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나 했나' 김혜성 때문에 LAD 초대형 유망주→WS 우승멤버 방출되다니... "옳은 결정이었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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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김혜성(26)이 LA 다저스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될 때만 해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한때 다저스 최고 유망주로 손꼽히던 개빈 럭스가 김혜성 영입을 위해 트레이드된 데 이어, 월드시리즈 우승 2번을 함께했던 크리스 테일러(35)마저 방출됐다.

다저스 구단은 19일(한국시간) 유틸리티 토미 에드먼(30)의 메이저리그 로스터 복귀를 알리면서 테일러가 지명할당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주 초 방출된 오스틴 반즈에 이어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와 두 번째 이별이다.


테일러는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 체제의 성공을 상징하는 선수였다. 그는 201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로 시애틀 매리너스에 지명돼 2016년까지 무명에 가까웠다. 하지만 2016시즌 중반 다저스로 트레이드되며 내야와 외야를 오고 가는 슈퍼 유틸리티로서 중용받으며 커리어에도 반전이 찾아왔다.

2017년 21홈런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다저스에서 10시즌 중 6시즌을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며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2020년 월드시리즈에서는 주역으로 활약했고, 지난해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타율 0.375(8타수 3안타)로 우승에 기여했다.

그 공헌을 알기에 프리드먼 사장은 "이번 주는 우리 모두에게 매우 감정적인 나날이었다. 반스와 테일러는 우리 구단의 중요한 순간 한가운데 있던 선수들이다. 두 사람 모두 우리 팀에 있어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고 각별한 소감을 남겼다. 그러면서도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현재 성적과 로스터를 고려했을 때 우리가 가능한 한 많은 경기를 이기고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기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쉽지 않았지만, 결국에는 옳은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신시내티로 트레이드된 개빈 럭스. /AFPBBNews=뉴스1
신시내티로 트레이드된 개빈 럭스. /AFPBBNews=뉴스1
이 방출이 김혜성과 관련돼 있었음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명확히 했다. MLB.com은 "4년 6000만 달러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던 테일러와 결별은 전 KBO 리그 스타 김혜성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복귀한 후에도 그가 다저스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 것임을 뜻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막 당시 다저스 벤치는 반즈, 테일러, 키케 에르난데스, 미겔 로하스 등 주로 우타자들로 구성됐다. 김혜성과 달튼 러싱은 좌타자로서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혜성의 영입과 성장으로 다저스 주축 선수가 밀려난 것이 이번이 두 번째다. 다저스는 지난 1월 김혜성을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영입하고 3일 뒤, 개빈 럭스(28)를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했다. 럭스는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0번이란 높은 순번에 다저스에 입단해, 2020시즌을 앞두고는 MLB.com 기준 메이저리그 전체 랭킹 2위까지 올랐던 초대형 유망주였다. 하지만 운동능력이 뛰어난 김혜성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교통 정리 차원에서 트레이드 됐다.

김혜성의 시작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다저스는 김혜성의 KBO 리그 시절 영상을 모두 분석한 뒤, 타격과 수비 모두 바꿀 것을 요구했다. 급조된 타격폼으로 시범경기 15경기에서 타율 0.207(29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4볼넷 11삼진, OPS 0.613으로 부진했고 개막 엔트리 승선에도 실패했다.

트리플A에서도 쉽지 않았다. 28경기 타율 0.252(115타수 29안타) 5홈런 19타점 22득점 13도루 OPS 0.798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지 못했으나, 토미 에드먼의 부상으로 유틸리티 자리가 비자 콜업됐다.

크리스 테일러. /AFPBBNews=뉴스1
크리스 테일러. /AFPBBNews=뉴스1
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그러나 짧은 기간에서 김혜성은 다저스가 원한 변화를 주는 데 성공했다. 과거 류현진(한화)의 다저스 시절 동료이자 해설자로 활약하는 제리 헤어스턴 주니어는 "시범경기에서의 김혜성은 큰 레그킥을 했다"며 "그가 지금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건 발을 땅에 붙이고 손을 이용해 스피드를 냈기 때문이다. 이것은 타격 조정에 대한 확실한 증거"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제 김혜성의 스윙은 메이저리그 수준에서도 통할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헤어스턴 주니어의 예상은 적중했다. 김혜성은 콜업 후 14경기 타율 0.452(31타수 14안타) 1홈런 5타점 9득점 3도루, OPS 1.066으로 빠르게 빅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9번 타순에서 빠른 발과 뛰어난 작전 수행 능력으로 오타니 쇼헤이(31)를 비롯한 상위 타순에 풍부한 밥상을 차리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거듭나고 있다.

마침 세대교체를 원하는 다저스의 상황과 맞물려 당분간 기회가 계속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우리는 분명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경쟁을 하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어린 선수들이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성장할 기회를 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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