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역사적 고척 첫 타석에 韓 팬들 대열광!→근데 헬멧 벗겨지며 2삼진이라니... '이런 모습 처음이야' [고척 현장]

고척=김우종 기자 / 입력 : 2024.03.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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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연습 경기에서 2회초 1사 1,3루에 기회 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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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가 2회초 더그아웃에서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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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1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진으로 물러나고 있다.
LA 다저스 오타니(30)가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선발 아리엘 후라도(28)를 상대로 꼼짝도 하지 못한 채 2연속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오타니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평가전에서 2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했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2타석 연속 삼진을 당한 뒤 교체 아웃됐다. 경기는 다저스의 14-3 완승으로 끝났다.


오타니는 현재 전 세계를 대표하는 야구 선수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단은 지난 15일 입국한 뒤 16일에는 고척돔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오타니는 전날 고척돔에서 "한국에서 경기하는 것이 기대된다. 새로운 팀에서 훌륭한 선수들과 플레이하는 것에 관해 기대가 크다"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 스프링캠프 때도 그랬지만, 이렇게 주목해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LA 다저스는 무키 베츠(유격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프레디 프리먼(1루수)-윌 스미스(포수)-맥스 먼시(3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제임스 아웃맨(중견수)-제이슨 헤이워드(우익수)-개빈 럭스(2루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렸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와 마찬가지로 'MVP 트리오' 베츠, 오타니, 프리먼이 그대로 1,2,3번 타순을 맡았다. 베츠(2018년 아메리칸리그), 프리먼(2020년 내셔널리그), 오타니(2021년, 2023년 아메리칸리그) 등 3명이 MVP 출신이다. 선발 투수는 5선발 마이클 그로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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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1회초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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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미국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경기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한 후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서진=뉴스1
이에 맞서 키움 히어로즈는 임지열(좌익수)-로니 도슨(중견수)-이원석(지명타자)-최주환(1루수)-이형종(우익수)-김동헌(포수)-고영우(2루수)-송성문(3루수)-이재상(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 투수는 아리엘 후라도였다. 후라도는 지난 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83⅔이닝 동안 공을 뿌리면서 11승 8패 147탈삼진 평균자책점(ERA) 2.65를 마크했다. 후라도는 경기당 평균 6이닝 이상 책임지는 이닝 소화 능력 및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꾸준함을 보여주며 영웅 군단의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무엇보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경기가 20차례에 달할 정도로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오타니가 마침내 고척돔 타석에 섰다. 이미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부터 오타니의 동작 하나하나에 현장에 모인 많은 팬의 시선이 쏠렸다. 오타니의 몸짓 하나에 고척돔에 모인 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국가 연주가 끝난 뒤 오타니가 1루 쪽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자 다시 한 번 함성이 쏟아졌다.

오타니가 한국서 열린 야구 경기에서 출전한 건 12년 만이었다. 사실 오타니의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오타니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지난 2012년 9월 세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 땅을 밟았다. 당시 오타니는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한국과 5~6위전에서 7이닝 2피안타 6사사구 12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당시 8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던 이건욱(SSG 랜더스)을 앞세운 한국에 밀리며 패전의 멍에를 쓴 바 있다. 그 경기에서 오타니는 2회 송준석(전 삼성)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아 선취점을 허용한 뒤 5회 1사 1, 3루에서는 1루 주자 안중열(현 NC 다이노스)이 도루를 시도하는 순간 보크를 범하면서 추가점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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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대 키움 히어로즈 연습 경기, 1회초 1사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삼진 아웃된 후 허리에 손을 올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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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미국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경기 2회초 1사 1,3루 타석에서 벌레를 쫓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타니는 지난 2012년을 떠올리며 "그때는 제가 고등학생이었다. 지금과 달랐다. 그때부터 한국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나라 중 하나였다. 대만과 한국 정도밖에 가지 못했다. 그런 부분에서 한국은 특별하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야구를 통해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돼 굉장히 특별하게 생각한다. 좋은 경험이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오타니는 양 팀이 0-0으로 맞선 1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타율 0.500(22타수 11안타) 2홈런 9타점 5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486의 빼어난 성적을 올린 오타니였다. 그런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서자 고척돔에는 엄청난 함성이 쏟아졌다. 한국 팬들에게도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모습이 확인된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오타니는 타석에서 후라도를 상대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타니는 초구 한가운데에서 약간 높게 제구된 공을 건드렸으나 백네트를 건드리는 파울이 됐다. 이어 2구째 역시 비슷한 코스로 들어왔으나, 파울이 되고 말았다. 순식간에 0-2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오타니. 그리고 3구째 몸쪽 낮은 볼을 잘 골라낸 뒤 4구째 몸쪽 싱커도 역시 잘 골라냈다. 그리고 5구째. 후라도가 한가운데에서 높은 코스로 벗어나는 볼을 던졌고, 오타니의 배트를 헛돌리게 만들며 삼진으로 잡아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게임데이 중계에 따르면 결정구는 91.8마일(약 147.7㎞) 싱커였다. 오타니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자 고척돔에는 탄식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내 잠시 조용해진 고척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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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대 키움 히어로즈 연습 경기. 2회초 1사 1,3루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삼진 아웃된 후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타니가 상대한 후라도는 1996년생으로 파나마 출신이다. 그는 지난 2012년 12월 국제 유망주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한 후라도는 2018시즌 처음 메이저리그 무대를 경험했다. 이어 2019시즌에는 메이저리그에서 선발과 불펜을 꾸준하게 오가며 32경기에 등판했다. 이후 뉴욕 메츠와 도미니카 윈터리그, 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활약하며 경험을 쌓았다. 188cm, 105kg의 체격 조건을 자랑하는 후라도는 최고 구속 155km의 빠른 속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특히 9이닝당 볼넷 비율이 마이너리그에서는 1.8개, 메이저리그에서는 2.7개로, 제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45경기에 등판해 12승 16패 평균자책점 5.97의 성적을 올렸다. 또 마이너리그에서는 개인 통산 131경기에 등판해 47승 24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39의 성적을 냈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는 오타니를 상대하면서 상대 타율 0.182(22타수 4안타) 2루타 2개, 2타점, 6삼진으로 봉쇄, 강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리고 오타니는 팀이 3-0으로 앞선 2회초 1사 1, 3루 기회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이번에도 고척돔에 모인 팬들이 크게 술렁였다. 오타니는 초구 바깥쪽으로 빠지는 볼(포심 패스트볼 88.7미일)을 골라낸 뒤 2구째 한가운데에서 다소 몸쪽으로 향하는 8.74마일 커터에 배트를 헛돌리고 말았다. 오타니의 배트가 뒤늦게 돌아갔다. 그리고 3구째. 이번에는 90.7마일 싱커가 몸쪽으로 들어왔고, 오타니는 그대로 지켜보며 스트라이크가 선언됐다. 1-2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오타니. 이어 4구째. 몸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싱커(88.6마일)에 오타니가 배트를 냈으나 빗맞으며 파울이 되고 말았다. 여전히 볼카운트는 1-2.

결국 이번에도 승자는 후라도였다. 5구째 스트라이크 존에서 거의 야구공 4개 간격의 높은 코스로 패스트볼을 뿌렸다. 그런데 오타니가 이 공에 배트를 힘차게 헛돌리고 말았다. 심지어 헬멧까지 벗겨질 정도였다. 메이저리거로는 한국에서 처음 소화하는 경기라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한국 팬들 역시 한국서 열린 경기에서 오타니가 이렇게 삼진을 당하는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다. 더욱이 오타니답지 않게 높은 쪽으로 많이 빠진 공에 배트를 내고야 말았다. 결정구는 91.2마일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헛스윙 삼진을 기록, 오타니가 2연속 범타로 물러난 순간이었다. 그리고 오타니는 예정된 두 타석을 소화한 뒤 4회초 세 번째 타석을 앞두고 대타 헌터 페두치아 대신 교체되며 이날 자신의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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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미국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경기 2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한 후 바닥에 떨어진 헬멧을 줍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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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미국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경기 2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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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대 키움 히어로즈 연습 경기 시작에 앞서 오타니가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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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대 키움 히어로즈 연습 경기.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회를 마무리한 뒤 더그아웃에서 밝게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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