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발의 꿈'을 내세운 한국영화는 이번에야말로 아카데미영화상 본선 무대에 진출할 수 있을까.
3일 김태균 감독의 '맨발의 꿈'이 제83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부문 한국 대표작으로 선정됐다. '시', '하녀', '포화 속으로', '감자심포니',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등 5편의 작품과 경합 끝에 거둔 결과다.
이에 '맨발의 꿈'은 한국영화를 대표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도전하게 된다. 김태균 감독으로서도 2008년 '크로싱'에 이은 두 번째의 도전이다.
그간 한국영화의 아카데미 도전기는 아쉬움만을 남겼다. 한국영화는 지난 1963년부터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도전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 편도 본선 후보에 오른 적이 없었다.
1963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첫 도전장을 던진 이래 1965년 신상옥 감독의 '벙어리 삼룡이, 1968년 유현목 감독의 '카인의 후예' 등 당대를 대표하는 영화들이 도전장을 던졌으나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어 2001년에는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 2002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 2003년에는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2004년에는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 2005년에는 박광현 감독의 '웰컴 투 동막골', 2006년에는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가 차례로 한국대표로 출품됐지만 본선무대를 밟는 데는 모두 실패했다.
2007년에는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한국대표로 선정돼 기대를 모았으나 역시 본선진출에는 실패했다. 2008년 출품한 김태균 감독의 '크로싱' 또한 현지에서 프로모션 행사까지 가졌으나 좌절했다.
지난 2009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박찬욱 감독의 '박쥐', 유하 감독의 '쌍화점',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한국대표로 선정돼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역시 본선 진출은 무위에 그쳤다.
영국 스크린데일리 등은 한국 출품작 '마더'가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예비 후보 9편에 들지 못한 것에 대해 "가장 눈에 띄는 탈락 작"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올해 한국 대표작으로 선정된 '맨발의 꿈'은 2004년 히로시마 국제 유소년축구대회에서 전승 우승한 동티모르 아이들의 실화를 다룬 작품. 동티모르 현지 아역배우들의 무공해 연기와 감동적인 스토리로 호평 받았으나 흥행에서는 쓴 맛을 봤다.
과연 '맨발의 꿈'은 최초로 아카데미 본선무대에 진출할 수 있을까. 김태균 감독의 두 번째 아카데미 도전은 어떤 결과로 그 끝을 맺을지. '맨발의 꿈'을 앞세운 한국영화의 새로운 도전에 영화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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