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이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잇따라 입장을 내고, 작품에 대한 비판이 제작진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번지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1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싸고 작품의 내용과 표현, 제작 과정 등에 관한 다양한 의견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영화와 문화예술 작품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비판이 자유롭게 이뤄지는 것은 자연스럽고 필요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역사적 사건이나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의 경우 관객의 관점과 해석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이 제기될 수 있으며, 이러한 다양한 목소리는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협회는 "작품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제작 과정이나 참여 창작자와 관련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거나 작품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제작사와 감독, 배우, 스태프 등 개별 창작자에게 과도한 비난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는 수많은 창작자와 제작진이 오랜 시간 협업해 완성하는 문화적 창작물"이라며 "실제 사건이나 역사적 소재를 다루는 극영화 역시 관련 기록과 자료를 바탕으로 하면서 극적 구성과 영화적 상상력이 결합돼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암살자(들)' 제작진 역시 해당 작품이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여러 기록과 자료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최근 제기된 제작 및 투자와 관련한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공개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특정 역사적 해석이나 사회적 주장에 대한 판단, 특정 입장에 대한 지지가 이번 입장문의 취지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하나의 작품을 둘러싼 논의가 작품에 대한 평가의 범위를 넘어 제작사와 감독, 배우, 스태프 등 영화 제작에 참여한 개인에 대한 공격이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의 확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한국영화의 건강한 제작 환경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한국영화가 앞으로도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기 위해서는 관객의 자유로운 평가와 비판이 보장되는 동시에, 창작자들 역시 과도한 외부 압력에 대한 우려 없이 창작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며 사실에 근거한 비판과 창작자에 대한 존중을 당부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도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비슷한 우려를 나타냈다.
조합은 "역사적 사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듯,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며 그에 따른 평가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며 "영화에 대한 공감과 비판이 건강한 논쟁으로 펼쳐지는 것, 이것이 예술로서 영화의 존재 가치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의 논쟁이 작품에 대한 비판을 넘어 제작사와 감독, 배우와 스태프 등 영화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한 위협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조합 역시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 중 어느 한쪽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며, 관객에게 이를 요구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창작과 표현의 자유는 우리 모두가 오랫동안 싸워서 얻은 소중한 가치이며 비판 역시 표현의 자유의 한 부분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작품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개인의 신상과 가족 관계를 공개하거나 관련 개인과 기업·단체의 정상적인 활동을 압박하는 행위는 정당한 비판의 범위를 벗어나며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프로듀서조합은 영화 참여자 개인에 대한 비방과 협박, 사생활 거론, 신변의 안전과 생업을 위협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의 유포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영화에 대한 평가는 분명 관객의 몫"이라면서도 "이것이 창작자를 위협하고 영화 제작과 상영을 위축시키는 공격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두 단체 모두 '암살자(들)'을 둘러싼 작품에 대한 평가는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논쟁이 제작진 개인에 대한 비방과 위협, 확인되지 않은 정보의 확산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암살자(들)'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영화다. 지난달 23일 개봉 이후 극 중 일부 설정을 두고 정치권과 관련 단체 등에서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의 여파는 출연 배우들에게까지 번졌다. 한 보수단체 대표는 주연 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 집회를 신고했다고 밝히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해 논란을 키웠다. 결국 제작사 측은 최근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이번 결정은 작품에 참여한 이들을 보호하고, 현장을 찾으실 관객 여러분과 극장 관계자들에게 미칠 영향을 함께 고려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부산국제영화제, 무대인사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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