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4개국어라니 "김민재, 매해 새 언어 배우기 힘들었을 것"... 뮌헨 레전드, 기량 아닌 '소통 문제' 지적했다

박재호 기자 / 입력 : 2024.03.1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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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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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왼쪽)와 해리 케인.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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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왼쪽). /AFPBBNews=뉴스1
김민재(28)의 선발 제외는 기량이 아닌 소통의 문제일까?

독일 TZ는 14일(한국시간) "이번 시즌 직전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빠르게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지난 2경기에서 놀랍게도 벤치에 앉아야 했다. 뮌헨의 괴물은 현재 휴식 중이다. 토마스 투헬 감독 밑에서 당분간 주전 자리를 잃었다"고 전했다.


TZ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의 레전드이자 원클럽맨 클라우스 아우겐탈러는 김민재-다욧 우파메카노 조합 대신 마타이스 데 리흐트-에릭 다이어가 나오는 상황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그는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센터백 라인을 이뤘을 때 둘의 개인 능력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협력'이 부족했다. 수비적 퍼포먼스는 (데 리흐트와 다이어가 뛴) 지난 2경기가 더 나았다"고 전했다.

아우겐타러는 김민재의 언어적 소통 능력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김민재가 겪는 소통의 문제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왔고 중국, 튀르키예, 이탈리아를 거쳐 뮌헨까지 왔다. 매번 새로운 언어를 익혀야 했다.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아우겐타러가 뽑은 뮌헨 수비진의 리더는 우파메카노였다. 그는 "제 마음 속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뮌헨 수비진의 리더는 누구인가?'라는 것이다. 우파메카노다. 그는 수비수로서 모든 자질을 갖췄다. 빠르고 헤더가 좋고 태클도 뛰어나다. 하지만 실수로 인해 실점해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뮌헨이 겪는 이 문제는 수비수 개인의 탓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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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가운데).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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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페르난데스(왼쪽)와 김민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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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왼쪽). /AFPBBNews=뉴스1
투헬 감독은 직전 마인츠전 8-1 대승 이후 김민재의 선발 제외에 대해 "김민재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그는 뛸 자격이 있고 매우 훌륭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은 그렇다. 다이어와 데 리흐트는 두 번의 어려운 홈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언급했다.

뮌헨 수비 핵심이던 김민재가 최근 '이적생' 다이어에게 밀려 주전 경쟁 적신호가 켜졌다. 뮌헨은 오는 16일 오후 11시30분 독일 다름슈타트의 메르크 슈타디온 암 뵐렌팔토르에서 '2023~2024 분데스리가' 26라운드를 치른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에도 김민재의 벤치를 예상했다. 독일 '키커'는 지난 2경기와 마찬가지로 중앙 수비에 다이어와 마타이스 데 리흐트가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도 둘이 선발로 나올 것으로 전했다.

김민재가 다름슈타트전에서 벤치로 시작할 경우 3경기 연속 선발 제외 시련을 겪는 셈이다. 이는 김민재의 유럽 진출 후 처음 겪는 일이다. 김민재는 2021년 중국 베이징 궈안에서 페네르바체로 이적 이후 나폴리, 뮌헨에 이르기까지 줄곧 선발로만 뛰었다.

김민재는 최근 4경기 중 3경기 선발에서 제외됐다. 지난 23라운드 라이프치히전이 시작이었다. 다이어-데 리흐트가 선발 출전했고 김민재는 경기 막판 투입돼 약 9분을 뛰었다. 다음 24라운드 라이프치히전에 선발로 복귀해 리그 첫 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지만 라치오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에서 다시 선발 제외돼 결장했다. 25라운드 마인츠전에서는 벤치에서 시작해 후반 30분 다이어와 교체돼 약 15분을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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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AFPBBNews=뉴스1
투헬 감독은 라이프치히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데 리흐트-다이어 조합에 대해 "괜찮았다. 잘했다"고 총평하면서 "상대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2명이었고 빠른 선수도 여럿 있었다. 하지만 수비를 잘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둘의 조합은 특이한 조합이 아니다. 지난 우니온 베를린과 아우크스부르크, 묀헨글라트바흐과 3연전에도 이 조합을 사용했다. 데 리흐트와 다이어는 함께 잘 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헬 감독이 언급한 '3연전'은 김민재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했을 기간이다. 당시에는 김민재가 없었지만 징계와 부상 등 특별한 이유 없이 김민재를 선발로 넣지 않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투헬 감독이 직접 밝힌 김민재의 선발 출장 제외는 '휴식'이었다. 그는 "김민재는 휴식이 필요했다. 계속 선발로 경기를 뛰었다. 아시안컵에 출전하느라 겨울에 제대로 된 휴식도 갖지 못했다. 그래서 데 리흐트와 다이어를 기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현지에서도 김민재의 주전 제외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독일 '키커'는 지난 3일 "김민재가 주전에서 안정을 보장받지 않는다. 중앙 수비 해결책은 다이어-데 리흐트 조합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보도가 나간 뒤 김민재는 라치오전에서 벤치를 지켰다.

지난 11일 '빌트'도 김민재가 마인츠전에서 결장하자 "5000만 유로(약 716억원)의 김민재는 뛰지 못하고 있다. 투헬 감독 체제의 새 패자가 될 수도 있다"며 "투헬 감독은 데 리흐트-다이어라는 새 조합을 찾았다. 둘은 지난 2경기서 괜찮은 활약을 펼쳤다"고 전했다. 이어 "김민재는 이번 시즌 29경기 중 25경기나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아시안컵에 다녀온 뒤 부진을 겪었다. 라이프치히전에서는 고작 9분 출전에 그쳤고 라치오전에서는 벤치를 달궜다. 마인츠전에서는 다이어와 15분을 뛰었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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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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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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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가운데). /AFPBBNews=뉴스1
독일 '아벤트차이퉁'도 김민재를 제치고 주전에 오른 다이어를 칭찬했다. 매체는 지난 11일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토트넘에서 뮌헨으로 온 다이어가 뮌헨 수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다이어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지만 그가 행운의 사나이라는 것이 증명됐다. 그는 데 리흐트와 함께 뮌헨 중앙 수비라인을 책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다이어가 다음 시즌에도 뮌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영국 '바이에른 스트라이크스'는 지난 5일 "토마스 투헬 감독이 떠나는 뮌헨에서 다이어는 어떻게 될까? 다음 시즌 그는 뮌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이어 "다이어는 뮌헨 이적 후 약 한 달 동안 부상으로 신음하며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투헬 감독은 다이어를 선발이든 교체든 센터백 포지션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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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AFPBBNews=뉴스1
다이어가 다음 시즌 더욱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매체는 "다이어는 지금까지 포백에서 김민재와 마타이스 데 리흐트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다이어는 토트넘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주로 백스리를 소화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뮌헨의 새 감독은 백스리로 쓸 수도 있다. 백포와 백스리 모두 뛰어난 능력을 갖춘 다이어는 새 감독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센터백에서 더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체는 "다이어는 토트넘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활약했다. 하지만 알렉산드르 파블로비치를 제치고 6번을 차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이어에게 수비형 미드필더는 긴급 옵션일 뿐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합리적인 관점에서 살펴볼 때 다이어는 다음 시즌에 유능한 수비 유틸리티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이어는 뮌헨에서 출전 시간을 얻기 위해 스스로 싸웠고 이 도전은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 새로운 감독은 다이어 같이 추진력 있는 선수를 스쿼드에 넣고 싶을 것이다"라며 "다음 시즌 모든 우승컵에 도전해야 하는 뮌헨의 긴 시즌 안에서 다이어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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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가운데).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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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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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오른쪽). /AFPBBNews=뉴스1
김민재의 전반기는 화려했다. 그야말로 괴물 같은 활약을 자랑했던 김민재다. 팬들이 뽑은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11에도 포함된 바 있다.

지난 1월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을 공개했다. 4-3-3 포메이션에서 김민재는 왼쪽 센터백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사무국은 "김민재는 지난해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최고 수비수로 선정된 바 있다. 분데스리가에 온 뒤에는 리그 15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며 빠른 적응을 마쳤다"며 "90분당 터치 1위(113회), 패스 횟수 2위(1402회) 등을 기록했다"고 기록했다.

전반기 김민재의 활약은 눈부셨다. 15경기 모두 선발로 뛰며 1골을 넣었다. 투헬 감독의 무한 신뢰 속에 DFB 포칼 1경기, UCL 1경기를 제외하고 올 시즌 공식전 모든 경기를 소화했다. 동료 우파메카노, 데 리흐트보다 더 많은 경기를 뛰고 있다. 시즌 초반 쉴 새 없는 강행군 속에 혹사 우려를 나을 정도였다.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이 선정한 월드 팀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민재는 3-4-3 포메이션에서 가운데 센터백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베스트11에는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가득했다. 최전방 스리톱에는 킬리안 음바페(PSG), 엘링 홀란드(맨시티), 해리 케인(뮌헨)이 차지했고 중원은 케빈 데 브라위너(맨시티),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가 꾸렸다. 측면 미드필더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로드리(맨시티)가 차지했다. 스리백에는 김민재를 비롯해 알폰소 데이비스(뮌헨), 후벵 디아스(맨시티)가 포진했다. 최고 골키퍼 영예는 에데르송(맨시티)이였다. IFFHS은 2023년 활약을 바탕으로 이번 베스트11을 선정했다. 특히 통계를 기반으로 선정해 기준이 더욱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는 팬들의 지지뿐 아니라 통계에서도 활약을 인정받았던 셈이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정한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는 평균 평점 7.14로 센터백 중 가장 높은 평점을 올렸다. 이번 베스트11에는 리그 1위 뮌헨과 2위 레버쿠젠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뮌헨에선 해리 케인,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사네, 김민재가 4명이 뽑혔고 레버쿠젠에서는 빅터 보니페이스, 알렉스 그리말도, 플로리안 비르츠, 조나탄 타, 오딜롱 코소누까지 5명이 선정됐다. 세루 기라시(슈투트가르트)와 골키퍼 올리버 바우만(TSG 1899 호펜하임)이 남은 두 자리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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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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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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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AFPBBNews=뉴스1
호평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사실 김민재의 위기론은 이전부터 나오고 있었다. 혹사 우려가 나올 만큼 연이은 강행군에 가끔 집중력이 흐트러져 실수가 나오기도 했다. 김민재의 패스미스가 실점으로 연결되는 일이 발생하자 현지 매체에서는 이를 혹사에 따른 집중력 저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매체 '유로 스포츠'는 "태클과 실책 사이의 김민재, 괴물이 두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며 김민재가 지난 하이덴하임, 자르브뤼켄전에서 일으킨 패스미스가 실점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시안컵에 다녀온 뒤 김민재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투헬 감독은 라이프치히전 직후 김민재 제외 이유를 휴식이라고 밝혔지만 지금은 그 이유가 달라졌다.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은 데 리흐트-다이어 조합을 뚫고 다시 선발을 차지해야 하는 도전자 입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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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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