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 마디의 설명보다 하나의 비주얼로 승부를 봤다. 배우들의 파격 헤어 변신이 작품을 단번에 설명하는 좋은 수단이 되고 있다.
최근 배우들이 드라마에서 파격 변신을 감행하는 일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김희선, 이서진, 박하선의 새로운 스타일링이 그 자체로 서사를 나타내면서 극적인 홍보수단이 되고 있다.
먼저 김희선은 3월 첫 방송되는 MBC '내일'로 컴백하면서 핑크 단발 헤어스타일로 변신했다. 극중 그가 맡은 역할은 겁 없고 정 없는 불도저 카리스마를 지닌 저승 독점기업 '주마등'의 위기관리팀장 구련. 김희선은 겉으론 차갑지만 속은 따스한, 강강약약의 구련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 자신의 머리를 핑크색으로 과감히 탈색, 펑키한 느낌을 강조했다. 여기에 그는 레드 아이섀도와 가죽재킷 등을 매치해 저승사자의 서늘함을 더했다.
김희선은 이번 스타일링에 대해 "원작을 보고 외적인 싱크로율을 최대한 맞추고자 했다. 그것이 작품과 캐릭터에 가까워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20년만의 단발은 물론 올 탈색을 한 건 처음이다. 핑크색을 유지하기 위해 2-3일에 한 번씩 코팅 샴푸를 쓰면서 관리한다"고 밝혔다.



이서진은 "자본주의의 무서움"이란 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쇼킹한 대머리 비주얼로 변신했다. 앞서 '내과 박원장'의 첫 스틸이 나올 때부터 온라인은 '대머리 이서진'이란 타이틀로 도배됐는데, 평소의 점잖은 그에게서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망가짐을 불사한 모습이기에 더 놀라웠다. 극중 이서진은 슬기롭고 싶은 초짜 개원의 박원장으로 분했다. 그는 박원장이 파리 날리는 진료실에서 의술과 상술 사이를 머리 빠지게 고민하는 모습부터, 진짜 머리 위에 대머리 가발, 또 그 위에 대머리를 가릴 가발을 이중으로 쓴 채 보조개 미소를 장착하고 깨발랄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장까지 완벽하게 변신한 이서진. 박원장은 그의 필모에 길이 남을 코믹 캐릭터였다.
사실 코미디를 좋아했다는 이서진은 박원장의 대머리 분장을 자신이 먼저 제안했다며 분장에 2시간이 걸린 고충을 전하기도. 그는 "배우로서 분장이나 변장은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 분장을 한 날 스태프분들이 다 같이 웃었고, 머리가 노출되는 촬영에서는 현장의 모두가 환호를 해주셨다. 그분들의 리액션을 보고 '이번 분장 좀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하선은 포슬포슬한 버섯 머리를 카카오TV '며느라기…ing' 시즌2까지 꽤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다. 박하선이 연기한 민사린은 시월드와의 생각과 입장 차이에 고민하는 요즘 시대의 며느리로 적잖은 슬픔과 고달픔을 안고 있다. 그가 선보이는 러블리한 스타일링이, 마음고생으로 점차 어두워지는 표정과 대비돼 민사린의 극적인 아픔을 전달한다.
'며느라기...ing' 이광영 감독은 "사린이 경우에는 원작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한달 반 동안 머리스타일을 네 번 바꿨다. 이런 여배우는 처음이다"라며 박하선의 캐릭터 변신 과정을 극찬했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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