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년 전 배용준·이미숙·전도연이 남긴 강렬한 '스캔들'이 손예진·지창욱·나나의 얼굴로 다시 태어난다. 정지우 감독은 "많은 차이를 느낄 것"이라며 한층 깊어진 인물 서사와 관계, 그리고 과감한 수위를 예고했다.
9일 서울시 동대문구 한 호텔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의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정지우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손예진 지창욱 나나가 참석했다.
'스캔들'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인 '조씨부인'(손예진 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지창욱 분)이 벌이는 발칙하고도 위험한 사랑 내기, 그리고 그 내기에 얽힌 한 여인 '희연'(나나 분)의 이야기.
1782년 발표 이후 수많은 이들을 사로잡아온 고전 '위험한 관계'가 2026년, 넷플릭스 시리즈로 재탄생한다. 지난 2003년 개봉해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용준, 이미숙, 전도연 주연의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를 리메이크한 시리즈물이기도 하다.
인물의 심리와 내면을 디테일하게 포착하는 연출력으로 매 작품 호평을 이끌어 내온 정지우 감독이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로 돌아온다.

정지우 감독은 "프랑스의 원작 소설을 조선의 배경으로 바꿨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조선후기가 정교하고 세련된 사회여서 멋지게 그려보고 싶었다. '조씨부인'과 '희연'이라는 캐릭터 사이의 관계가 이전에서는 만들어진 적 없는 이야기다. 그 관계를 생생하게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이 차이"라고 밝혔다.
정지우 감독은 "시작점은 원작 소설이었다. 세 인물의 캐릭터와 관계를 다시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직접 보시면 많은 차이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수위 기대하셔도 좋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스캔들'은 기존에 본 적 없었던 신선한 매력을 선보이는 사극 작품인 만큼, 연출에 있어서도 감각적이고 차별화된 방식을 선택했다.
그는 "판소리로 시작하고, 판소리로 마무리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특히 한국 관객들에게 판소리가 얼마나 아름답고, 흥미로운지 소개시켜주고 싶다. 판소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주의 깊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24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손예진은 유교적인 조선의 금기에 맞서 유혹의 내기를 제안하는 '조씨부인' 역을 맡았다.
손예진은 '스캔들' 출연 계기에 대해 "일단 정지우 감독님과 작품을 함께 해보고 싶었는데 '조씨부인' 역을 제안해주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예전에 영화를 봤던 기억이 있어서 이 이야기를 시리즈로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했다"며 "무엇보다 조씨부인이 가진 매력이 굉장히 크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저도 그런 감정과 욕망을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간의 욕망을 다루는 이야기이면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오랜만에 사극에 도전한다는 점까지 여러 요소들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캐릭터를 표현한 방법에 대해 "조씨부인의 정숙한 표정과 대사, 진짜 속마음이 다 달랐다. 아주 미묘하고, 섬세하게 디자인하지 않으면 조씨부인이라는 캐릭터를 잘 살릴 수 없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어 "조씨부인은 한땀 한땀 장인 정신으로 완성해야 하는 캐릭터였고, 되게 어려웠다. 조씨부인의 진짜 마음은 무엇인지에 대해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숙제처럼 풀어나갔다. 어렵지만 또 재밌었다"고 밝혔다.
지창욱은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을 연기한다. '조원'은 출중한 외모를 지닌 명망 높은 가문의 인재지만, 어린 시절부터 마음을 터놓고 서신을 주고받던 '조씨부인'과 연락이 끊긴 후 쾌락과 재미만을 좇으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지창욱은 출연 계기에 대해 "'위험한 관계'라는 원작이 가진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과 관계가 굉장히 흥미로웠다"며 "이 작품을 2026년에 새롭게 재해석해 시리즈로 만든다는 점도 흥미롭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정지우 감독님과 작업한다는 점도 기대가 컸고, 손예진 선배님과 나나 씨와 함께 연기한다는 것도 굉장히 기대됐다"며 "색깔이 전혀 다른 두 배우와 호흡을 맞춘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굉장히 재미있는 경험이자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연기 과정에 대해서는 "최대한 상대 배우에게 집중하려고 했다"며 "감정선이 워낙 미묘하고 어려워서 길을 잃는 순간에는 늘 감독님을 쳐다보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잘 이끌어주셨다"고 덧붙였다.

'조씨부인'과 '조원'의 내기에 얽히며 삶의 변화를 겪게 되는 청상과부 '희연'은 나나가 연기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필모그래피 사상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다.
나나는 출연 계기에 대해 "오래전부터 정지우 감독님의 팬이었다. 감독님이 연출하는 사극 '스캔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희연은 제가 지금까지 배우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보여드리지 않았던, 제 안에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는 성격과 닮은 인물이었다"며 "그런 부분을 제 모습 그대로 대입하면 잘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 "손예진, 지창욱 선배님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영광이었다. 여러 기대감을 안고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나나는 희연과 자신의 어린 시절이 닮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년 시절의 저는 소극적이고 내성적이었다. 부모님의 그늘 아래에서 세상을 무서워하고 사람들을 경계하며 살아왔던 기억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희연과 닮아 있는 어린 시절의 성격을 다시 떠올리면서 연기하려고 했다"며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인물의 감정을 비교적 수월하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해한 희연의 감정을 최대한 솔직하고 투명하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지우 감독은 세 배우의 캐스팅에 대해 "선택한 게 아니라 선택을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손예진 배우와 '조씨부인'을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첫 번째였다. 이야기 전체를 어깨에 얹고 그 캐릭터를 믿게 만들어서 이야기를 책임지는 힘이 슈퍼히어로 같다.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나 라는 생각을 매번 느꼈다. 이 어려운 역할을 꼭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지창욱 '조원'이라는 캐릭터가 다정한 남자여야 했다. 이전 작품에서 지창욱 배우가 다정한 성격을 연기할 때 정말 좋았다. 그래서 함께 작업하고 싶었는데 유머까지 한 스푼 더해줘서 감사했다"며 "나나 배우는 이 캐릭터가 소위 말하는 전통적인 여인상으로부터 벗어나 있기를 원했다. 썩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캐릭터를 믿게 만드는 힘에 감탄하면서 작업했다"고 밝혔다.
한편 '스캔들'은 오는 1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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