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관계자도 고개 숙였다... 이정효 감독 기자회견 '태도 논란'... "저와 싸우자는 겁니까" [인천 현장]

인천=이원희 기자 / 입력 : 2024.05.26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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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감독. /사진=OSEN
"저와 싸우자는 겁니까."

2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원큐 K리그 14라운드 광주FC와 인천유나이티드 경기. 또 경기가 끝난 뒤 진행된 기자회견.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 막판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내준 이정효 광주 감독의 목소리는 격양돼 있었다. 그리고는 기자회견 내내 이정효 감독의 단답이 이어졌다. '선수들의 경기력', '다음 경기 준비' 등을 묻는 평범한 질문에 "말할 수 없다", "내가 좀 바쁘다", "보셨잖아요"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기자회견에선 볼 수 없는 답변들이었다. 기자회견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현장에 있던 한 기자는 이정효 감독의 태도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정효 감독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싸우자는 건가. 적당히 해라. 정중하게 따로 시간을 내서 물어보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 진행자가 상황을 진정시킨 뒤에야 기자회견이 마무리됐다.

기자회견은 감독과 기자들이 소통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팬들의 알 권리를 위해 여러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얘기하는 '공식' 자리이기도 하다. 이정효 감독은 이를 감정적으로 대했다. 취재진이 아니라 K리그 팬, 인천까지 와서 응원하는 광주 팬들을 생각하면 '프로 감독'으로서 논란이 될 수 있는 태도였다. 결국 광주 관계자도 고개를 숙였다. 이정효 감독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광주 관계자는 앞으로 나와 "(기자회견) 상황에 대해 들었다. 감독님께 다시 설명을 드리겠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효 감독의 마음도 이해는 간다. 경기 종료 1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다 잡은 승리도 놓쳤다. 지난 달만 해도 꼴찌였던 광주가 인천전에서 승리했다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직전 경기였던 19일 전북현대전에서 0-3 대패를 당한 광주였기에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라도 인천전 승리는 꼭 필요했다. 그런데 광주는 이를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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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인천-광주 경기.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허용하자 이정효 감독(왼쪽)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OSEN
기자회견 전에도 이정효 감독은 인천 공격수 무고사를 향해 호통을 치는 모습이 잡혔다. 경기가 끝난 뒤 무고사는 '수고했다'는 의미로 광주 김진호에게 악수를 요청했는데, 김진호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고사는 이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고, 그러자 옆에 있던 이정효 감독이 불같이 화를 냈다. 무고사는 이 장면에 대해 "존중이 필요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일로 이정효 감독이 징계를 받을지는 알 수 없다. 기자회견에 참석 안 한 것도, 질문에 대답을 안 한 것도 아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이정효 감독 기자회견 상황에 대해 파악 중이다. 감독관 보고서를 검토하고, 녹화된 영상이 있다면 이를 확인하고, 또 현장 기사 등을 통해서 경위를 파악하겠다. 징계 여부는 아직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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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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