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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 '캔디' 사라지고 '돌싱'이 평정

안방극장, '캔디' 사라지고 '돌싱'이 평정

발행 :

최보란 기자
사진

'돌싱'이 드라마를 평정하고 있다.


최근 인기 드라마 속에서 '캔디'가 사라졌다. 선남선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인물은 더 이상 순진하고 매사 긍정적인 캔디 같은 인물이 아니다.


어느 샌가 드라마 속 외모와 지성을 겸비한 재벌 2세들의 사랑을 차지한 것은 아이가 딸린 이혼녀들이 돼버렸으며, 자존심 센 초등학교 여교사의 마음은 홀아비가 차지했다.


평균시청률 20%를 웃도는 SBS 주말드라마 '이웃집 웬수들'에서는 첫째 아들을 잃은 충격으로 남편과 헤어진 뒤 딸 은서와 유학 간 친구 집에 얹혀사는 이혼녀 윤지영(유호정 분)이 등장한다.


이혼 뒤 가장이 된 지영은 이태리 레스토랑의 주방 보조로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레스토랑 오너이자 주방장인 장건희(신성록 분)를 만나게 된다.


장건희는 아버지가 종합병원 원장인데다 식구들 모두가 의사인 집안의 둘째 아들로, 의대에 진학했다가 좋아하는 요리를 하기 위해 의사 공부를 그만뒀다.


뭐든 뜻대로 하고 외모도 출중하니 연애와 결혼에 대해서는 일말의 근심도, 아니 관심자체가 없는 인물. 부모가 결혼하라고 사정사정하는 처지였다.


그런 장건희가 부모에게 제발 결혼하게 허락해 달라고 비는 처지로 만든 것이 다름아닌 이혼녀 지영. 건희는 아줌마라고 무시하던 지영으로 인해 주방에 장미를 숨겨놓는 닭살 이벤트를 펼치고, 밤중에 집 앞에서 기다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로맨티스트로 바뀌었다.


타사 경쟁작들을 제치고 아침극 시청률 1위로 떠오른 SBS '여자를 몰라'에서 속옷회사 사장의 외아들로 잘나가던 박무혁(고세원 분)의 마음을 묶은 것도 이혼녀다.


무혁은 속옷 디자이너 이민정(김지호 분)과 회사일로 엮여 티격태격하던 가운데 점차 민정에게 사랑을 느낀다. 처음에 처녀인 줄 알았다가 어린 아들을 홀로 키우는 이혼녀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괴로워 하지만 멈추지 앉는 사랑을 깨닫는다.


비록 친아들은 아니나 새 아버지로부터 그에 못 지 않은 사랑을 받았던 무혁은 민정의 아들에게 동병상련을 느끼며 더 적극적으로 대쉬 하고 있다.


역시 주말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는 KBS 2TV '결혼해주세요'에는 남자 '돌싱' 한경훈(한상진 분)이 등장한다. 경훈은 아내와 사별한 뒤 홀로 아들을 키우는 택시 운전사로, 아이의 초등학교 담임교사 김연호(오윤아 분)와 사사건건 다툼을 벌인다.


그러다 연호가 경훈을 사랑하게 되지만,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주제에 자신을 거부하는 경훈 때문에 연호는 눈물 콧물 쏙 뺀다. 끈질긴 구애 끝에 서로 마음을 열지만 조건을 중시하는 아버지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혀 연호는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이 같은 인물들 사이의 공통점은 관계의 우위를 점하는 듯하던 미혼남녀들이 상대와 티격태격 하다가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인기리에 방송됐던 SBS '조강지처클럽'의 나화신(오현경 분)과 '오 마이레이디'의 윤개화(채림 분) 등이 보여준 '줌마렐라' 신드롬과 비슷한 맥락이기도 하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두 사람의 처지가 뒤 바뀌어 버린다.


이혼녀, 홀아비라고 무시하던 주인공들은 사랑을 깨닫고 저돌적으로 변하지만, 세월의 풍파 속에 방어적이 돼버린 돌싱들은 호락호락 마음을 내주지 않다. 결국 주인공들은 자존심도 버리고 상대에 목을 맨다.


이 때문일까. 시청자들은 아직까지 이 같은 러브라인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 듯하다. 잘난 체 하던 주인공들의 태도 변신은 시청자들에게 묘한 대리만족감과 웃음을 준다. 이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들은 높은 시청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앞으로 돌싱이나 캔디가 아닌 또 다른 형태의 사랑 방정식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때까지, 이들이 주도하는 드라마 판세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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