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한 줄 평
럭셔리 리무진 세단이 가져야 할 가치와 권위의 교과서이자 최종 지향점
GOOD
- V12기통 M279M 엔진이 발휘하는 저력… 힘의 결이 틀리다
- 마이바흐 전용 주행모드는 누구라도 홀릴 정도로 환상적이다
BAD
- 4억 1600만원. 지금이 가장 저렴하다. 올해 3분기에 FL 모델은 더 비싸다.
- S클래스처럼 보인다
경쟁모델
- 벤틀리 플라잉 스퍼 : 더 화려한 인테리어, 중고속 이후 발군의 가속감

최근 몇 년간 전 세계를 휩쓴 트렌드 가운데 '조용한 사치(Quiet Luxury)'가 있다. 자신의 부를 완전히 감추는 것과는 달리 돈을 쓰긴 쓰되 아는 사람끼리만 알아보게 쓰겠다는 일종의 폐쇄적이고 과시적인 심리를 내포한다. 어찌 보면 자신의 지위가 너무 확고해서 굳이 과시할 필요조차 못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마저 신경 쓰지 않을 터. 자동차 중에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가 이러한 소비자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차로 볼 수 있다.
세계 3대 명차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는 경험하는 것 만으로도 특별한 기억을 드리운다. 크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명확하고 철저한 3박스 세단의 디자인은 사실 웅장함을 위한 모든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 1열보다 2열이 더 긴 구성은 크롬으로 라인은 잡은 것만 봐도 눈치 챌 수 있다. 특히 C필러 하단부에 더한 마이바흐 엠블럼은 마치 화룡정점을 찍어 놓은 듯 했다.

차체 길이만 해도 무려 5,470mm로 압도적이다. 일반 S-클래스 롱휠베이스 모델보다 18cm 긴 휠베이스로 무릎 공간도 최대 12cm 더 길다. 여기에 탑재한 엔진은 V형 12기통 가솔린 엔진(M279M)으로 최고 출력 630마력, 최대 토크 91.7kg.m을 발휘한다. 단순히 수치적인 우월함을 넘어 감성적인 고급 소재 역시 차원이 다르다. 유리 사이에 삽입된 필름 레이어인 IR 라미네이티드 글래스와 저소음 타이어, 에어매틱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한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은 불규칙한 노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각 휠을 개별적으로 통제한다. 셀프 레벨링의 정교한 센서 시스템과 후륜 조향기능까지. 그야말로 없어선 안될 것을 모두 갖춘데다 이 차급의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럭셔리 장비까지 빠짐없이 갖췄다.

긴 후드를 가로질러 나가는 크롬라인이 뻗어간 마지막에 만나는 삼각별 벤츠 로고는 드라마틱하기까지 하다. 인테리어는 여전히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클래스의 백미다. 마이바흐 로고를 굳이 보지 않더라도 완벽에 가까운 인테리어 디자인은 그 소재와 비율을 보는 것 만으로도 감탄스럽다. 특히 뒷좌석의 편의장비와 고급감은 이 차의 지향점이 어디를 보고 있는지 정확히 알게 만든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가죽 소재를 아끼지 않았다는 점.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 680에는 마누팍투어 가죽 패키지가 기본사양이어서 루프 라이너까지 나파 가죽으로 뒤덮었다.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처럼 휘황찬란하게 요란하지 않아도 묵직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감각은 충분히 느껴졌다.

특히 2열 시트는 럭셔리 세단의 교과서처럼 느껴졌는데, 원인은 쇼퍼 패키지였다. 앞좌석 동반석 시트를 최대 77mm까지 앞으로 밀어 뒷좌석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 여기에 전동식 컴포트 도어로 여닫는 데 끝없는 우아함까지 느껴진다. 또한, 마이바흐 브랜드 최초로 적용된 뒷좌석 벨트 피더(belt feeder)는 뒷좌석에 착석한 후 문을 닫으면, 자동 돌출되었다가 벨트 착용 후 원래 자리로 돌아가 편리하고 안전한 벨트 착용을 도와준다.

V12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630마력을 발휘하는데, 630마력이라는 수치만으로 측정할 수 없는 특별한 감각적 매력이 느껴졌다. 다운사이징이나 전동화 트렌드와는 무관하게 배기량 5,980cc 엔진이 토해내는 출력은 저속과 고속 상관없이 중후함 그 자체다. 어떤 차속에도 치우치지 않고 출력을 풀어내는 과정이 남다르다. 같은 속도로 달리더라도 V12엔진은 전혀 다른 차원의 승차감을 만들어냈다. 특히 이 차의 드라이브 모드 가운데 '마이바흐 모드'는 지금껏 경험한 그 어떤 대형세단의 것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승차감을 발휘한다.


페달링에 대한 피드백이나 스티어링의 민감도를 굳이 논하지 않아도 승차감의 결핍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저속과 고속을 넘나들며 차를 채근하고 몰아부쳐도 어떤 속도에서든 균형감이 무너지지 않았다. 정통 독일 세단이 가져야 할 분명한 가치 위에 휠 베이스를 늘린 리무진 세단으로서 발휘하는 승차감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오랜 기간 정통 리무진 세단으로서 그 자리를 지켜온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 680이라는 가장 우월한 숫자를 가리더라도 지위에 어떤 손상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초월적 감각을 발휘한다.

이 차는 과시적 소비자들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부자라는 게 알려져 봤자 투자를 권유받거나 시기 질투만 당하는 등 피곤한 일만 겪을 터. 이젠 차분한 럭셔리를 선택해야 할 때다.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 680은 부(富)의 경지를 이제 막 넘어선 소비자를 위한 차라기 보다는 실용적이면서도 방어적인 부(富)를 위한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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