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범호(맨 왼쪽) 감독과 코치 및 전력분석들이 더그아웃에 배치된 ABS 태블릿 PC를 확인하고 있다. |
KIA 이범호 감독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질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를 앞두고 "우리가 스트라이크 콜을 듣고 판단하는 데 있어서 심판, ABS 관계자가 같이 할 수 있어서 상당히 좋은 취지라 생각한다. 스트라이크와 볼에 대한 판단이 더 빨리 되니까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더 많아질 것 같다. KBO가 그만큼 경기를 공정하게 진행하겠다는 의지가 확실히 보인다"고 말했다.
23일 경기에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각 팀에 ABS 판정음 수신기를 전달했다. KBO에 따르면 수신기는 기록원 등 더그아웃 내 팀원 중 누구나 착용이 가능하다.
KBO가 ABS 수신기를 지급한 데에는 지난 14일 NC-삼성전이 발단이 됐다. 도입 당시에는 ABS 판정을 인이어를 착용한 주심이 전달하고, 양 팀은 KBO에서 각각 한 대씩 더그아웃에 설치한 태블릿 PC를 통해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구장별 통신 환경, 몰리는 관중 수에 따라 판정음 수신이 레이턴시(Latency·지연 시간)가 생긴다는 말이 시범경기 때부터 꾸준히 나왔다.
KBO도 이를 대비하기 위해 주심이 못 들을 경우 3루심에게도 인이어를 지급했다. 그러나 NC-삼성전에서는 3루심마저 듣지 못한 데 이어 심판들이 판정 결과를 은폐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대비책이 필요해졌다. 당시 NC는 약 15~20초 정도 해당 볼 판정이 늦게 들어오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도 어필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아야 했다.
KBO가 각 구단에 지급한 ABS 수신기. /사진=양정웅 기자 |
이제 이런 일은 보기 어렵게 됐다. KBO는 "수신기 판정음과 심판의 판정이 다를 경우, 다음 투구 이전에 심판에게 확인 요청이 가능하다. 이닝이 종료 되는 카운트에 대해서는 20초 이내에 확인을 요청할 수 있다"며 "팀 확인 요청 여부와 별개로 ABS 현장 요원은 수신기 판정음과 달리 볼/스트라이크 판정이 오적용한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개입해 즉시 정정 필요 상황임을 심판진에 전달한다"고 인적 오류에도 대비했다.
수신기 지급 첫 주는 10개 팀 모두가 조금의 시행착오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우리는 전력분석원이 수신기를 찬다. 코치들은 (경기 중에) 듣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SSG 이숭용 감독은 "그전에는 태블릿 PC가 2구 정도 늦었는데 이제는 잘 들린다고 한다. 이제는 항의할 것이 있으면 바로 하려고 한다"며 "메인 코치들을 빠르게 움직여야 해서 불편할 거다. 기록원도 기록을 해야 해서 고민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척 KIA-키움전에서 키움은 박도현 배터리 코치, KIA는 전력분석원이 찬다. 사직 SSG-롯데전에서 SSG는 투수 코치와 타격 코치가 번갈아 활용하며, 롯데는 전력분석원이 찬다. 잠실 NC-두산전에서 NC는 데이터팀, 두산은 전력분석원이 수신기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