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턱 골절 사고, 그리고 10개월... "데이비슨 상대 아직 힘들어" 고백, 그래도 9K 쾌투→트라우마 이겨냈다 [창원 현장]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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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제임스 네일이 15일 창원 NC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KIA 제임스 네일이 15일 창원 NC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지난해 경기 도중 타구에 맞아 정규시즌 잔여경기를 날렸던 제임스 네일(32·KIA 타이거즈). 10개월 만에 다시 오른 창원 마운드에서 트라우마를 딛고 대호투를 펼쳤다.

KIA는 1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로써 KIA는 2연승을 기록하며 위닝시리즈를 따냈다.


이날 KIA 승리의 1등 공신은 선발 네일이었다. 그는 6회 2아웃까지 스트라이크 낫아웃을 제외하면 단 한 타자도 내보내지 않으며 호투를 펼쳤다. 6⅔이닝 1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그는 시즌 5승(2패)째를 달성했다. 111개의 투구 수는 개인 최다였다.

네일은 1회말 2사 후 박민우에게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지만, 포수 김태군이 잡아내지 못하면서 스트라이크 낫아웃 출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이후로는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3회부터 5회까지는 삼진 2개씩 꼬박꼬박 잡아내면서 NC 타선을 요리했다.

잘 던지던 네일은 6회말 2사 후 김주원에게 안타를 맞아 노히트가 깨졌고, 권희동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하지만 박민우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이닝의 문을 닫았다.


KIA 제임스 네일.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제임스 네일.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후 네일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2아웃을 잘 잡았지만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준 후 투구 수가 110개 넘어서자 강판됐다. 뒤이어 올라온 이준영이 대타 김휘집에게 2점 홈런을 맞으면서 네일도 첫 실점을 기록했다. 그래도 조상우와 정해영이 남은 아웃카운트를 리드를 내주지 않고 잡으면서 네일은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경기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네일은 "굉장히 어렵고 힘든 경기였지만, 점수를 내서 이겼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다"며 "최형우 선수가 스리런 홈런을 치고, 내가 내려간 뒤 불펜들이 잘 막아줘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항상 위닝시리즈를 거두고 홈으로 다시 가는 건 언제나 즐겁다"고도 했다.

5⅔이닝 노히트를 이어가고 있던 네일은 이걸 의식하고 있었을까. 그는 "투수라면 생각을 안할 수는 없었다. 사실 인지는 계속 하고 있었다"면서도 "최대한 생각을 안하려 계속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NC 타자들을 상대로 공격적으로 접근하려고 했고 볼 배합도 다양히 가져갔다. 내 뒤의 야수들도 좋은 수비를 펼쳐줘 이길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사실 네일은 NC와 창원NC파크에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해 8월 24일 창원 NC전에 선발 등판한 네일은 6회말 맷 데이비슨의 강습 타구에 턱을 강타당했다. 고통이 얼마나 심했으면 코치가 마운드에 오르기도 전에 더그아웃으로 내려갔다. 피를 많이 흘린 네일은 검진 결과 턱관절 골절 소견이 나왔다.

KIA 제임스 네일이 지난해 턱관절 고정술을 받은 후 근황을 알리고 있다. /사진=제임스 네일 SNS 갈무리
KIA 제임스 네일이 지난해 턱관절 고정술을 받은 후 근황을 알리고 있다. /사진=제임스 네일 SNS 갈무리
다음날 턱관절 고정술을 받은 네일은 잔여시즌에 나서지 못했고, 한국시리즈 등판을 위해 재활에 돌입했다. 그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5이닝 1실점, 4차전에서 5⅔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이미 올해 개막전(3월 22일)에서 NC를 상대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창원에서 나오는 건 또 다른 일이었다.

네일은 "(데이비슨과) 선수로서의 관계는 아직도 굉장히 좋게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큰 부상을 당한 후 데이비슨을 상대하는 자체가 힘들고, 어떻게든 좋은 생각으로 마인드를 유지하려 해도 사람 마음이라는 게 안 좋은 감정이 먼저 떠오른다"고 고백했다.

이에 네일은 이날 경기를 위해 한 주 전부터 준비했다고 한다. 그는 "데이비슨을 상대할 때 어떤 볼을 어떻게 접근해야 되는지, 어떤 마음으로 상대할지 등을 계속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고 했다. 철저한 준비 덕분인지 네일은 데이비슨을 상대로 1회 3루수 땅볼, 4회 좌익수 뜬공, 7회 삼진 등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4회 타구는 워닝트랙까지 갔지만 좌익수 이창진의 호수비로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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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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