질을 갖춘 선수"라며 "훈련할 때 볼을 가지고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 동작을 생각한다. 능력 있는 선수이고 라인을 파괴할 줄 안다. 라인을 타면서 들어갈 줄도 안다"고 칭찬했다.


EPL 선수가 합류하면서 팀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를 보고)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기술과 모습을 봤을 때 '저런 움직임이 있다', '저런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말로만 듣는 것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빅네임이 왔다고 해서 특급 대우는 없다. 잘못한 것이 있다면 따끔하게 지적하고 혼을 낼 생각이다. 또 세계적인 무대에서 뛰고 왔다고 해서 K리그를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에게) 프리미어리그보다는 낮게 평가할 수 있겠지만, K리그가 만만한 리그는 아니라고 얘기했다. 많은 외국인선수들이 힘들어 했고 적응기간이 오래 걸렸다. 절대 쉽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가) 건방지면 제가 가만히 안 둘 것이다. 혹시라도 놀다 걸리면 바로 영국으로 보내버리겠다. 밤늦게 돌아다니고 있으면 언제든지 제게 얘기해달라"고 묵직한 농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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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감독이 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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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린가드가 지난 8일에 열린 입단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다행히 린가드는 팀에 잘 적응하고 있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려는 의지도 강하다. 김기동 감독은 "처음에는 린가드가 낯을 가리는 것 같더라. 말도 안 하고 있었는데, 윷놀이, 제기차기 한 번 하더니 먼저 다가가서 얘기를 건다. 다 적응한 것 같다"며 "린가드가 음식을 조절하고 있다. 저녁 7시 이후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체중을 조절한다. 자기가 정해놓은 음식만 먹는다"고 만족해했다.

린가드의 데뷔전은 서두르지 않을 예정이다. 부담 없이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라는 김기동 감독의 배려다.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의 컨디션이 100%로 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팬들이야 빨리 보고 싶겠지만 첫 인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몸도 안 됐는데 출전했다가 실망감만 주면 만회하기 어렵다. 좋은 컨디션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시기에 내보내겠다"며 "저도 린가드가 개막전부터 뛰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몸 상태와 컨디션을 체크해야 한다. 몸이 좋지 않은데 출전시키는 것은 저 자신에게도 용납이 안 된다"고 확실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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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FC서울 감독(왼쪽)과 조영욱이 26일에 열린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트로피를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마지막으로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를 잘 활용해야 한다. 못하면 제게도 책임이 있다"며 "포항이든 서울이든 감독이라는 자리는 매년 결과를 내야 한다. 결과를 내지 못하면 질타를 받아야 하는 게 감독의 자리라고 생각한다. 올해 좋은 결과물을 끄집어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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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감독(가운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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