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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9 배우 주원 AAA 인터뷰 /사진=이동훈 |
주원은 2024년 한 해를 빛낸 스타 중 한 명으로, 건재한 인기를 과시한 바 있다. 작년 전체 한국 영화 개봉작 중 흥행 순위 6위를 차지한 '소방관'(385만 명) 주역으로서,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더불어 그는 지니TV 판타지 드라마 '야한(夜限) 사진관'의 서기주 역할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또 한 번 사로잡았다. 이처럼 주원은 지난 2006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데뷔한 뒤 무려 19년이 흐른 현재엔 무대, 안방극장을 넘어 스크린까지 접수하는 막강한 저력을 새삼 증명했다.
'30대 대표 남배우' 이름값을 톡톡히 입증한 주원은 작년 12월 2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9회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The 9th Asia Artist Awards, 이하 'AAA 2024')에서 '베스트 아티스트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맛봤다. 'AAA'는 2016년 처음 개최, 배우와 가수를 통합해 시상하는 한국 최초의 권위 있는 통합 시상식이다.
특히 주원은 영예로운 'AAA' 첫 트로피를 거머쥐었을 뿐 아니라, '대세 아이돌' 르세라핌 멤버 김채원과 입을 맞추는 신선한 조합으로 반전을 안겼다. 두 사람은 'AAA 2024' 오프닝에서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 OST '러브 이즈 언 오픈 도어'(Love Is An Open Door)를 열창,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역대급 듀엣 무대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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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9 배우 주원 AAA 인터뷰 /사진=이동훈 |
먼저, 장장 4시간 동안 이어진 대규모 해외 시상식 'AAA'에 처음으로 참석한 소회를 들어봤다. 주원은 "방송으로 무대를 보는 거랑 바로 앞에서 보는 거랑 너무 다르더라. 진짜 너무 재밌었고 아티스트분들이 멋있었다. 콘서트를 관람한 것처럼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다. 왜 관객분들이 이렇게 많은지, 저라도 난리 날 거 같더라. 흥을 참느라 혼났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자부심도 생겼다"라고 'AAA'로 인해 K팝 스타들에 흠뻑 취한 모습을 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를 묻는 말엔 "르세라핌 무대는 당연히 보고 싶었던 무대 중 하나였다. 실제로 보니까 정말 좋았다"라며 "또 개인적으로 평소에 데이식스 노래를 좋아해서 인상 깊게 봤다. NCT 127 무대도 진짜 멋있었다"라고 팬심을 고백했다.
더불어 주원은 "현장에 많은 해외 팬분이 오셨는데, 저도 이분들한테 더 알려질 수 있는 배우가 돼야겠다 하는 포부도 생기고 그랬다. 물론, '소방관'으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해외 팬분들은 잘 모르시니까 다음엔 해외 팬분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으로 참석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었다"라고 열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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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세라핌 김채원, 배우 주원이 '제9회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The 9th Asia Artist Awards, 이하 'AAA 2024')'에 참석해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4.12.27 /사진=김창현 chmt@ |
그러면서 주원은 "리허설 당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무대가 커서 놀랐다. 또 워낙 평소에 르세라핌 무대를 많이 찾아봤던 팬이었고, (김)채원 씨가 노래를 너무 잘하시는 것도 알고 있기에 더 부담이 됐다. 그래서 리허설하는데 제 움직임이 너무 어색한 거다. 소리도 다르게 들리고, 가수분들이 왜 인이어를 착용하는지 알겠더라. 되게 혼란스럽기도 했고, 가수분들의 고충 그런 걸 느낄 수 있었다. 새삼 대단하다 싶었다"라고 터놓았다.
그는 "실수할까 봐 걱정이 들긴 했는데 어떻게 잘 마무리를 하게 됐다. 'AAA 2024' 덕분에 연말 마무리가 행복했고, 제겐 뜻깊은 경험이었다"라며 "채원 씨가 베테랑이시지 않나. 저는 하자는 대로 따랐다. 엔딩 포즈 조언도 해주셨다"라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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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9 배우 주원 AAA 인터뷰 /사진=이동훈 |
이에 주원은 "15년 전, '제빵왕 김탁구' 방영 직전에 매체를 돌며 인사를 드렸는데 이곳에 왔던 기억이 나고 이후 드라마가 끝나고 또 스타뉴스에서 한복 인터뷰를 진행했던 것도 다 기억이 난다. 회사가 그대로다.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신인 배우였던 그가 광화문 한복판 대형 전광판에 축전이 띄워지는 팬들의 초호화 데뷔 축하 이벤트를 받으며 15년 만에 스타뉴스를 찾았으니, '성공한 톱스타'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주원은 떡잎부터 남달랐던 게, 지상파 데뷔작인 '제빵왕 김탁구'가 '시청률 50% 돌파'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국민 드라마'였다.
주원은 "당시엔 아무래도 신인이었다 보니 '날 진짜 알아보나' 인지도를 확인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맨날 가서 앉아 있던 커피숍에 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다들 알아봐 주시는 거다. 그때 처음 '행동거지 하나하나 다 조심하며 신경 써야겠구나' 깨달았다"라고 회상했다.
이내 주원은 "'제빵왕 김탁구'를 함께했던 선생님들도 그렇고 늘 선생님들을 보면 너무 존경스러웠다. 오히려 젊은 배우들보다 더 열정적으로 대본을 외우시는 모습을 보면서, 그분들을 따라가고 싶은 게 컸다. '나도 나중에 저런 배우가 돼야지' 꿈꿨는데 아직까지 잘하고 있으니까, 잘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신인 시절에도 배우를 오래 할 거라는 건 무조건 예상했다. 왜냐하면 시작할 때부터 아버지 역, 할아버지 역할까지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었고 늘 그런 날이 오길 꿈꾸고 있었으니까. 저한테 배우가 천직이 아닐지라도, 배우 외에 다른 길이라거나 연기를 그만두는 건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라고 여전히 뜨거운 연기 열정을 과시했다.
'제빵왕 김탁구'를 비롯해 '각시탈', '7급 공무원', '굿닥터', '용팔이' 등 숱한 히트작 중 '인생작'으론 '야한 사진관'을 꼽았다. 주원은 "'야한 사진관'은 흥행을 떠나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론 촬영했던 그 1년이 너무나 행복했다. 아무리 촬영이 힘들고 잠을 못 자고 해도 촬영장에 가는 자체로 즐거웠고 같이 하는 배우들, 스태프분들 다 너무 좋았다. 또,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 있는 드라마의 설정 자체도 제 마음에 와닿았다. 저한테는 '인생 드라마'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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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9 배우 주원 AAA 인터뷰 /사진=이동훈 |
주원은 "거슬러 올라가 '각시탈'(2012)을 선택할 때도, '굿닥터'(2013)를 선택할 때도 그랬다. 인기보다는 당연히 연기나 작품성으로 접근했다. 제가 이런 작품을 한다고 해서 뭔가를 직접적으로 바꿀 순 없지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대중의 생각이 바뀔 수 있고 또 좋은 방향으로 개선될 수도 있는 거 아니냐. 최근의 '소방관'에 출연한 것도 다르지 않다. '우리가 작품으로나마 조금은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겠구나', 이러한 목표 의식이 들게 했다. 또 다른 목표가 생기는 느낌, 이런 게 와닿는 작품이어야 확실히 흥미를 갖는 것 같다"라고 굵직한 필모그래피의 비결을 엿보게 했다.
다만 '소방관'은 작품의 의미와 달리 곽도원 등 곳곳에서 리스크가 터지며 우여곡절을 겪게 만든 터. 그럼에도 주원은 "이 작품에 대한 애착이 있었다. 무엇보다 소방관분들의 노고를 늘 생각하며 찍은 영화이기에, 대중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던 마음이 확실했다"라며 "언제쯤 될까, 기다림이 길어졌는데 다행히 어느 회사에서 큰 용기를 내줘 무사히 바깥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저한테는 의미가 참 컸던 게 스크린 흥행도 그렇지만 이 어려운 영화 시장 속에서 붐을 일으켰다는 거, 그게 기뻤다. 지금은 오히려 기다렸기에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져서 이렇게 큰 사랑을 받고 좋은 일이 생겼구나 하고 생각한다"라고 덤덤히 얘기했다.
이어 그는 "저도 처음엔 많이 놀랐고 저희들끼리는 '이걸 다 이겨낼 수 있을까' 두려워하기도 했다. 근데 어떤 악재 때문에 그렇다는 게 아니라, 어쨌든 이건 내 영화이기도 하니까 제가 그 몫까지 다 하겠다는 거였다. 그냥 우리의 영화이니까 잘 됐으면 좋겠다 싶어 그 누구의 몫까지 열심히 홍보하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정말로 다했다"라고 책임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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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9 배우 주원 AAA 인터뷰 /사진=이동훈 |
그는 "성격이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고, 성향 자체도 조심성이 많다. 한때는 내 성격을 바꿔야겠다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오히려 지금은 내향적인 성격 덕분에 내가 지금 이렇게 별 탈 없이 활동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주원은 "그냥 계속 가는 게 좋은 것 같다. 초대박이 나면 물론, 좋겠지만 확률적으로 미비하지 않나. 그래서 그냥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본다. 다만, 같은 모습이 아니라 작품마다 항상 다른 모습으로 말이다. 일반적인 행보도 좋지만 거기에서 벗어나는 스펙트럼이 다양한 활동을, 이때까지 늘 그렇게 했듯이 앞으로도 그럴 거다. 저는 30년 뒤에도 연기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팬들에게도 잊지 않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주원은 "역시나 우리 변치 않는 팬 여러분, 덕분에 제가 그래도 아직까지 잘 활동하는 거 같다. 항상 말씀드리지만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전광판 이벤트도 감사드린다. 이제는 팬분들과 같이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데뷔 때부터 본 팬들 중엔 회사에서 자리 잡으신 분도 계시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함께 나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내 배우가 '좋은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게 계속 전진해 나아가겠다"라고 가족처럼 애틋한 마음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