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3년간 국내 중고차 매매 시장은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대기업의 시장 진출이라는 대외적 악재 속에서도 오프라인 매매사업자의 수는 오히려 소폭 증가하는 '외형적 확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종사원 수의 감소와 지역별 양극화, 그리고 디지털 전환에 따른 체질 개선이라는 복잡한 통계적 역설이 숨어 있다.
대형 단지 중심의 외형 확장, 업체 수 6% 증가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통계와 업계 자료를 종합해 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전국 중고차 매매사업자 수는 약 6,720개소로 집계된다. 이는 3년 전인 2021년 말(약 6,250개소)과 비교했을 때 약 6.1% 증가한 수치다. 연평균 2%대의 꾸준한 상승세다.
이러한 증가세의 일등 공신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대형 복합 매매단지'의 출현이다. 경기 용인, 화성, 남양주 등지에 백화점식 현대화 시설을 갖춘 랜드마크형 매매단지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신규 사업자들이 대거 유입된 결과다. 과거 일명 '마당단지'나 '떠방' 등 길거리 노상 매매단지가 사라지는 대신, 수백 개의 상사가 한 건물에 입점하는 '기업형 클러스터'가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음을 수치로 증명하고 있다.
'중고차 딜러'의 이탈... 플랫폼이 인력을 대체하다

업체 수의 증가와 대조적으로 현장에서 직접 차량을 매입·판매하는 종사원(카매니저)의 수는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코로나19 특수로 중고차 수요가 정점에 달했을 당시 약 3만 8,000명에 육박했던 종사원 수는 현재 약 3만 5,000명 선으로 줄어들었다. 3년 전 대비 약 5.3% 감소한 규모다.
사업장은 늘었는데 사람은 줄어든 이 현상은 중고차 시장의 '디지털 효율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과거에는 한 상사당 5~10명의 종사원이 상주하며 대면 영업에 주력했다면, 지금은 '엔카', '헤이딜러', '차란차'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1인 중심의 효율 영업이 대세가 됐다. 플랫폼이 고객 상담과 매칭의 상당 부분을 분담하면서, 상사당 평균 고용 인원이 줄어드는 구조적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경기 지역 '맑음', 인천·지방 '흐림'... 극명한 양극화
지역별 통계는 더욱 극명한 온도 차를 드러낸다. 경기도는 최근 3년간 사업자 수가 10% 이상 급증하며 전국 최대 규모의 시장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 도이치오토월드나 SK V1, 수원오토갤러리가 대표적이다. 반면, 과거 중고차 매매의 메카였던 인천은 시설 노후화와 인근 경기 지역으로의 인력 유출로 인해 사업자 수가 2~3%가량 감소하며 침체기를 겪고 있다.
지방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대구와 대전 등 대형 현대화 단지를 보유한 광역시는 겨우 현상 유지(1~2% 증가)에 그치고 있으며,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는 도 단위 지역은 폐업하는 상사가 늘어나며 지역 내수 시장이 위축되는 모양새다. 중고차 시장 역시 수도권 쏠림 현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고금리와 대기업 진출... 내실 경영의 숙제

수치상의 완만한 증가세가 사업자들의 '장밋빛 미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개별 사업자의 실질적인 수익성은 3년 전보다 15~20%가량 하락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차량을 매입해 오는 '재고 금융' 비용이 치솟았고,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업체의 인증 중고차 사업 진출로 인해 중소 매매상사들의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난해까지 중고차 수출로 재미를 봤던 업자들은 올해 들어 수출길이 막히며 사면초가에 직면 했다.
결국 지금의 업체 수 증가는 시장의 활력보다는 '고급 시설로의 재편'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에 가깝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향후 중고차 시장은 단순 중개를 넘어 연장 보증, 금융 상품 결합, 비대면 탁송 등 서비스 경쟁력을 갖춘 대형 상사 위주로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결론: 양적 성장에서 질적 생존으로
최근 3년간의 중고차 매매사업자 증감 현황에 숨은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제 중고차 시장은 '얼마나 많은 차를 보유하느냐'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플랫폼을 활용하느냐'의 싸움으로 변모했다.
업체 수 6% 증가라는 수치 뒤에 숨겨진 종사자 감소와 수익성 악화라는 그림자는, 전통적인 방식에 머물러 있는 사업자들에게 뼈아픈 경고가 되고 있다. 앞으로의 3년은 양적 성장이 아닌, 대기업과의 차별화된 전문성과 디지털 신뢰도를 확보한 사업자만이 살아남는 '진짜 생존 게임'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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