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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스릴러' 바람..영화보다 끔찍한 세상 탓?①

'핏빛스릴러' 바람..영화보다 끔찍한 세상 탓?①

발행 :

김현록 기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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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핏빛 스릴러가 박스오피스를 이끌고 있다. '공모자들'(감독 김홍선)과 '이웃사람'(감독 김휘)이다. 섬뜩한 범죄 사건을 전면에 내세운 두 영화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강력범죄 뉴스들과 함께 보는 이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공모자들'은 지난 4일 7만984명의 관객을 불러모아 누적관객 89만3698명을 기록했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금주 중 100만 관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공모자들'은 중국으로 가는 배 위 공해상에서 벌어지는 조직적 장기밀매를 전면에 내세웠다. 영화 속 장기밀매범들은 미리 희생자를 점찍고 만발의 준비를 갖춘 뒤 납치, 배 위에서 장기 적출까지 마치는 대범한 수법을 구사한다.


감독은 중국에 신혼여행을 갔다 택시에 탄 채 납치된 신부가 장기밀매의 희생자가 됐던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삼았다. 중국을 거점으로 한 장기밀매 범죄, 뉴스 등을 꼼꼼히 취재해 완성했다는 '공모자들'은 묘사도 묘사이거니와 그 잔혹한 설정 때문에 흥행에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다.


2위인 '이웃사람'은 4일 하루 동안 4만8421명의 관객을 불러모아 누적관객 201만2591명을 기록하며 개봉 14일만에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이로써 '이웃사람'은 강풀 원작 영화 중 처음으로 200만 관객을 넘어선 작품이 됐다.


영화는 연쇄살인사건으로 떨고 있는 강산맨션 주민들을 전면에 내세워 살인범의 다음 표적이 된 소녀를 지키기 위해 나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비록 직접적 묘사는 없지만 희생자를 가방에 넣어 파묻는 범인 등 실제 사건을 연상시키는 대목들이 섬뜩하다.


강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첫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가 최고 흥행작이 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앞서 강풀 작가의 웹툰이 수차례 영화화된 가운데 차태현과 하지원 주연의 '바보'가 96만 명, 유지태 이연희 주연의 '순정만화'가 73만 명에 그쳤다. 전국 164만 관객을 모은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이웃사람' 이전 최고 흥행 기록이다.


최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범죄 및 살인사건, 인면수심의 강력 범죄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극장가 1·2위를 다투고 있는 두 핏빛 스릴러의 흥행은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야기나 묘사에서 다소의 빈틈이 느껴지는 가운데서도 관객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최근의 흉흉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20대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오원춘 사건, 여의도 칼부림 사건, 나주 초등생을 성폭행한 고종석 사건 등 최근의 흉악 범죄는 실로 영화보다 더하다.


실제 '공모자들'과 '이웃사람' 두 작품 모두 여러 대목에서 실제 벌어졌던 범죄를 떠올리게 한다. 잔혹성 논란에 휩싸였던 '악마를 보았다'나 '황해'를 의식한 탓인지 센 묘사를 자제하고 있지만, 충격파는 쉽게 가시지 않는다.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 또한 분명하다.


불경기에는 코미디와 잔혹물이 흥행한다는 속설도 통했다. 사회가 팍팍할수록 관객들이 코미디를 보며 한바탕 웃거나, 잔혹한 영화를 보며 보상심리를 느끼려고 한다는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한국영화 흥행 바람의 수혜자라는 평가도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이웃사람'이나 '공모자들' 모두 '도둑들' 등 한여름 대작들을 피해 개봉 시점을 조절한 작품들"이라며 "'도둑들'이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시원한 여름 영화들과는 다른 분위기로 관객들에게 접근한 점이 통한 것 같다. 극장 관객이 크게 늘면서 최근 개봉작들이 대개 예상치를 뛰어넘는 흥행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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