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린가드' 아니다, 韓팬들에 감사+K리그 칭찬... 동료까지 내세운 '겸손 캐릭터' [상암 현장]

서울월드컵경기장=이원희 기자 / 입력 : 2024.03.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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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가드 홈개막전으로 축구팬들의 관심이 폭증하고 있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 FC서울-인천유나이티드 경기가 1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FC서울 린가드가 경기 전 행사에서 홈 팬들애게 인사를 하고 있다. /상암=김진경 기자
FC서울의 '신입생' 제시 린가드(32) 효과는 엄청났다. 린가드를 보기 위해 무려 5만명이 넘는 관중이 운집했다. 린가드도 한국 축구팬들의 응원에 감사하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린가드가 서울 홈 데뷔전을 치렀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전반 30분 교체투입돼 경기 끝날 때까지 뛰었다. 경기는 0-0으로 끝났다. 이날 린가드는 폭풍응원을 받았다. 린가드가 교체로 들어가기 위해 라인 밖에서 준비하자 엄청난 환호가 쏟아졌다. 린가드가 공을 잡을 때마다 폭풍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구름 관중이었다. 이날 5만 167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2013년 승강제 이후 K리그1 홈 개막전 최다 관중이자, K리그1 단일경기 최다 관중 신기록을 썼다. 또 2018년 유료 관중 집계 이후 단일경기 최다 관중이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관중이 운집한 것은 린가드의 역할이 컸다. 린가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빅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으로 K리그 역사상 최고 빅네임 영입으로 꼽힌다. 린가드가 서울로 이적한 뒤부터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열기가 서울의 시즌 첫 홈경기까지 이어졌다.

경기 전 홈팬들의 따뜻한 환영에 박수를 치며 좋아한 린가드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린가드는 "굉장했다. 많은 팬분들이 오셨는데 선수들 입장에선 큰 에너지다. 더 많이 오시면 좋을 것 같다. 이번 경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이들 찾아오시면 힘이 될 것"이라며 "첫 날부터 환영받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공항에서부터 굉장히 많은 팬들이 환영해줬다. 팬들의 응원 속에서 빠르게 적응하고 경기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K리그를 칭찬하기도 했다. 린가드는 "두 경기밖에 뛰지 않아서 이른 감은 있지만, 굉장히 경쟁적인 리그"라며 "피지컬적으로 빠르고 강하다. 평생 축구를 했기 때문에 새롭지는 않지만 조금 더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빠르게 적응하고 있지만, 문화나 동료들 모두 새롭기 때문에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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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가드 홈개막전으로 축구팬들의 관심이 폭증하고 있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 FC서울-인천유나이티드 경기가 1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FC서울 린가드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상암=김진경 기자
평소 축구팬들이 알고 있던 린가드의 모습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린가드는 '개그 캐릭터'에 가까웠다. 맨유 시절 린가드는 동료들과 춤을 추는 등 그라운드 안팎에서 흥이 넘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골을 넣고는 피리를 부는 듯한 재미있는 시그니처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하지만 K리그에서는 겸손하고 진지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린가드는 골 찬스를 놓친 것에 대해 자신의 실수라고 인정하면서도 동료 강성진(21)을 치켜세웠다. 린가드는 "강성진의 패스는 완벽했다. 강성진이 그 타이밍에 패스를 줄 것이라고 알고 있었고 움직임도 맞아 떨어졌다. 슈팅 직전에 공이 튀어 오르면서 좋은 슈팅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의 일부분이고 실수가 나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하더라도 자신감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실수를 해도 또 다시 시도해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령탑도 린가드의 프로정신과 승리를 향한 열정을 높게 평가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지난 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린가드가 음식까지 조절하고 있다. 저녁 7시 이후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체중을 조절한다. 자기가 정해놓은 음식만 먹는다"고 노력을 칭찬했다. 의욕까지 넘친다. 린가드는 지난 1라운드 광주FC전에서 경기에 뛰지 못하더라도 K리그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고 원정 동행을 자청하기도 했다.

린가드도 "분명히 몸을 더 만들어야 한다. 아직 100%가 아니다. 오랜 기간 90분을 소화하지 않았다"면서도 "조만간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을 만들겠다. 후반 막판에 지친 것은 사실이지만, 오늘 5만명이 넘는 팬들이 찾아주면서 에너지를 받았다. 실제로는 피곤함을 덜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울 팬들이 사랑과 응원을 주시는 만큼 좋은 경기력을 선보여서 보답하고 싶다. 모든 팬들에게 사인해주고 싶을 정도지만, 좋은 경기력으로 서울 팬들에게 자신감과 행복감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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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가드 홈개막전으로 축구팬들의 관심이 폭증한 '하나은행 K리그1 2024' FC서울-인천유나이티드 경기가 1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FC서울 린가드가 인천 음포쿠의 수비를 피해 사이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013년 승강제 이후 K리그 1 단일 경기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상암=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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