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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뛰니 상처도 생기네요" 피와 흙먼지 뒤덮인 유니폼, 투혼의 '국대 유격수' 생일에 2루·3루·홈 모두 훔쳤다

"많이 뛰니 상처도 생기네요" 피와 흙먼지 뒤덮인 유니폼, 투혼의 '국대 유격수' 생일에 2루·3루·홈 모두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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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양정웅 기자
NC 김주원의 유니폼이 피와 흙먼지로 뒤덮였다. /사진=양정웅 기자
NC 김주원의 유니폼이 피와 흙먼지로 뒤덮였다. /사진=양정웅 기자
NC 김주원(오른쪽)이 30일 사직 롯데전에서 1회초 홈스틸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 김주원(오른쪽)이 30일 사직 롯데전에서 1회초 홈스틸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피를 흘려가며 쌓아온 도루 개수가 어느덧 20개를 넘어 30개를 돌파했다. '국가대표 유격수' 김주원(23·NC 다이노스)이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도루를 쏟아냈다.


김주원은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팀의 1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초반부터 김주원은 빠른 발을 이용해 득점을 올렸다. 1회초 첫 타석에 들어선 김주원은 롯데 선발 알렉 감보아의 낮은 슬라이더를 공략, 중견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를 터트렸다. 권희동의 안타 때 빠른 스타트를 끊은 그는 단숨에 3루로 진루했다.


무사 1, 3루 박건우 타석, 감보아는 1루 주자 권희동에게 수 차례 견제를 이어갔다. 7구가 볼로 들어오며 풀카운트가 된 상황에서 감보아가 다시 1루로 공을 던졌고, 그 사이 김주원이 홈을 파고 들었다. 주심은 세이프 판정을 내렸고, 롯데 벤치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어 3회에는 한 이닝에만 두 번 베이스를 훔쳤다. 김주원은 5구 승부를 펼치며 우익수 앞 안타로 살아나갔다. 이후 박건우 타석에서 2루를, 김휘집 타석에서 3루를 연달아 훔치면서 자신의 발로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다만 팀은 만루까지 만들었지만 점수를 올리지 못해 김주원은 득점 추가에 실패했다.


NC 김주원이 30일 사직 롯데전에서 6회초 적시타를 터트리고 있다.
NC 김주원이 30일 사직 롯데전에서 6회초 적시타를 터트리고 있다.

4회에는 3루수 실책으로 나갔지만 선행주자의 주루사로 이닝을 끝낸 김주원, 하지만 4번째 타석에서는 팀의 빅이닝에 힘을 보탰다. 2-4로 뒤지던 NC는 6회초 무사 1, 3루에서 최원준의 1루 땅볼 때 3루 주자가 비디오 판독 끝에 홈을 밟아 한 점을 따라갔다. 이어 김주원도 홍민기의 초구를 통타해 좌익수 쪽 안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무사 1, 2루 상황, 2루 주자 최원준과 1루 주자 김주원은 리드 폭을 길게 가져가며 상대를 압박했다. 여기서 홍민기가 다소 큰 투구 동작을 가져가자 타이밍을 본 뒤 두 주자 모두 도루를 시도했고, 포수 유강남이 바로 송구하지 못하면서 베이스를 훔치는 데 성공했다.


이 도루 하나로 김주원은 많은 기록을 만들었다. 게임 전까지 시즌 26도루였던 그는 개인 한 시즌 첫 30도루 고지를 밟았다. 또한 본인과 구단의 한 경기 최다 도루 타이기록도 세웠다. 여기에 한 경기에서 2루와 3루 도루, 홈스틸을 모두 기록한 건 KBO 리그 역대 6번째이자 2011년 이택근(당시 LG) 이후 14년 만이었다.


더블스틸 성공으로 NC는 실리도 챙겼다. 다음 타자 권희동의 희생플라이로 주자들이 모두 진루했고, 박건우의 유격수 땅볼 때 김주원이 홈인하며 2점을 추가했다. 그러면서 6회에만 4점을 올린 NC는 6-4로 경기를 뒤집었고, 추가점에 힘입어 9-4로 경기를 잡았다.


김주원은 이날 6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4도루를 기록했다. 전날 5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침묵했던 그는 생일을 맞아 하루 만에 반전을 이뤄냈다. 이호준 NC 감독도 "김주원 선수의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칭찬했다.


NC 김주원이 30일 사직 롯데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NC 김주원이 30일 사직 롯데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경기 후 김주원은 취재진과 만나 1회초 홈스틸 상황에 대해 "경기 전부터 박용근 코치님이 '오늘 홈스틸 할 수 있으니까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어라' 말씀해주셨는데, 1회부터 바로 그 상황이 와서 박용근 코치님이 말씀해주셔서 실행했다"고 밝혔다. 상황이나 타이밍 모두 박 코치의 주문대로 이뤄진 도루였다.


김주원은 "감보아 선수가 구위도 좋고, 정말 좋은 투수다. 그래서 그런 쪽으로 득점 루트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미리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 해보는 거여서 타이밍이 조금 늦긴 했는데, 여러모로 운이 많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주원은 전반기 종료 후 스타뉴스에 "시즌 시작 전부터 최대한 많이 뛰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도루 30개를 목표로 했고, 전반기 20도루를 생각만 했다"고 했는데, 목표를 달성했다. 그는 "이른 시일 내에 이뤄져서 기분이 좋다"고 말하면서도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제 여름이기도 하고 체력 문제 때문에 오버해서 뛰진 않으려고 한다"며 페이스 조절을 언급했다.


이제 김주원은 또 다른 목표인 데뷔 첫 100안타까지 2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는 "작년에 치고 싶었는데 아쉽게 못 쳐서, 올해는 꼭 세 자릿수 안타를 치고 싶었는데 그러면 기분 좋을 것 같다"며 "타석에 많이 나가면서 빨리 개수가 채워졌다"고 밝혔다.


이날 김주원의 유니폼은 흙먼지로 뒤덮였는데, 특히 무릎에는 피가 묻어있었다. 그는 앞서 20번째 도루(2일 대전 한화전 4회) 때도 팔꿈치와 무릎에 피가 나는 등 그야말로 '핏빛 투혼'을 펼치고 있다. 김주원은 "홈스틸 때 (피가) 났다"며 "많이 뛰다 보니까 상처도 생긴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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