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 답답했으면' LG 효자 외인, 쐐기포 포효+하트 세리머니까지... SSG에도 미안함 전했다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 글자크기조절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SSG 랜더스 경기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이 7회말 1사 1루에서 좌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SSG 랜더스 경기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이 7회말 1사 1루에서 좌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SSG 랜더스 경기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이 7회말 1사 1루에서 좌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SSG 랜더스 경기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이 7회말 1사 1루에서 좌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마냥 유쾌한 외인으로만 보였던 평소 모습과 달랐다. 이날따라 LG 트윈스 오스틴 딘(31)의 표정은 조금 더 격앙됐고 동작이 컸다. 급기야 홈을 밟으면서 더그아웃을 향해 손하트까지 날렸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컸던 세리머니. 오스틴은 그 세리머니 배경을 설명하면서도 가장 먼저 상처 받았을 SSG 랜더스 선수들과 팬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전했다.

오스틴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SSG와 홈경기에서 3번 타자 및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 팀의 6-4 승리를 견인했다.


양 팀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 출전한 경기답게 팽팽한 접전이었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했고 3-3으로 맞선 6회까진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였다. 하지만 오스틴의 극적인 홈런 하나가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LG 쪽으로 가져왔다.

앞선 타석에서 뜬공 2개, 삼진 하나로 침묵하던 오스틴은 김현수가 중전 1타점 적시타로 4-3으로 역전시킨 7회초 1사 1루에 타석에 섰다. 상대 투수는 올해 34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0.80을 기록 중이던 SSG 필승조 이로운(21). 이로운은 물 오른 변화구로 오스틴을 2B2S까지 몰아붙였고, 오스틴은 계속해서 공을 걷어내며 버텼다. 그리고 8구째 직구가 자신의 가슴 높이로 온 순간, 오스틴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고 타구는 그대로 좌측 관중석 상단에 꽂혔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극적인 쐐기포였다.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SSG 랜더스 경기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이 7회말 1사 1루에서 좌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SSG 랜더스 경기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이 7회말 1사 1루에서 좌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SSG 랜더스 경기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이 7회말 1사 1루에서 좌월 2점 홈런을 날린 후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SSG 랜더스 경기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이 7회말 1사 1루에서 좌월 2점 홈런을 날린 후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오스틴은 그야말로 포효했다. 방망이를 놓은 오스틴은 1루를 돌며 하늘을 향해 번쩍 손을 들었고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와서는, 김현수와 격하게 하이파이브했다. 그리고 자신을 기다리는 LG 더그아웃을 향해 큼지막한 하트를 날렸다. 평소에도 리액션이 큰 오스틴이지만, 이날의 세리머니는 잠실야구장에 모인 1만 8192명의 관중들을 더욱 짜릿하게 했다.


경기 후 만난 오스틴은 이날따라 유독 액션이 컸던 세리머니에 대한 질문에 먼저 SSG에 사과 인사부터 남겼다. 오스틴은 "일단 세리머니를 너무 크게 한 부분에 SSG에 사과하고 싶다. 상대 투수나 SSG 팬과 선수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최근에 내가 안 풀리고 있다 보니 감정이 북받쳐 올라 크게 표출된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 경기 전까지 오스틴의 최근 10경기 성적은 타율 0.263(38타수 10안타) 2홈런 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2였다. 오스틴 자신의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을 수도 있으나, 해당 기간 팀 내 타점, 홈런 1위로 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오스틴은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 항상 LG 팬과 선수단에 애정을 나타내고 팀 퍼스트를 외치는 '서울 오씨'에게는 최근 팀의 부진과 선수들의 부침까지 신경이 쓰였다. 그는 "항상 팀을 위해 잘하고 싶었는데 잘 풀리지 않았다. 최근에 타격이 많이 안 좋아서 내 표정과 행동에도 (답답함이) 드러난 것 같다. 그런데 (그 홈런으로) 조금은 풀리면서 감정이 많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SSG 랜더스 경기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이 7회말 1사 1루에서 좌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한 후 김현수와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SSG 랜더스 경기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이 7회말 1사 1루에서 좌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한 후 김현수와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SSG 랜더스 경기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이 7회말 1사 1루에서 좌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SSG 랜더스 경기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이 7회말 1사 1루에서 좌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어 "무엇보다 우리 팀이 굉장히 힘든 순간을 보내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단순히 승패뿐 아니라 (홍)창기가 큰 부상을 당하고 (오)지환 선수가 잠시 (2군에) 내려가 있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았다"며 "그럴 때면 선발로 나가던 선수들에게 부담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팀이 힘든 때일수록 베테랑들이 어떻게든 결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조금 더 있었고, 잘 안 풀릴 때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담담하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렇다 보니 최근 치열한 선두 다툼도 오스틴과 LG 선수단에게는 뒷전이었다. 더 정확히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이날 승리로 1승 1패 시리즈 동률을 이룬 LG는 39승 1무 26패가 돼, 같은 날 두산 베어스에 승리한 2위 한화 이글스(39승 27패)에 0.5경기 차 단독 1위를 사수했다.

오스틴은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0.5경기 차는 부담되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2023년도 그랬다. 또 야구는 생각을 많이 하고 머리도 많이 쓰는 스포츠라, 그런 것(순위 경쟁)까지 일일이 신경 쓰면 스트레스만 받는다. 우린 순위보다 컨디션 등 신경 쓸 것이 더 많다"며 "우리는 당장의 승리와 정상을 보고 가야 한다.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려 한다"고 강조했다.

LG 오스틴이 11일 잠실 SSG전이 끝난 뒤 취재진의 사진 요청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LG 오스틴이 11일 잠실 SSG전이 끝난 뒤 취재진의 사진 요청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