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크러쉬라는 말이 있다. 여자가 봐도 멋진 여자를 봤을 때 반해버리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요즘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핫 한 여자는 아마도 Mnet '언프리티 랩스타'의 치타(25, 본명 김은영)가 아닐까 싶다. 걸크러쉬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에 따라붙을 정도다.
프로그램의 인기이기도 하지만 치타라는 인물이 가진 매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기복 없는 실력과 솔직하고 유려한 가사, 카리스마 있는 스타일링과 튀지 않으면서도 가볍게 보이지 않는 언변까지. 논란과 화제의 연속이었던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치타는 논란 없이도 꾸준한 관심을 받은 래퍼다. 총 8회에 걸쳐 방송한 '언프리티 랩스타'를 마친 후 치타는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후련해요. 하면서 잘 되고 있다는 걸 SNS로 접했으니까 조금은 바빠질 것이라고 예상은 했는데 이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기분은 정말 좋아요. 몸만 힘들어요.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하나 생각할 정도예요. 제가 예상한 건 그냥 회사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앨범을 추진해주시는 것, 사람들이 조금 더 알아봐주시는 정도였는데 그 이상인 것 같아요."
힙합에 크게 관심이 없었던 여성 시청자들도 '언프리티 랩스타'를 보기 위해 매주 밤마다 TV를 틀었다. 치타도 방송 후 여성팬들이 굉장히 늘었다. '치토스'라는 이름의 팬카페도 생겼다.
"전 여성팬 분들 너무나 좋아요. 아니, 팬이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아요. 여자 팬들이 많은 건 머리스타일 때문이기도 한 것 같아요. 신기해요."
단순히 환호하는 것을 넘어서 치타의 솔직하고 당당한 성격을 닮고 싶어 하는 이들도 생겼다.
"그런 점을 닮아주신다면 좋겠지만, 실제 제 모습을 닮기에는 좀...'언프리티 랩스타'는 서바이벌이었으니까 세게 나갈 수 있었고, 좋게 보여 지는 것도 있었을 거예요. 그런 모습 말고 제가 가진 다른 모습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치타가 아닌 김은영일 때의 그는 어떤 모습일까. 무대위에서와는 다르지만 방송에서 보여준 평소의 모습과는 크게 다르지 않단다.
"물론 무대와는 완전 다르죠. 무대에서는 진짜 치타가 나오는 거고 무대 아래에서는 김은영이에요. 그냥 솔직한 사람이죠. 어떤 분들은 저보고 기가 세다고도 하는데 그냥 저는 좋은 건 좋고 싫은 건 싫을 뿐이에요."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메이크업과 스타일링도 눈길을 끌었다. 무대 메이크업을 모두 직접 한다는 치타의 메이크업 포인트는 잔뜩 힘을 준 '속눈썹'이다.
"원래 좋아했어요. 어릴 때도 돈 생기면 달려가서 잡지사고 그랬어요. 집 앞 슈퍼마켓 갈 때도 화장하고 나가고(웃음). 그런 쪽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게 전 좋아요. 무대 위에서는 메이크업까지도 퍼포먼스라고 생각해요. 곡과 함께 메이크업이나 스타일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 머릿속에서 나온 그림은 제가 제일 잘 표현할 수 있으니까 직접 하는 거고요. 제 메이크업이요? 속눈썹이 다예요(웃음). 이것 빼면 별 거 없어요."
마지막 트랙 '아무도 모르게' 트랙의 주인공을 뽑는 공연에는 각 래퍼들의 부모들도 자리했다. 치타의 어머니는 맹수 치타를 연상시키는 레오파드 코트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어머니의 센스인가 했더니 치타가 직접 코디해 준 옷이란다.
마지막 트랙의 래퍼로 선정된 순간, 치타는 눈물이 날 것 같은 말은 하지 않겠다며 아주 짧은 소감만을 남겼다. 방송에서는 하지 못했던 말들은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엄마, 아빠에 대한 말이었어요. 엄마 정말 사랑하고 고맙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사랑 한다는 그런 말이요. 같이 했던 친구들도 고생했다고 하고 싶었어요. 그런 걸 구구절절 하다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알 수 있는 것들이니까 말하지 않았어요. 우승이라는 타이틀은 감사하지만 전 그냥 마지막 트랙의 주인공일 뿐이에요."
마지막 트랙인 '아무도 모르게' 만큼이나 화제를 모았던 곡은 자신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COMA 07'. 사고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던 힘든 시절의 경험을 담았다. 자신의 힘들었던 이야기를 음악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과연 어떤 기분일까.
"꺼내 놓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었는데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다른 사람이 겪어보기 힘든 부분이니까 설명을 잘 해야 했어요. 다른 이들에게는 비현실적인 경험일 수 있는데 그걸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게끔 글을 쓰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여섯 트랙을 두고 경쟁하는 동안 가장 뜨거운 배틀은 역시나 디스가 오갔던 1대 1 배틀. 이를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내보이기도 했고, 미션을 내린 제작진에 대한 질타도 있었다.
"미션을 던져주는 건 제작진이지만 그걸 수용하는 건 우리예요. 경쟁을 하라는 건데 부추기거나 한 건 아니었죠. 디스로 흐르는 건 일종의 심리전일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서 상대가 정해진 상황에서 저는 디스 가사를 쓰지 않았는데 상대가 저를 디스하는 가사를 썼다고 생각하면 내가 당할 것 같은 심리도 분명 있었을 거예요. 아마 보시는 입장에서는 디스를 하는 게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전 하면서 약간은 재미있었어요(웃음)."
서로 날카로운 랩을 주고받으며 살벌한 경쟁을 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귀여운 '딸'이 생기기도 했다. 초반부터 키썸에게 유독 애정을 보여줬던 치타와 그를 '엄마'라고 부르며 따르는 키썸을 닮았는지 팬들도 사이가 돈독해졌다. 만우절에는 두 카페가 서로 메인을 바꾸기도 했다.
"봤어요. 팬들의 귀여운 만행인 것 같던데요(웃음). 치토스와 블로썸이 뭔가 연합분위기예요. 시작은 키썸이 저희 팬카페에 가입해서 글을 남긴 것이었어요. '엄마 많이 사랑해주세요'이런 글을 올렸고, 저도 키썸 팬카페에 가입해서 글 남겼죠. 인증샷을 요구하시기에 그때 키썸과 함께 있어서 사진을 올렸더니 대란이 일어났어요. 만우절에 키썸이 치토스 채팅방에 들어와서 치타라고 장난도 치고 그랬대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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