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한 줄 평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정통 프리미엄 세단의 교과서
Good
- 권위와 위엄의 상징을 차로 드러낸 가장 좋은 예
- 가장 길게 설명할 수 있지만 또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차
Bad
- 다른 차를 내려다 보게 만드는 차
- 코너 모드는 대체 정체가 뭔가
Competitor
- BMW 7시리즈 : 더 크고 화려한데다 뒷좌석에서 누릴 편의장비는 월등하다
- 제네시스 G90 : 묘하게도 S-클래스를 타던 사람들이 이후에 선택하는 차

메르세데스 벤츠가 이룬 화려한 업적들 가운데 S-클래스의 독보적 상징성은 시대를 초월한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스포츠카로서 페라리, 전기차로서 테슬라, 실용적인 기아 그리고 부의 상징으로 여기는 롤렉스처럼 한 분야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압도적인 위용을 갖춘 영역이 분명히 있다. 자동차에서 최고의 세단은 시대를 넘어 분명 S클래스의 것이었다. 굳이 이 차를 선택한 이유를 말하지 않더라도 응당 차를 탄 사람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는 상징적인 세단이다.

이번에 시승한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S 580은 지난 9월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출시한 부분변경 모델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차량 운영체제 MB.OS(Mercedes-Benz Operating System)를 기반으로 한 최신 MBUX로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데 포인트를 맞춘 차다. 전혀 다른 종의 결합은 기존 점유종을 더욱 더 발전시키는 토대가 된다.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는 가장 보수적인 자동차지만 디지털 경험은 가장 진보적인 선택을 했다. 그리고 그 정점은 여전히 2열 탑승자에 맞췄다. 아울러 1열 탑승자에겐 최신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MB.드라이브 어시스트(MB.DRIVE ASSIST)를 적용해 부담을 줄였다.
부분변경인 만큼 외부 디자인의 변화는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변화는 전면에 대체로 집중됐는데, 모델 역사상 최초의 일루미네이티드 그릴과 트윈 스타 디자인의 디지털 라이트, 새로운 시그니처 스타 테일라이트를 적용했다. 삼각별이 촘촘히 박힌 것이 너무 과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고유의 품격과 존재감만은 그대로다.


실내는 전체적으로 차분하지만 하나의 유리 표면 아래 매끄럽게 통합된 MBUX 슈퍼스크린과 액티브 엠비언트 라이트는 매우 화려해 대조적이다. 여기에 디지털 기술을 가미해 시각화한 사운드 그리고 매끄럽고 포근한 각 부의 소재는 이 차의 지향점이 그저 그런 타협이 아니라 최고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하면 뒷좌석이 가장 중요할 터. 앉자 마자 느껴지는 포근함과 고급감은 다른 차들과 분명 격이 다른 경험을 선사하다. 쇼퍼 패키지를 사용하면 움직이는 집무실로 느껴질 만큼 편의성을 최상급으로 끌어올렸다. 명품과 헤리티지라는 독일 최고급 세단의 가치를 가장 정확하게 담고 있는 차는 메르세데스 벤츠 S 클래스가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듯 했다.

시승차는 메르세데스 벤츠 S 580 4매틱 롱. 차체 길이만 5305mm에 이르고 휠 베이스는 3216mm로 대형 세단 중에서도 큰 편에 속한다. 하지만 이 차를 보는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크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렇게 보이는 이유는 차의 비율에 있다. 운전석을 중심으로 후드가 너무 길거나 트렁크 리드가 길면 보는 이로 하여금 차가 길게 느껴지지만 이 차는 각 부의 비율이 도드라지지 않는데다 1950년대부터 시작한 오랜 역사를 통해 눈에 오랜 시간 익숙해 졌기 때문이다.
코드명 V223(Verlängert 223) S-클래스는 부분변경 이전과 비교하면 세대변경 모델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537마력을 내는 8기통 가솔린 엔진은 그대로지만 각 휠의 감쇠력과 차고를 개별 제어하는 E-액티브 바디 컨트롤을 적용하고, 최대 10도의 리어 액슬 스티어링을 기본 제공한다. 덕분에 기존보다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 기동성을 높였다. 이는 시승을 시작한 이후 곧바로 알아챌 수 있을 정도다.

가속력은 발군이다. 제동력도 출중하다. 코너웍은 그야말로 도로를 째고 들어가는 듯이 치밀하다. 8기통 엔진의 힘은 굳이 드러내지 않았지만 무서운 힘을 감추고 있었고 페달 응답성도 즉각적이다. 변속기는 그 존재를 알기 힘들 정도로 동력 전달속도가 빠르고 출력이 손실되는 느낌도 아예 없다. 도로 위에서는 마치 절대권력자와 나란히 선 느낌이 들 정도다. 역사가 오랜 대형 세단이 아니고선 발휘할 수 없는 출중한 감각적 풍요다.
메르세데스 벤츠 S 580엔 무려 27개의 센서가 달려 있다.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데 이 정도까지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운전을 하다 보면 원래 차가 이렇게 쉽고 편했나 싶을 정도로 차 스스로 선행하는 요소들이 많다. 예를 들면 후륜 조향 기능은 센서를 통해 정보를 받아 조향각을 결정한다. 코너링이 쉽고 편했던 이유다. 이렇듯 이 차는 운전자가 고민하고 대처해야 할 여러 요소들을 스스로 미리 앞서 맞선다. 그것이 소프트웨어든 하드웨어든 메르세데스 벤츠 S 580은 압도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독일계 세단답게 운전의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5300mm가 넘는 대형 세단을 주무르는 재미가 상당하다. 8기통 가솔린 엔진의 사운드도 듣기 좋은 지점까지 맞췄고, 도로를 읽고 대처하는 것도 치밀했다. 분명 쇼퍼드리븐 차지만 운전하기에도 좋았다. 이 차를 시승하며, 이후에도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의 지위는 여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차는 단지 이동수단 역할로서 기능뿐만 아니라 더 많은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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