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예능 '대세'를 예약한 개그맨 조세호와 남창희를 지난 18일 오후 서울 상암동에서 만났다. 바쁜 스케줄 탓이었을까. 이날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두 사람에게서 피곤한 기색이 잠시 느껴졌지만 이들은 이내 활기찬 입담과 재치 있는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케이블채널 tvN 개그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를 주 무대로 개그 활동을 펼치면서 MBC '무한도전', SBS '도전1000곡', tvN '식샤를 합시다' 등 각자 자신 있는 분야에 활동 영역을 넓혀가던 조세호와 남창희. 시청자들은 최근 이들을 드라마에서 고정적으로 만나고 있다. 바로 인기리에 방영 중인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 제작 HB엔터테인먼트, 이하 '별그대')에서다.
이들은 '별그대'에서 여주인공 천송이(전지현 분)의 고교 동창인 홍사장(홍진경 분)이 운영하는 만화방에서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종일 내내 앉아 서로 수다를 떠는 콤비 철수와 혁 역을 각각 연기하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철수와 혁이 전하는 대사는 말 그대로 우스꽝스럽고 기가 막힌다. 할리우드 여배우와 사귀었다가 자기가 차버렸다고 하질 않나, 컴퓨터가 고장 나 스티브 잡스에게 전화해 고쳐달라고 했다 하는 등의 발언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내뱉는다. 철수와 혁 본인은 진지할 진 몰라도 시청자들에게는 허무맹랑해 보이는 모습이 헛웃음을 자아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저 멀리 알 수 없는 어느 별에서 멋진 남자가 지구로 날아와 톱스타와 사랑에 빠지는 마당에 이들의 존재감 역시 나무랄 것도 없다.
조세호는 먼저 철수와 혁의 존재를 있게 한 장본인으로 '별그대'를 집필한 박지은 작가를 언급했다. 철수와 혁의 모티브는 바로 이들이 진행한 라디오 코너였다.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었던 홍진경이 당시 KBS 2FM '홍진경의 2시'를 진행했을 때 저희가 매주 진행하던 고정 코너가 '영혼 없는 토론 양대창(양배추 대 남창희)'이었는데요. 청취자들의 사연을 받아 고민을 이야기하며 만담 형식으로 진행했던 콘셉트였죠. 약간 허황되면서도 자연스럽게 허세를 부리며 토크를 만들어냈어요. 나중에 홍진경이 '별그대'에 캐스팅되고 나서 박지은 작가님께 이 코너의 모습을 '별그대'에 활용해보자고 추천해줬고 작가님도 재미있을 것 같다며 흔쾌히 수락해주셨어요."(조세호)
조세호는 "'별그대'에서 나오는 대사에 우리가 직접 만든 애드리브는 따로 없다"라며 "거의 대본 안에서 이뤄지고 이를 소화하는 게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남창희도 "사실 예전부터 이 코너가 가진 콘셉트를 언젠가 드라마 등 작품에서 보여주고 싶었었는데 그 바람이 '별그대'를 통해 현실이 된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다"라며 "같이 드라마를 통해 콤비로 연기하는 게 처음이라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별그대' 출연을 통해 주변의 반응은 어떠했는지도 물었다.
"몇몇 네티즌들이 저희를 보고 '철수와 혁도 뭔가 외계에서 온 인물 아닐까?',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스티브 잡스를 진짜로 만났을 지도 몰라'라는 반응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어떻게 보면 저희도 나름 외계인인거죠.(웃음)"(조세호)
이와 함께 두 사람은 전지현, 김수현 등 주요 배우들과 함께 촬영하면서 느꼈던 부분을 언급했다. 자연스럽게 실제로 만화방 안에서 호흡을 맞춘 전지현에 대한 언급이 가장 먼저 나왔다.
"주변 지인들로부터도 전지현의 실제 모습에 대해 질문 많이 받았죠. 저도 사람이기에 당연히 만나기 전에 궁금했고요. 솔직히 결혼한 분이셔서 괜히 '아줌마' 이미지도 있을 것 같다는 상상도 했는데요. 역시. 실제로 만나고 나서 그 의구심은 싹 사라졌고요. 제가 여태까지 본 여자 연예인 중 베스트5 안에 드는 것 같아요. 같이 촬영할 때도 저희를 좋게 봐주셨는지 친절히 대하셨고요."(조세호)
"응? 난 베스트3 안에 드는데? 베스트 순위가 너무 많은 거 아냐?(웃음) 저도 마찬가지로 다른 별에서 온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하"(남창희)
조세호는 이어 김수현에 대해서는 친절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김수현이 예전에 팬 미팅을 했을 때 사회를 본 적이 있었다"라며 "나중엔 촬영장에서 홍진경에게 친절하게 허그도 해줘서 홍진경이 굉장히 설렜다고 들었다"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이 생각하는 '별그대'의 결말은 어떠했을까.
"결국에는 도민준(김수현 분)이 별에서 사는 지인에게서 온 연락을 받고 다시 못 가겠다고 하고 천송이와 결혼할 것 같아요."(조세호)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천송이가 할머니가 돼 도민준과 오래오래 살아가는 모습이 예상되네요. 개인적으로는 나중에 '별그대' 시즌2를 만드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요."(남창희)
윤상근 기자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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