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땅님~."
실장님 전성시대다. '실장님'이 나오지 않는 드라마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웬만한 안방극장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 직함은 실장이다. 요즘 데뷔 이래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주상욱도 '실장님 종결자'란 별칭을 얻을 만큼 출연하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실장을 연기했다.
주상욱 뿐 아니라 '실장님'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가수 출신 연기자 이현우를 비롯해 류시원 박시후 고주원 서지석 등 '실장님'하면 떠오르는 남자 배우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드라마에는 매번 '실장님' 캐릭터가 등장할까.
SBS 드라마국 김영섭 CP는 이런 현상에 대해 '실장'이라는 직함이 갖는 상징성에 주목했다. 김영섭 CP는 "'실장님'이란 직함은 능력 있는 사람이라 그 자리까지 올라갔을 인물이란 인상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CP는 "실장님이란 캐릭터가 자주 등장하는 또 다른 이유는 어찌됐든 여배우에게 뭔가 판타지 대상이 되기 위한 조건이 필요하다"며 "사실 평범한 평사원보다는 실장님 정도 돼야 조건이나 능력 면에서 탁월한 걸 보여줄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영섭 CP는 또 "무엇보다 '실장님'이란 말이 뭔가 엘리트 느낌, 앞서나가는 분위기는 있으면서 나이는 들어 보이지 않는 직함이기 때문"이라며 "그보다 직함이 더 올라갈 경우 뭔가 구태의연해 보이고 잘못하면 나이가 들어 보이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드라마 제작진은 극중 사장 보다는 실장 직함을 선호한다. 실제로 최근 인기리 종영한 드라마를 연출한 제작관계자는 "실장님이란 캐릭터가 한계도 있지만, 짧은 호흡의 드라마에서 여성들이 꿈꾸는 조건을 모두 갖춘 환상적인 인물이다. 때문에 시청률 도구로 자주 사용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각종 드라마에 등장하는 '실장님'은 늘 깔끔한 수트를 즐겨 입고 훤칠한 외모, 남다른 능력까지 갖춘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능력자다. 때문에 극중 여주인공에겐 늘 '키다리 아저씨' 같은 역할을 하며 안방극장의 주된 타깃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드라마 속 완벽남이 '실장님'이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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