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까지 87구' 박세웅 왜 완투 안했을까 "세이브 상황이면 클로저 올라갈 예정이었다" 덤덤한 반응 [부산 현장]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5.2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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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박세웅.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투구 수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충분히 완투를 노려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박세웅(29·롯데 자이언츠)은 남은 1이닝에 대해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롯데는 2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4-2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롯데의 수훈갑은 단연 선발 박세웅이었다. 올 시즌 KIA전 첫 선발등판에 나섰던 박세웅은 8이닝 4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5승(3패)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도 3.99에서 3.59로 내렸다.

박세웅은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1회 초 선두타자 박세웅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한 후, 1아웃 상황에서 나성범에게 중전안타까지 맞았다. 1사 1, 3루 위기에 몰렸지만, 박세웅은 까다로운 타자 최형우를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잡아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이후 박세웅은 빠른 승부를 통해 KIA 타자들을 압도했다. 2회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후 3회 박찬호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6회 최원준까지 8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가며 호투를 펼쳤다. 6회 초 박찬호에게 안타를 맞은 후 김도영의 우중간 2루타로 한 점을 실점했으나, 후속 타자를 잘 잡아내 위기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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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세웅이 22일 사직 KIA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타선도 힘을 보탰다. 3회 고승민의 안타와 빅터 레이예스의 볼넷으로 만든 1, 2루에서 김민성이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터트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5회에는 황성빈의 3루타에 이어 레이예스가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한 점을 더 추가했다. 7회에는 1사 1, 2루에서 더블스틸 시도가 나오는 동시에 레이예스가 절묘한 타구를 날려 4-1까지 달아났다.

8회까지 87개의 공을 던진 박세웅은 충분히 완투도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롯데 벤치는 9회 초 마운드에 박세웅 대신 마무리투수 김원중을 투입했다. 김원중은 만루 위기에서 적시타를 맞아 한 점을 내줬지만, 우익수 신윤후의 좋은 송구로 추가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김태형(57) 롯데 감독은 "선발 박세웅 선수가 눈부신 호투로 너무 잘 던져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박세웅의 피칭은 누가 보더라도 완벽한 투구였다.

경기 후 만난 박세웅은 '완투가 아깝지 않았나'는 질문을 받았다. 2015년 1군 무대에 데뷔한 박세웅이 완투를 기록한 건 지난 2021년 6월 4일 수원 KT전(3피안타 완봉승)이 유일했다. 여기에 홈에서는 두 차례 8이닝을 기록했을 뿐 완투는 달성하지 못했다. 욕심이 있을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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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세웅이 22일 사직 KIA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하지만 박세웅은 "(8회) 내려오면서 코치님이 '세이브 상황이면 마무리가 나오고, 점수가 나오면 네가 간다'고 얘기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완봉이었으면 좀 더 욕심이 났을 수도 있지만, 투수를 아꼈다는 점에서 더 기분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롯데는 전날 경기에 이어 연승을 달리며 1위 KIA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이에 박세웅은 "아무래도 상대가 리그 1위 팀이고, 한 주의 시작을 (찰리) 반즈 선수가 잘 끊어줬다"며 "그 좋은 분위기를 내가 흐리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서 임했다"고 설명했다.

박세웅은 시즌 초반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4월 중순까지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안정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로는 '안경에이스'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5월에는 4번의 선발 등판 중 한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1실점 이하로 막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박세웅은 "초반에 왔다갔다 했던 경우가 많았다. 그런 속에서도 재빨리 페이스를 찾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며 "반즈나 윌커슨 선수가 앞에서 잘 던져주고 있기에 거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최대한 많은 이닝을 투구해 중간투수들의 부하를 최대한 줄여주는 게 목표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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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세웅이 22일 사직 KIA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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