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ABS 오심' 심판진 3명, 직무배제 및 인사위원회 회부 철퇴... 재발 방지 위해 매뉴얼 강화키로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4.1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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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구 삼성-NC 경기에서 3회말 ABS 판정에 대한 항의에 4심이 모여 합의를 거치고 있는 장면.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utomatic Ball-Strike System)의 결과와 상반된 콜 사인을 내 논란을 일으킨 프로야구 심판들이 KBO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KBO는 15일 "허구연 총재 주재로 긴급 회의를 진행하고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NC-삼성 경기의 심판 팀장 이민호 심판위원, 주심 문승훈 심판위원, 3루심 추평호 심판위원에 대해 이날 부로 직무 배제하고 절차에 따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BO는 사안이 매우 엄중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엄정하게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제의 장면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와 삼성의 경기에서 3회말 나왔다. NC가 1-0으로 앞선 3회말 2사 2루 이재현의 타석에서 나왔다. 앞서 김지찬이 이재학의 공에 맞아 1루에 출루했고 볼카운트 0-1에서 김지찬이 도루를 시도했다. 카운트보다는 도루 여부 자체에 더 관심이 쏠린 건 사실이었지만 이때 카운트가 ABS 판정과 달리 볼로 기록됐다.

이를 뒤늦게 확인한 강인권 NC 감독이 항의 의사를 전했고 심판진은 4심 합의를 거쳤으나 어필 시효가 지났다며 본심대로 진행을 시켰다.


이 공은 분명히 스트라이크였다. KBO 관계자는 14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해당 공은 ABS 상 스트라이크로 판정된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들이 나눈 대화였다. 1루심을 맡았던 이민호 심판 팀장은 "안 들렸으면 안 들렸다고 사인을 주고 해야 되는데 그냥 넘어가버린 거잖아"라고 주심의 잘못에 대해 지적했다. 이에 문승훈 주심은 "지나간 건 지나간 걸로 해야지"라며 상황을 무마하려는 듯한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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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삼성전 강인권 NC 감독(왼쪽)이 ABS 결과에 대해 문승훈 주심에서 항의를 하고 있다.
이어 이민호 심판은 "음성에는 볼로 나왔는데 모니터에는 스트라이크가 찍혔다"며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들으세요(하세요). 아셨죠?"라며 자신들의 잘못을 정정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져야 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조작을 권유하는 듯한 발언이다.

그럼에도 이민호 심판은 "이거는 우리가 빠져나갈 궁리는 그거 밖에 없는 거에요"라며 재차 "음성은 볼이야. 알았죠? 우리가 안 깨지려면 일단 그렇게 하셔야 돼요"라고 동료 심판들을 설득했다. 자신들의 잘못을 감춰 넘어가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문승훈 주심이 "지직 거리고 볼 같았다..."라고 설명하겠다는 식으로 말하자 이민호 심판은 "'같았다'가 아니라 볼이라고 나왔다고 그렇게 하시라고 우리가 안 깨지려면"이라고 심판진의 입장을 통일시키는 장면까지 중계화면을 통해 그대로 전파를 탔다.

이 문제는 빠르게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 심판진이 자신들의 잘못을 무마하기 위해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는 '승부 조작'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결국 KBO는 하루 만에 빠르게 움직였다. KBO 베테랑 심판들을 즉각 직무에서 배제하고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구체적인 징계를 논의하기로 했다.

더불어 허구연 총재 주재로 ABS 긴급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심 혹은 3루심이 스트라이크-볼 판정 수신에 혼선이 발생했을 경우, ABS 현장 요원이 적극적으로 개입 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양 팀 더그아웃에서도 주심, 3루심과 동일한 시점에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음성 수신기 장비를 배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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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권 NC 감독의 항의 이후 박진만 삼성 감독(왼쪽)도 심판진을 찾아 항의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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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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