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에프엑스(f(x))가 데뷔 10주년과 함께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3년이라는 긴 공백기로 팬들을 애태웠던 상황은 사실상 해체로 이어졌다. 더이상 보기 힘들 에프엑스의 완전체 활동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에프엑스는 2009년 9월 싱글 '라차타(LA chA TA)'로 데뷔,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활동 기간 동안 '츄(Chu~♡)', 'NU 에삐오', '피노키오', '핫 서머(Hot Summer)', '일렉트릭 쇼크(Electric Shock)', '첫 사랑니', '레드 라이트(Red Light)', '포 월즈(4 Walls)'등 다수의 히트곡을 남기며 사랑받았다.
에프엑스는 청순 혹은 섹시 같은 걸그룹의 전형을 벗어나 자신들만의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독특한 콘셉트와 개성 있는 음악은 '에프엑스답다'는 단어가 아니고서는 표현하기 힘들었다. "독창적 별명 짓기 / 예를 들면 꿍디꿍디" 같은 난해한 가사들도 에프엑스이기에 가능했다. 다소 비주류스러운 음악들 탓에 범대중적인 인기를 누리진 못했지만,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가요계에서 독보적인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데뷔 초부터 일렉트로닉 기반 댄스 음악을 고수한 에프엑스는 줄곧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평단과 대중의 고른 지지를 받는 그룹이었다. 이들은 2011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2013년에는 해당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에프엑스는 해외에서도 K팝 신에서 존재 가치와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2017년 미국 빌보드는 에프엑스에 대해 "지난 10년간 K팝 걸그룹 신(scene)에서 볼 수 없었던 전무후무한 그룹"이라며 "자신들을 다른 그룹과는 확고하게 차별화시켰으며, 획기적인 면모와 동시에 K팝의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다가가기 수월한 그룹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 차례 위기도 있었지만 음악으로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전 멤버 설리가 탈퇴하며 4인조 재편된 에프엑스는 이듬해 정규 4집 '포 월즈(4 Walls)'를 발표하며 새로운 서사를 써 내려갔다.
이후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약 3년간 긴 공백기가 이어졌다. 빅토리아는 중국 활동, 루나와 엠버는 솔로 활동, 크리스탈은 연기 활동 위주로 팀이 운영되며 자연스레 자연스레 해체설이 나돌기도 했다.
지난달 3일 일본에서 개최된 'SM타운 라이브 in 도쿄 콘서트' 무대는 에프엑스 컴백을 잠시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날 비록 빅토리아를 제외한 엠버, 루나, 크리스탈 3인조로 무대에 올랐지만, 오랜만에 솔로가 아닌 팀으로 뭉친 모습은 팬들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지난 1일 엠버, 5일 루나가 계약 만료로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빅토리아는 SM과 새로운 방식의 협업을 논의 중이다. SM은 향후 에프엑스의 활동에 대해 "멤버들과 논의 하에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해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에프엑스 데뷔 10년이 지났지만 에프엑스와 비슷한 색깔의 걸그룹은 여전히 없다. 네 멤버의 조합과 특유의 콘셉트, 음악성을 대체할 걸그룹이 다시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많은 음악 팬들이 에프엑스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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