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미쳤다' 6연승 질주, '페라자·안치홍 쾅쾅+불펜 압권투'... KT 잡고 단독 2위 수성 [대전 현장리뷰]

대전=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3.3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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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요나단 페라자(오른쪽)가 30일 KT 위즈전에서 3회말 선제 솔로포를 날린 뒤 노시환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가 또 승리를 거뒀다. 개막전 이후 패배를 잊었다. 투타의 완벽한 조화가 빛났다. 완전히 달라진 한화의 면모가 나타난 경기였다.

한화는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요나단 페라자와 안치홍의 홈런, 문현빈의 쐐기타 등에 힘입어 8-5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개막전 패배 후 6연승으로 KIA 타이거즈(4승 무패)에 이어 단독 2위를 굳게 지켰다. KIA가 이날 두산 베어스에 패할 경우 한화는 선두로 도약한다. 2014년 3월 30일 개막전 우천 취소 후 두 번째 경기에서 승리해 단독 1위에 올라선 이후 정확히 10년만이다.

KT는 1승 6패, 키움 히어로즈(0승 4패) 바로 위 9위에 머물렀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1만 2000 관중이 가득 들어찼다. 2경기 연속 매진 사례. 한화는 문현빈(2루수)-요나단 페라자(우익수)-채은성(지명타자)-노시환(3루수)-안치홍(1루수)-임종찬(중견수)-하주석(유격수)-이재원(포수)-정은원(좌익수)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펠릭스 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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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발 펠릭스 페냐가 30일 KT전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고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하고 있다./사진=한화 이글스
경기 전 최원호 감독은 한화의 무서운 기세에 대해 "예상 할 수가 없다. 잘하기를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까지는 생각을 못했다"며 "선발들과 타선에서도 페라자가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다"고 이유를 전했다.

이어 "사실 타선은 다른 선수들은 많이 올라오지 않은 상황인데 그래도 LG전에선 (채)은성이가 잘 쳐줬고 (노)시환이가 많은 안타는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홈런 두 개를 쳤고 (안)치홍이도 점점 타격 페이스가 올라가고 있다. 타선은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는 페라자가 이끈 것"이라고 말했다. 타자들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올라와야 한다고도 말했다.

실제로 이날 전까지 한화 타선에서 주축으로 나선 선수들 중 페라자(타율 0,500)와 최재훈(0.375), 하주석(0.304)만이 3할 타율을 기록했고 나머지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그럼에도 한화가 단독 2위를 달릴 수 있는 데에는 투수진의 눈부신 활약이 있었다. 그렇기에 이날도 선발 페냐의 어깨가 무거웠다.

KT는 배정대(중견수)-천성호(2루수)-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박병호(1루수)-강백호(지명타자)-황재균(3루수)-조용호(좌익수)-김준태(포수)-김상수(유격수)로 맞섰고 선발로는 엄상백이 등판했다.

이강철 KT 감독의 고민도 타선에 있었다. 이 감독은 부진의 이유에 대해 "연결이 안 돼서 그렇다. 그게 제일 문제"라며 "안타는 나오는데 나오는 사람한테만 나오고 있다. (안타가) 안 나오는 사람들하고도 연결이 되고 해야 하는데 그게 가장 답답하다. 안타를 10개 치고도 2점에 그쳤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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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솔로포를 날린 페라자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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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자가 홈런 기념 인형을 팬들에게 던져주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이날도 전날에 비해 타격전 양상이었다. 한화 타선이 먼저 불을 뿜었다. 2회까지 볼넷 3개를 얻어냈지만 안타 없이 3삼진으로 물러났던 타선에 불씨를 키운 것도 페라자였다.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선 페라자는 엄상백의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시속 130㎞ 체인지업을 밀어쳐 비거리 120m 좌월 선제 솔로포로 연결했다. 올 시즌 3번째 홈런.

이후 채은성의 볼넷, 노시환의 1타점 2루타에 이어 안치홍까지 대포를 터뜨렸다. 1사 2루에서 엄상백의 시속 143㎞ 높은 속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작렬했다.

결국 82구를 던진 엄상백은 3회 만에 조기 강판됐다. 4회엔 손동현이 마운드에 올랐는데 한화는 선두 타자 정은원이 우익수 방면 깊은 타구로 3루타로 출루했고 문현빈의 희생플라이로 손쉽게 추가점을 냈다.

5회엔 3번째 투수 성재헌에게 선두 타자 임종찬이 우익수 방면 3루타를 때려냈고 하주석이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리며 6번째 점수를 냈다.

4회까지 삼진 5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피칭하던 페냐도 5회 흔들렸다. 선두 타자 조용호에게 볼넷을 내줬고 김준태를 삼진, 김상수를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웠으나 배정대에게 던진 시속 144㎞ 속구를 통타 당했다. 타구는 좌중간으로 125m를 비행해 외야 관중석에 꽂혔다.

6회초엔 바뀐 투수 김기중을 상대로 박병호와 강백호의 연속 안타에 이어 1사 1,2루에서 조용호의 1타점 중전 적시타로 3-6으로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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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홈런을 날리는 안치홍. /사진=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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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홍(가운데)이 홈런을 치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6회초 김기중이 흔들리자 1사 1,2루에서 한화는 주현상을 투입했다. 지난해 한화의 핵심 불펜으로 활약하며 평균자책점(ERA) 1.96으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친 주현상은 올 시즌 4경기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환상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었다.

KT 타선을 압도하는 투구로 '미스터 제로'의 면모를 뽐냈다. 대타 장성우를 시속 143㎞ 속구로 얼어붙게 만들며 삼진 아웃, 김상수는 우익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주현상은 무사에서 배정대와 천성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로하스와 박병호에게 연달아 체인지업을 던져 유격수 방면 땅볼을 유도했고 결국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주현상의 인상적인 투구에 타선이 화답했다. 2사에서 집중력이 돋보였다. 이재원의 대타로 올라선 최인호가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정은원이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이날 안타가 없던 문현빈은 주권의 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총알 타구를 날렸다. 좌익선상을 타고 흐른 타구에 1,2루 주자가 여유롭게 홈을 밟았다. 문현빈이 3루까지 뛰다가 횡사했지만 이미 승운은 한화 쪽으로 완벽히 기운 뒤였다.

8회엔 한승혁이 배턴을 넘겨받았다. 한승혁 또한 4경기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은 한화의 철벽 불펜 자원. 강백호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운 한승혁은 황재균에게 절묘한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조용호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장성우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13구 만에 8회초를 마무리했다.

9회초 이민우가 마운드에 올랐다. 로하스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지만 승부는 이미 기운 상황이었다. 한화는 결국 8-5 승리를 따내며 6연승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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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상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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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닝을 마치고 기뻐하는 주현상. /사진=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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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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