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통합 4연패-언더독 도전, '역대급 순위경쟁' 혼돈의 봄 배구가 시작된다 [미디어데이 현장]

청담동=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3.1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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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왼쪽)과 이다현이 18일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진=KOVO
역대 V리그 역사상 남녀부 모두 마지막 날에 정규리그 우승 팀이 결정된 건 처음이었다. 그만큼 유례없이 치열한 시즌이 펼쳐졌다. 이제는 봄 배구로 넘어간다.

18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호텔 리베라 청단 3층 베르사이유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남자부 4팀과 여자부 3팀의 감독과 대표 선수가 자리를 빛냈다.


남자부에선 1위 인천 대한항공(승점 71)과 2위 서울 우리카드(승점 70), 3위 안산 OK금융그룹(승점 58)과 4위로 준플레이오프(준PO)에 탑승한 천안 현대캐피탈(승점 55), 여자부에선 수원 현대건설(승점 80), 2위 인천 흥국생명(승점 79), 3위 대전 정관장(승점 60)이 행사에 참석했다.

각 팀이 준비한 키워드 소개로 시작했다. 대한항공의 키워드는 '최초'였다. 통합 4연패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겠다는 것이다. '장충의 봄'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던 우리카드는 챔프전에 올라가 최초의 우승을 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승점 차 3으로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시작하게 된 OK금융그룹과 현대캐피탈의 각오도 비장했다. OK금융그룹은 'OK AGAIN'이라며 봄 배구 진출 자체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도 플레이오프(PO)와 챔피언결정전까지 집중하고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진순기 현대캐피탈 감독은 "우여곡절도 많았고 하위권에서 시작했다. 6라운드도 6위로 맞았다. 더 좋은 결과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야말로 더 좋은 스토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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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틸리카이넨 인천 대한항공 감독(왼쪽)이 18일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각오를 전하고 있다. /사진=KOVO
선수들도 각오를 다졌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 역대 최다인 6개 서브에이스 기록했던 현대캐피탈 허수봉은 "뭘 꼭 보여주려기보다는 봄 배구에서 컨디션이 더 좋기에 더 좋은 기록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OK금융그룹 차지환은 "개개인이 잘 났다기보다는 우리 팀 자체가 팀으로서 도전해왔다. 팀으로 뭉치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겠다"고 했고 우리카드 김지한은 "몇몇 선수들과 이야기했는데 압박감보다는 즐겁게 하자는 애기가 나왔다. 지고 있더라도 재밌게 하는 걸 보여주겠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임동혁은 "정규리그 1위로 마무리했다. 많은 걸 보여드렸는데 그보다 더 잘해서 캐리해보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2번째 포스트시즌에 나선 차지환은 "그때는 4위로 올라갔는데 재밌었고 봄 배구 기억이 좋았다. 모든 팀들이 올라올 팀들이 올라왔다. 이번 봄 배구는 좀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게 내 작은 소원"이라고 말했다.

팬들 설문에선 대한항공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팬분들께 힘을 받는 게 정말 기분이 좋고 힘이 된다"고 감사함을 전했고 임동혁은 "팬분들께 실망감을 드리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더 의지가 커진다"고 전했다.

2번째로는 현대캐피탈이었다. 최근 상승세에 대한 남다른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는데 진순기 감독 대행은 "봄 배구 막차타고 올라갔는데 팬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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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순기 천한 현대캐피탈 감독 대행이 18일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사진=KOVO
비장의 무기에 대한 질문에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는 선수들이 갖고 있는 동기부여"라고 전했고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 맡은 역할만 해주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은 "21일(준PO) 이겨야 다음 무대로 올라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상대르 떠나 OK가 해온 걸 잘해야만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진순기 현대캐피탈 감독 대행은 "비책이 있으면 이미 써서 승리를 했을 것이다. (OK금융그룹은) 엄청 좋은 팀이다. 우린 4위고 매 경기가 소중하기에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우승 공약에 대한 질문에는 대한항공 임동혁이 "시즌 후에 팬분들을 좋은 음식을 대접해드리고 싶다. 그런 부분을 공약으로 내세우려고 한다. 직접 만들지는 못하고 식당에 가서 대접해드리고 싶다"고 시작하자 김지한은 "팬들게 선물을 많이 받는데 내가 직접 준비해 선물을 드리려고 한다. 잘 생각해 오래오래 쓸 수 있는 것들로 준비하겠다"고 했고 차지환은 "선수들과 단체로 유명한 챌린지를 해서 팬분들께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허수봉은 "선수들과 돈을 모아서 팬분들께 식사나 선물을 준비하겠다"고 대세에 합류했다.

이어 여자부 선수들의 시간이 펼쳐졌다. 봄 배구 키워드에 대해 현대건설 이다현은 "'유지경성(有志竟成)'이라고 의지를 갖고 있으면 언젠가는 이뤄진다는 뜻"이라며 "올 시즌 정말 간절했는데 지난 시즌 아쉬움을 털어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작년엔 끝까지 제대로 마무리를 못했다. 끝까지 잘 싸우자는 게 키워드"라고 말했다. '지치지 않는 정관장'이라고 정했다는 정관장 정호영은 "고강도 훈련하면서 선수들과 유대감도 많이 생겼다. 우승을 위해 가기 위해선 지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렇게 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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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현대건설 이다현이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봄 배구 각오를 전하고 있다. /사진=KOVO
경계되는 선수를 묻자 현대건설 이다현은 "(정관장) 지아가 배구를 굉장히 똑똑하게 한다. 블로킹 뜨는 입장에서 영리하게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흥국생명은 연경 언니가 모든 플레이의 중심에 있다"고 경계 대상을 꼽았다.

흥국생명 이주아는 "정관장의 메가를 막고 싶다. 테크닉이 좋은 편이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며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정관장 정호영은 "가장 가까운 경기가 흥국생명이기에 연경 언니를 가장 막아보고 싶다. 연경 언니 살아나면 막는 게 힘들어지기 때문에 막아서 분위기를 우리쪽으로 가져오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이다현은 "좌절된 경기가 많았기에 그런 걸 되풀이하지 말자고 했다"며 "작년에 손도 못 써보고 도로공사에 허무하게 졌기에 그런 상황을 다시 만들지 말자고 이야기를 나눴다. 편하게 이야기하면서 (양)효진 언니나 (황)연주 언니, (김)연견언니가 조언을 해주셨다"고 공개했다.

이주아는 "수지 언니 등이 서로 도와주자는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고 했고 정호영은 "매 경기 우린 원팀이라고 강조했고 6,7명 잘해서 이기자고 말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봄 배구를 맞는 각오도 전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어렵게 1위를 확정해 선수들에게도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며 "시즌 전부터 운에 대해 얘기하는데 떨쳐버려 다행이다. 누가 오든 잘 준비하고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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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첼로 아본단자 인천 흥국생명 감독(왼쪽)이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KOVO
지난 시즌 챔프전 풀세트 끝에 2점 차로 고개를 떨군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지난 시즌 (마지막에) 13-15로 (우승을) 놓쳤다. 그 부분을 맞춰서 잘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우린 정규리그 3위로 올라왔고 도전자의 입장에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했다. 필살 무기에 대해 묻자 고 감독은 "필살기는 갑자기 안 생긴다"며 "정관장 팬들이 수원에 가서 갈비도 먹고 하게끔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전했다.

여자부에서 팬들이 꼽은 우승 팀은 무려 72% 압도적인 득표율로 정관장이었다. 메가의 고국인 인도네시아 팬들이 많이 투표를 한 영향이 있었는데 그뿐 아니라 정관장은 4라운드 이후 가장 뜨거운 기세를 보였고 6라운드에선 현대건설과 흥국생명도 잡아낼 만큼 뜨거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어 큰 기대감을 사고 있는 것이다. 고희진 감독은 미소를 띄며 "인도네시아 팬들이 워낙 뜨거운 사랑을 보내주고 계신다"며 "그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

반면 2위 흥국생명은 18%, 현대건설은 10%였는데 강성형 감독은 "우리가 우승 후보에 올라오지 않았던 팀"이라며 "반대로 증명해면서 1위를 했다. 우승으로 증명하겠다"고 전했다. 이다현은 "시즌 전 미디어데이 때 아무도 뽑아주지 않아서 뒤끝처럼 그 이야기를 3라운드까지 말해주셨는데 그게 자극이 된다. 오기를 발휘하겠다"고 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반대로 언더독으로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이 얼마나 팽팽한 경쟁 속 펼쳐졌는지 나타내주는 대목이다.

포스트시즌 앞둔 키 플레이어를 묻자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우리 팀이나 다른 팀이나 세터를 꽂고 싶다"며 "세터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해주즈냐에 따라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고희진 감독의 말에 동의하고 더 좋은 배구를 하기 위해 우리 선수들도 같이 홍삼을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성형 감독은 "6라운드 때 세터와 아웃사이드에서 문제가 나왔다. 챔프전하면 그 쪽에서 잘 버텨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포스트시즌은 오는 21일 시작된다. OK금융그룹과 현대캐피탈의 준PO 단판 경기가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오후 7시 열린다. 여자부는 22일부터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3판 2선제 PO를, 남자부 PO는 23일 우리카드와 준PO 승리팀이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시작한다.

5전 3승제 챔피언결정전은 여자부는 오는 28일 현대건설과 PO 승자가 수원체육관에서, 남자부는 29일 대한항공과 PO 승리팀이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1차전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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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남자부 감독과 선수들.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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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여자부 감독과 선수들.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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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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