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전히 다른 노선을 가거나 피하라.
'어벤져스:에이지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이 23일 개봉을 알리면서 한국영화들도 '어벤져스2'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에서 충성도 높은 팬덤을 자랑하는 마블코믹스, 여기에 한국에서 촬영이 이뤄졌을 뿐 아니라 수현 등 한국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미 어떤 한국영화보다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다. 1000만 관객 돌파는 당연시 되는 분위기다.
'어벤져스2'라는 거대 블록버스터의 개봉을 앞두고 이를 각각의 한국영화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다. 호러, 코미디, 스릴러 등 완전히 다른 장르로 승부를 내든, '어벤져스2' 돌풍이 잠잠해지길 잠시 기다렸다가 개봉하겠다는 영화도 적지 않다.
◆ '어벤져스2', 우리만의 색깔로 승부하겠다
'약장수'와 '반짝이는 박수소리'는 23일 '어벤져스2'와 같은 날 개봉해 맞붙는다. '약장수' 박철민은 "'어벤져스2'를 상대할 비밀병기"라고 너스레를 떨며 "제발 도와달라"고 당부해 웃음을 자아냈지만 '어벤져스2'와는 전혀 다른 성격으로 관객층이 나뉘리라 예측되고 있다.
'약장수'는 궁지에 몰려 노인들에게 건강식품과 생활용품을 파는 이른바 홍보관 '떴다방'에 취직해 효를 팔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휴먼드라마다. 주인공 박철민과 김인권은 관객들을 웃겼다 울렸다 쥐락펴락하며 감성을 자극한다는 평가다.
'반짝이는 박수소리'는 청각 장애를 가진 부모를 가진 이길보라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듣지 못했던 부부에게서 태어난 남매가 갑자기 자퇴와 대안학교를 선택하고, 평범이라는 궤도를 벗어나려하면서 발생하는 갈등 상황을 담았다. 지난해 제15회 장애인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어벤져스2' 개봉보다 한 주 앞선 17일엔 '검은손', 한 주 뒤인 29일엔 '위험한 상견례2'와 '차이나 타운'이 연달아 선보여진다. 각 작품의 장르 역시 호러, 코미디, 범죄드라마로 색깔이 다르다.
'검은손'은 한고은의 호러퀸 변신으로 관심을 모으는 작품. 올해 첫 호러 영화인 '검은손'은 빼어난 실력을 가진 여자 전문의가 사고로 손이 절단되고, 손 접합수술을 받은 후에 발생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위험한 상견례2'는 진세연과 홍종현의 스크린 주연 데뷔작이다. 경찰집안 막내딸과 도둑집안 외동아들의 결혼을 막기 위한 양가의 합동작전을 그린 코미디. 2011년 26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한 '위험한 상견례'의 후속편이다.
김혜수와 김고은이 이끄는 '차이나 타운'은 지하철 보관함에 버려져 차이나타운에서 자라난 아이와 그 소녀가 엄마라고 부르는 대부의 이야기를 담았다. 차이나타운에서 벌어지는 냉혹한 사건들이 탄탄하게 그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어벤져스2', 급한 불은 피하자
'어벤져스2'의 화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힘든 만큼 일단은 열풍이 꺾인 뒤 개봉을 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의 영화들도 적지 않다. 5월 개봉만 정해졌을 뿐 아직 개봉일을 확정하지 않은 작품들도 있다.
손현주 주연의 '악의 연대기'는 5월 14일로 개봉일을 결정했다. '악의 연대기'는 특급 승진을 앞둔 형사가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사건을 은폐하려 하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벤져스2'와는 전혀 다른 성격이지만 한 관계자는 "정면 대결은 피하는 것이 낫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그때쯤이면 '어벤져스2'가 개봉 4주차"라며 "볼 사람은 다 보지 않았겠냐. 정면대결은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것이 낫다"고 귀띔했다.
'간신', '은밀한 유혹' 등의 작품들은 5월 개봉만 알려졌을 뿐 구체적인 개봉일은 알리지 않았다.
'간신'은 연산군 11년, 1만 미녀를 바쳐 왕을 쥐락펴락하려 했던 희대의 간신들의 치열한 권력 다툼을 그린 영화다. 주지훈이 최악의 간신 임숭재, 김강우가 연산군으로 분하고 '인간중독'의 신예 임지연이 색다른 매력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임수정 주연의 '은밀한 유혹' 역시 8월로 밀린 '베테랑'을 대신해 5월로 개봉을 당긴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구체적인 개봉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은밀한 유혹'은 숀 코너리 주연 1960대 영화를 리메이크하는 작품. 사랑하게 되는 남자의 요구로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지만 결국 파국을 맞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임수정과 함께 유연석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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