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개그콘서트' 코너 '1대1' 이세진 인터뷰

영화 '내부자들'에서 배우 이병헌이 맡은 안상구 역을 패러디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 중인 이가 있다. "장난 나랑 지금 하냐"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개그맨 이세진(29)이 그 주인공이다.
이세진은 KBS 2TV '개그콘서트' 코너 '1대1'을 통해 이병헌 패러디 캐릭터 이병원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말투, 행동까지 개그로 승화시킨 그는 요즘 뜨고 있다. 가끔 이병헌이 개그 무대에 선 것처럼, 이세진의 패러디는 놀라움을 자아낼 따름이다.
'1대1'로 올 상반기 '개그콘서트'에서 주목 받는 개그맨이 된 이세진을 스타뉴스가 만났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으니 행복하다"는 이세진은 '1대1'에서 본 것과 달리 수줍음이 많았다. 단, 코너 속 캐릭터와 달리 말의 앞뒤를 섞지 않았다. 그는 "개그니까 그런 말이 가능한 것"이라면서 일상 속 대화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올해 '1대1'을 통해 이목을 끌고 있는 이세진은 올해 데뷔 9년 차 개그맨이다. 하지만 현재 '개그콘서트' 출연 개그맨들 중에서는 막내급이다. 2014년 KBS 공채 29기 개그맨인 그는 '개그콘서트'에 입성하기 전까지 파란만장한 세월을 보냈다.
"2007년 SBS 개그맨으로 데뷔했어요. 이후 2009년에 MBC 개그 프로그램인 '하땅사(하늘도 웃고 땅도 웃고 사람도 웃고)'로 무대를 옮겼죠. 그 때도 여전히 개그맨으로 이름을 알리지 못 하고 있는 상태였어요. 지난해 '개그콘서트' 코너 '힙합의 신'을 통해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코미디 부문 신인상을 받았는데, 아직도 무명이에요. 저는 9년 째 무명이기에, 성공하려면 아직 갈 길이 얼죠."
2010년 5월 '하땅사' 폐지 후 다시 '웃찾사'(시즌1)로 돌아간 이세진은 그 해 10월 2일 프로그램 폐지로 KBS 공채 개그맨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했다.
"2011년 KBS 공채 개그맨 시험에 도전했어요. 지금은 선배인 서태훈과 함께 시험을 봤는데, 저만 떨어졌어요. 그리고 저는 폐인이 됐죠. PC 게임 하고, 허송세월 시간을 보내다가 군에 입대했죠. 2013년 제대할 때 TV를 보니까 예전에 함께 개그를 했던 개그맨들이 성공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대하면 다시 개그맨이 되자고 다짐했죠. 그렇게 2014년 KBS 공채 개그맨에 도전, 합격까지 하게 됐어요."
시청자들에게 얼굴, 이름을 알린 이세진은 요즘 행복하다고 한다. '1대1' 코너 출연 후 주위에서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해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솔직히 관심 받으니까 기분은 좋아요.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어요. 늘 신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하면 대중을 웃길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이세진이 '1대1'에서 이병헌을 패러디 하게 된 계기는 '내부자들' 때문이었다. 영화 관람 중 이병헌 캐릭터를 개그로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특히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이라는 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1대1'에서 제 캐릭터는 '내부자들' 보다가 만들어 졌죠. 이병헌 선배님이 극중에서 한 대사, 행동이 눈에 띄었죠. 그 장면을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류근지 선배가 코너를 만들자면서 캐릭터를 준비하게 됐죠."
이세진은 자신의 유행어가 된 "장난 나랑 지금 하냐"는 리허설 중 애드리브로 탄생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의도하지 않은, 우연히 만들어진 유행어였다.
"리허설 할 때 이창오와 호흡을 맞추다가 '지금 나랑 장난하냐?'는 말이 나왔어요. 이거를 '장난 나랑 지금하냐'고 해봤죠. 창오가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생각해보니까, 창오 덕분에 잘 된 것도 있네요. 맛있는 거 사줘야겠어요."
이세진은 2007년 데뷔 이후 9년 만에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공을 자신이 패러디한 이병헌에게 돌렸다. 이병헌이 '내부자들'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이세진이란 이름 세 글자를 대중에게 쉽게 알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병헌 선배님한테 고마워요. 선배님 덕분에 저도 살고, 코너도 살았어요."
언젠가 한 번은 이병헌과 무대에 서고 싶다며 조심스럽게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이세진이다.
"제가 허락도 없이 이병헌 선배님을 패러디 대상으로 삼아서 누가 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재미있게 보고 계실 것이라 믿고 있어요. 언젠가 꼭 뵙고 싶은데, '개그콭서트'에서의 만남도 좋아요. 제가 선배님을 패러디하고 있으니까, 원조가 출연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세진은 '이병헌 외에 함께 무대에 서고 싶은 연예인이 있다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유재석, 신동엽을 손꼽았다. 그는 중, 고등학교 시절부터 두 사람을 보며 개그맨의 꿈을 키워왔다.
"데뷔한 후에도 유재석, 신동엽 선배님과 같은 무대에 서고 싶었어요. 최근 그 꿈 하나를 이뤘어요. 저의 첫 예능 프로그램 출연인 '해피투게더3'에서 유재석 선배님을 직접 만났는데, 행복했어요. 그 분은 저한테는 예능 대통령이에요. 이번 만남을 통해 예능 진행이 무엇인지 많이 배웠어요. 신동엽 선배님과는 오는 24일 '안녕하세요'에서 만나게 돼요. 두 분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개그 무대에 한 번 서고 싶어요."
개그 무대에서 예능 프로그램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이세진은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에 꼭 출연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TV를 통해 보면 '1박2일' 멤버들이 정말 재미있게 놀아요. 그게 부러웠어요. '1박2일' 멤버인 김준호 선배님과 '개그콘서트'에서 '진지록'으로 함께 호흡을 맞춰서 자주 뵙는데, 평소에도 '1박2일' 촬영하듯이 지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심지어 간식 걸고 복불복 게임도 만날 때마다 하세요. 선배님이 제일 많이 져서, 이제는 웃기려고 지는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1박2일'에 출연하고 싶어요."
이세진은 올해 목표를 '대중에게 웃음을 전하는 이세진'이라고 정했다. 데뷔 9년 만에 대중에게 사랑 받고 있는 만큼 오직 웃음으로 인정 받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올해는 9년 무명의 설움을 이겨내고 싶어요. 제 마음은 '웃음으로 이제 뜨자'는 거예요. 올해를 기회로 삼아 나중에 몰디브 가서 진짜 모히또 한 잔 마셔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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