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안타 폭발' 19세 신인 유격수 팬심 고백 "난 무조건 키움, 지명 순간 '나이스' 외쳤다" [타이난 현장 인터뷰]

타이난(대만)=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3.0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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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신인 이재상이 2일 대만 타이난시립야구장에서 열린 퉁이 라이온즈와 연습 경기를 승리로 이끈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키움에 지명되자마자 '됐다, 나이스'를 외쳤다."

변치 않은 팬심을 인증한 신인 유격수 이재상(19·키움 히어로즈)이 연습경기 맹타로 1군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재상은 2일 대만 타이난시 남구에 위치한 타이난시립야구장에서 열린 퉁이 라이온스와 연습경기에서 9번 타자 및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를 기록, 키움의 4-1 승리에 앞장섰다.

첫 타석부터 물오른 타격감을 선보였다. 앞서 연속 4안타로 키움이 2-0으로 앞선 1회초 1사 1, 3루에서 퉁이 유격수 키를 살짝 넘기는 빠른 타구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도 또 한 번 좌전 안타를 기록했고 6회초 주자 없는 2사 마지막 타석에서도 중전 안타로 이날 양 팀 통틀어 유일한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그러면서 연습 경기 성적도 타율 0.222에서 0.417(12타수 5안타)로 크게 끌어올렸다.

경기 후 이재상은 "첫 타석에 배트가 부러지면서 안타가 됐다. 그걸 보고 '되는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경기를 마치고 숙소에 들어가 내 타격 영상을 보며 많이 공부했다. 영상을 보는데 내가 스윙한 공이 대부분 하이볼이었다. 그래서 존을 조금 낮게 보고 내 존 안에 들어온 공만 치려고 했다. 타이밍도 조금 늦은 것 같아 오늘(2일)은 3루수 땅볼이 나와도 좋으니까 좌측으로 살짝 찍는다는 생각으로 스윙을 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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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상. /사진=키움 히어로즈


갈산초-성남중-성남고를 졸업한 이재상은 고등학교 시절 타격 능력이 좋은 유격수로 인정받았다. 고교 통산 58경기 타율 0.312(189타수 59안타) 2홈런 44타점 34득점 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43을 기록했다. 특히 학년이 오를수록 삼진을 줄여 고3 시절에는 17개의 사사구(7볼넷 10몸에 맞는 볼)를 얻어내는 동안 삼진은 5개밖에 당하지 않았다. 많은 구단이 눈독을 들이던 야수 유망주였고,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박지환(19·SSG 랜더스), 여동건(19·두산 베어스)에 이어 세 번째로 뽑힌 것이 이재상의 잠재력을 증명한다.

하지만 프로에서의 첫 실전이었던 대만 프로야구팀과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에서는 볼넷 없이 삼진만 세 차례 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재상은 "고등학교 때는 나름 콘택트가 좋아서 삼진을 진짜 안 당했다. 그렇게 기세등등하게 왔는데 여기 와서 삼진을 3개나 먹었다. 이번 연습 경기를 통해 아마추어와 프로의 공은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룸메이트이자 선배 임병욱(29)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이재상은 "첫 두 경기는 잔뜩 쫄아 있었는데 같은 방의 임병욱 선배님이 내게 '뭘 보여주려 하지 말고 타석에서 네 것만 하고 들어오면 된다'고 하셨다. 자신있게 방망이를 돌리라고 하셔서 그때부터 자신감 얻고 잘했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강한 어깨를 인정받았다. 강정호-김하성의 뒤를 이을 히어로즈의 차세대 유격수 후보 중 하나로서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유격수로만 나서고 있다. 이재상은 "유격수는 내 놀이터다. 유격수를 계속해 왔기 때문에 가장 편하다. 물론 전 포지션에 자신감이 있다. 프로에서 타구가 빠르긴 한데 하나를 처리하고 나면 그때부터 자신감이 생긴다"고 당찬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퓨처스팀 채종국 수비코치님과 권도영 1군 수비코치님이 나를 예쁘게 봐주셔서 훈련량이 많다. 코치님들께서 '너는 어깨가 좋으니 포구만 잘하면 웬만한 주자는 아웃시킬 수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잡는 것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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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당시 키움 지명자들.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이재상.


최근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미국으로 보내면서 메이저리그 사관학교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키움 역시 최근 유망주들이 가장 입단하고 싶어하는 팀이다. 이재상도 마찬가지였다.

이재상은 "고등학교 때부터 키움에 오고 싶었다. (날 지명하는 팀은) 무조건 키움이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지명되자마자 '됐다, 나이스'라고 했다"며 "입단해서도 이미지가 달라진 건 없었다. (굳이 다른 점을 꼽자면) 학생 때는 지도자 분들이 강하게 하시는 게 있는데 확실히 여기서는 자유로움 속에서 내가 할 것을 스스로 찾아서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팬심을 드러냈다.

주장 김혜성(25)은 그런 키움의 구심점이 되는 존재였다. 이재상은 "(김)혜성이 형을 보면서 정말 많이 느낀다. 혜성이 형은 그냥 완벽하다. 감독님도 그냥 부담 없이 (타석에) 들어가서 홈런 치고 들어오라고만 하신다. 신인인데도 감독님께서 이렇게 기회를 주시는데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운동장 땅을 밟으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프로 투수들을 상대하며 아마추어와 차이를 많이 느끼고 있다. 스스로 더 발전하고 싶다는 욕심도 커지는 것 같다. 남은 기간도 마무리를 잘해 최대한 빨리 1군에서 팬분들을 뵙고 싶다. 내 자리에서 항상 전력으로 질주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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