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천하의 오타니가 이런 착각을 한다니... 그래도 안타→3루타→안타 '대활약' 7할대 타율 실화인가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4.03.0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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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30)가 시범경기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이날 콜로라도전에서는 안타와 3루타, 안타를 차례로 치며 3안타 맹활약을 펼쳤다. 다만 천하의 오타니도 자신의 타구가 홈런인 줄 알고 착각하다가 이내 홈런이 아닌 것을 알아차린 뒤 전력 질주를 펼치기도 했다.

오타니는 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캐멀백 랜치에서 펼쳐진 콜로라도 로키스와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홈 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3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날 경기를 마친 오타니의 시범경기 성적은 3경기에 출장해 타율 0.714(7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 3득점 출루율 0.778, OPS(출루율+장타율) 2.207이 됐다.

오타니는 지난달 2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한 시범경기에서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뒤 처음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오타니는 홈런포를 터트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삼진 1득점. 이어 지난 2일에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1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으로 활약한 오타니.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는 무려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자신의 존재감을 여실히 증명했다.

이날 다저스는 무키 베츠(2루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프레디 프리먼(1루수)-윌 스미스(포수)-맥스 먼시(3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제이슨 헤이워드(우익수)-개빈 럭스(유격수)-앤디 파헤스(중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개빈 스톤.


이에 맞서 콜로라도 로키스는 에제키엘 토바(유격수)-놀란 존스(지명타자)-마이클 토글리아(우익수)-에레후리스 몬테로(1루수)-브래들리 짐머(좌익수)-샘 힐리어드(중견수)-알란 트레호(3루수)-드류 로모(포수)-훌리오 카레라스(2루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오스틴 곰버.

오타니는 양 팀이 0-0으로 맞선 1회말 무사 1루 기회에서 첫 타석에 섰다. 앞서 무키 베츠가 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타석에 선 오타니. 오타니는 바깥쪽으로 꽉 찬 스트라이크를 그냥 지켜본 뒤 2구째 바깥쪽으로 낮게 흐르는 볼을 쉽게 골라냈다. 이어 3구째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를 치지 못했다. 1-2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오타니는 4구째 커브를 제대로 받아쳐 2루수 키를 넘어가는 우전 안타를 기록했다. 계속해서 오타니는 프레디 프리먼의 중전 적시타 때 3루까지 간 뒤 윌 스미스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다저스는 2-0 리드를 잡았다. 계속해서 다저스는 맥스 먼시가 우익수 희생타점을 올리며 3-0까지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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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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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다저스는 2회 또 2점을 달아났다. 1사 후 무키 베츠가 3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빠른 타구를 날리며 2루에 안착했다. 다음 타자는 오타니. 곰버의 꽉 찬 초구 스트라이크를 그냥 지켜본 오타니는 2구째 바깥쪽 볼을 잘 골라냈다. 이어 3구째 가운데 낮은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오타니는 4구째 배트를 제대로 한 번 크게 휘둘렀으나 파울을 기록했다. 그리고 5구째. 오타니가 곰버의 한가운데 공을 완벽하게 받아쳤고,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타구는 담장 상단을 때린 뒤 왼쪽으로 크게 굴절되며 굴러갔다. 그런데 이때 오타니가 타구 판단을 착각한 것일까. 처음에 오타니가 제대로 뛰지 않다가, 갑자기 타구가 굴절되는 것을 보면서 전력 질주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오타니는 오타니였다. 처음부터 전력 질주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3루까지 여유 있게 서서 들어가는 주력을 보여줬다. 여기서 콜로라도는 오스틴 곰버를 내리는 대신 블레이크 골드스베리를 마운드에 올렸다. 오타니는 후속 프리먼의 내야 땅볼 때 콜로라도 2루수의 송구 실책이 나오는 틈을 타 득점까지 올렸다.

다저스는 3회 또 한 점을 추가했다. 1사 후 파헤스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베츠가 중전 안타를 치며 1, 2루 기회를 오타니에게 안겨줬다. 그리고 오타니는 다저스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상대 투수는 3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노아 데이비스. 오타니는 초구 몸쪽 높은 공에 배트를 크게 헛돌렸다. 큰 것을 노리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어 2구째와 3구째 몸쪽 낮은 공을 모두 잘 골라낸 오타니. 이어 4구째 가운데로 몰린 공을 받아쳐 2루수 키를 넘어가는 우중간 적시타를 쳐냈다. 이후 오타니는 곧바로 대주자 미겔 바르가스로 교체되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다저스는 4회말 선두타자 맥스 먼시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리며 7-0을 만들었다. 이후 콜로라도의 반격이 시작됐다. 5회초에는 2사 후 알란 트레호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드류 로모가 적시 3루타를 때려내며 1점을 만회했다. 6회초에는 콜로라도가 2점을 만회했다. 무사 2, 3루 기회에서 토글리아의 1루 땅볼 때 에제키엘 토바가 득점했다.(7-2) 이어 2사 후에는 조단 벡이 중전 적시타를 치며 7-3, 4점 차까지 추격했다. 콜로라도는 7회초 한 점을 만회했으나 거기까지였다. 더 이상 점수를 뽑지 못한 채 경기는 다저스의 7-4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날 다저스는 베츠가 3타수 3안타 2득점, 프리먼이 3타수 1안타 2타점으로 각각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다저스의 시범경기 성적은 9승 2패가 됐다.

오타니는 현재와 같은 몸 상태라면 무난하게 한국 땅을 밟을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따르면 개막전은 오는 3월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다. 경기 시각은 오후 7시 5분으로 확정됐다. 이 경기는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생중계된다. 미국 현지 시각 기준(서머타임 시행 이후)으로는 동부 시간으로 오전 6시 5분, 서부 시간으로는 오전 3시 5분이다. 미국 현지 팬들 중심의 시간대가 아닌 한국 등 아시아 팬들을 위한 시간대로 편성한 것이다. 아무래도 아시아에서 열리는 개막전이기에 당연히 한국과 일본 등의 팬들을 중요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에 따라 시간대 역시 저녁 황금 시간대에 맞춰 편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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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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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사실 오타니의 개막전 출전 여부에 물음표가 달리기도 했다. 지난 1월 일본 매체 닛칸 겐다이는 "오타니 쇼헤이가 한국에서 열리는 2024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팔꿈치 회복 중인 상황에서 참석할 수 있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한 뒤 "오타니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앞세운 LA 다저스가 3월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한국의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개막 2연전을 치른다. 경기가 치러질 예정인 고척돔은 현재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요청을 받은 서울시가 인조 잔디와 라커룸 등의 보수 작업에 들어갔다. 다만 지난해 9월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현재 재활 중인 상황인데, 개막전에 나설 수 있을까"라고 보도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2024시즌 타자에 전념할 예정이다. 오타니는 앞서 LA 다저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타격은 이미 준비를 시작했다. 약간 빠르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훈련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 제대로 나설 수 있는 준비를 마친다면 개막전에 충분히 합류하지 않을까 한다"며 긍정적으로 말했다. 그렇지만 닛칸 겐다이는 "야수가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받을 경우, 복귀까지 최소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니가 처음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타자로 복귀하기까지 약 7개월이 걸렸다. 이에 스프링캠프 시기에는 아직 수술한 지 6개월이 안 됐기에, 오타니가 반드시 개막전에 출전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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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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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오른쪽). /AFPBBNews=뉴스1
오타니는 지난해 말 NHK를 통해 "다시 같은 (팔꿈치 인대) 부상이 반복되면 더 이상 투수로는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닛칸 겐다이는 "오타니의 가장 큰 목표는 2025시즌 투·타 겸업"이라면서 "그래서 LA 다저스가 10년 총액 7억 달러라는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금액의 계약을 맺었다. 2023시즌의 활약을 재현하고, 2025시즌 완벽한 부활을 하기 위해서라도 무리하게 개막전에 나서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강조한 뒤 "이동 거리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한국의 인천국제공항까지 이동 거리가 왕복으로 약 2만㎞이며, 약 20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한다. 미국이 아닌 지역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에 있어서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MLBPA)는 2022년 노사 협정 체결 당시, 선수 참여는 의무가 아니라고 했다. 부상 등의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동행할 필요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8년에는 당시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뛰고 있던 보스턴 레드삭스가 일본에서 개막전을 치렀을 때, 당시 팀 에이스 조시 베켓이 허리 통증을 이유로 일본에 오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부상자 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채 미국 개막 시리즈에 정상 등판했다. 약속 시간이 임박한 가운데 취소 결정을 내리는 건 미국에서도 흔한 일이다. 티켓이 매진되고, 해외에서 오타니를 보기 위해 한국으로 관광객이 몰린다고 해도, 오타니가 시리즈 직전 결장하겠다고 결정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한국과 일본의 팬들은 오타니의 기적 같은 회복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컨디션이라면 무난하게 한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참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2023시즌 오타니는 타자로 13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4(497타수 151안타) 44홈런 2루타 26개, 3루타 8개, 95타점 102득점 91볼넷 143삼진 20도루 출루율 0.304 장타율 0.654 OPS 1.066의 뛰어난 성적을 냈다. 생애 첫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에 등극한 오타니는 투수로 23경기(23선발)에 등판해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마크했다. 결국 오타니는 시즌 종료 후 만장일치로 MVP를 수상했다.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한화 약 924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오타니는 지난해 여름 팔꿈치 수술을 받았기에, 올 시즌 타자로만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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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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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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