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허경민-양의지 '홈런 쾅쾅쾅!' 두산 개막전 패배 씻고 시즌 첫 승, 베테랑이 해결사였다 [창원 현장리뷰]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3.2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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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정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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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브랜든 와델.
개막전에서 끝내기 패배를 당했던 두산 베어스가 '90즈' 베테랑 듀오의 홈런포를 앞세워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두산은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홈런 세 방과 투수진의 호투 속에 6-3으로 승리를 거뒀다.


전날 열린 개막전에서 두산은 3-4로 패배했다.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갑작스러운 오른쪽 허벅지 앞쪽 근육통으로 인해 강판됐다. 뒤이어 등판한 신인 김택연이 7회 동점을 허용했고, 3-3이던 9회 말에는 마무리 정철원이 무너지며 맷 데이비슨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했다. 그에 앞서 9회 초 공격에서는 대주자로 나왔던 이유찬이 견제구에 걸려 아웃되며 NC 이용찬의 KBO 최초 '0구 승리투수'의 재물이 됐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4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당연히 10개 팀 중 5팀은 지고 시작한다. 그 패배 하나로 선수들이 의기소침하거나 그런 건 없다. 모든 패배는 다 감독의 책임이다. 장기 레이스이기에 어제(23일) 했던 건 싹 잊어버리고 새 마음 새 뜻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두산은 달랐다. 2선발 브랜든 와델이 5회까지 2안타 2사사구로 막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브랜든이 왼쪽 등 긴장 증세를 느끼며 내려간 후에는 최지강-박치국-이병헌-박정수-김명신-정철원이 연달아 등판했다. 타선에서는 1990년생 동갑내기 정수빈(1회 1점)과 허경민(4회 2점)이 나란히 홈런포를 쏘아올렸고,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는 시즌 첫 안타를 쐐기 적시타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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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허경민(왼쪽)과 이승엽 감독.
반면 전날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던 NC는 타선의 침묵 속에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어두운 하늘에도 1만 4555명의 관중이 찾아 열띤 응원을 펼쳤지만, 무기력한 흐름이 이어졌다. 그나마 8회 말 3점을 올리면서 맹추격에 나서기는 했으나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NC는 박민우(2루수)-권희동(좌익수)-손아섭(지명타자)-맷 데이비슨(1루수)-박건우(우익수)-김성욱(중견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전날과 똑같은 구성이었다. 경기 전 강인권 NC 감독은 "시즌 전에 구상을 했던 것이기에 선수들의 불편함이 없다면 한 10경기 정도는 이 라인업으로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선발 신민혁에 대해서는 "그래도 국내 선발 중 가장 먼저 나가기 때문에 뒤에 나오는 선수들이 편한 마음으로 던지도록 버팀목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헨리 라모스(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김인태(좌익수)-박준영(유격수)의 타순으로 구성했다. 전날과 비교하면 7번 타자까지는 똑같지만, 8번 타자였던 박준영이 9번으로 내려간 대신 김인태가 8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승엽 감독은 "(김)인태가 공도 잘 본다"며 "사실 (김)대한이가 어제 안타도 치고 했지만 오늘은 인태가 나간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전날 많은 투구 수를 기록한 김택연을 제외한 모든 구원투수들을 출격시킬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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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정수빈.
두산은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점수를 따냈다. 1회 초 1번 정수빈이 NC 선발 신민혁의 몸쪽 시속 143km 패스트볼을 공략,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의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KBO 역대 42번째이자 정수빈이 프로 16년 만에 기록한 첫 1회 초 선두타자 초구 홈런이었다. 그러나 두산은 라모스-양의지-김재환이 모두 아웃되면서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NC도 1회 말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박민우의 까다로운 타구를 2루수 강승호가 처리하지 못하면서 실책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 권희동의 깊은 타구를 중견수 정수빈이 잡는 사이 박민우가 2루로 리터치에 성공했고, 중계 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며 3루까지 내달렸다. 그러나 1루수 양석환이 3루로 정확하게 송구하면서 박민우는 태그아웃됐고, NC의 기회도 사라지고 말았다.

이후 양 팀은 몇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초반에는 결정적인 한방은 없었다. 두산은 2회 강승호가 안타, 3회 박준영이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홈으로 들어오진 못했다. NC는 3회 말 1사 후 김형준이 볼넷으로 살아나갔고, 박민우의 몸에 맞는 볼까지 나오며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으나 무득점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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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허경민(가운데).
결국 점수를 추가한 건 두산이었다. 4회 초, 두산은 첫 타자 김재환이 우전안타로 출루했지만 다음 타자 양석환의 병살타로 2아웃이 됐다. 그러나 강승호가 중전안타로 나간 데 이어 7번 허경민이 신민혁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비거리 120m의 좌월 2점 홈런을 기록했다. 1점 차 팽팽하던 경기의 흐름이 두산 쪽으로 조금 더 기우는 순간이었다.

두산은 5회에도 정수빈의 안타와 도루로 득점권 기회를 잡는 등 위협을 가했고, 결국 7회 들어 추가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두산은 NC 3번째 투수 서의태를 상대로 대타 김민혁이 볼넷, 박준영의 좌전안타로 나갔고, 희생번트가 나오며 2,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2번 라모스가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트리면서 주자 2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왔다. 앞선 7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난 라모스의 2024시즌 첫 안타가 쐐기 적시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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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권희동.
호투하던 두산 선발 브랜든이 6회를 앞두고 왼쪽 등 긴장 증세로 인해 갑작스럽게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NC는 좀처럼 점수를 뽑지 못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권희동이 6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 2루타로 살아나가며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손아섭과 데이비슨이 모두 땅볼로 아웃됐다. 박건우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고도 김성욱이 삼진으로 돌아서며 NC는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7회 초 박치국을 상대로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0 두산 리드 상황에서 8회 초가 시작되기 전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비가 내리기는 했지만 예보 상으로는 그치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오후 4시 18분 경기가 중단됐다. 31분간 멈췄던 경기는 오후 4시 49분경 재개됐다.

NC는 8회 말 드디어 추격에 나섰다. 박민우와 권희동이 범타로 물러났지만, 손아섭이 좌익수 앞 안타로 살아나가면서 불씨를 살렸다. 이어 데이비슨이 좌익선상 2루타로 2, 3루 기회를 잡았고, 박건우의 유격수 쪽 내야안타 때 박준영의 송구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2점을 따라갔다. 이어 대타 최정원의 중전 적시타가 나오면서 NC는 2점 차까지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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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건우.
점수 차가 좁혀지자 NC는 9회 초 마무리 이용찬을 마운드에 올려 역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김대한과 라모스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양의지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점수 차는 다시 3점 차로 벌어졌다.

9회 말, 두산은 전날 패전투수가 됐던 정철원이 올라왔다. 선두타자 박세혁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고 남은 타자들을 잘 처리하며 정철원은 시즌 첫 세이브를 달성했다.





◆ 3월 24일 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 경기 주요 활약 선수





▶ 두산 베어스(브랜든-최지강-박치국-이병헌-박정수-김명신-정철원)

- 정수빈: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도루

- 허경민: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 강승호: 3타수 2안타 1득점

- 브랜든: 5이닝 2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 NC 다이노스(신민혁-한재승-서의태-이준호-김재열-이용찬)

- 손아섭: 4타수 2안타 1득점

- 권희동: 4타수 1안타(2루타)

- 신민혁: 5이닝 6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3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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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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