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출신 팝스타 위켄드(The Weeknd)가 8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내면의 붕괴를 지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그의 여정에 한국 팬들은 '떼창'으로 족적을 남겼다.
위켄드는 7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8 위켄드'를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2018년 이후 8년 만의 내한이자 스타디움 투어 '애프터 아워스 틸 던'(After Hours Til Dawn)의 일환으로, 이날과 8일 양일간 약 10만 8천 석 전석이 매진됐다.
이날 위켄드는 자신의 시그니처 아이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메탈 마스크를 착용하고 무대에 등장해 오프닝 곡 '뱁타이즈드 인 피어'(Baptized in Fear)를 열창했다.
이후 '오픈 하츠'(Open Hearts), '웨이크 미 업'(Wake Me Up), '애프터 아워스'(After Hours), '스타보이'(Starboy), '하트리스'(Heartless), '페이스'(Faith), '크라이 포 미'(Cry for Me) 등의 히트곡을 연달아 부른 위켄드는 곡 중간에 "한국, 여기는 고양시"라는 애드리브를 넣어 관객들을 환호하게 했다.
마스크를 벗은 위켄드는 관객들을 향해 웃으며 "나도 사랑한다. 정말 보고 싶었다. 뷰티풀 코리아(아름다운 한국)"라고 말했다. 이에 관객들이 더 큰 소리로 환호하자 위켄드는 자신의 몸을 감싸는 제스처를 하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2018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첫 내한 공연 당시를 언급하며 "여러분과 나는 특별한 관계다. 제 커리어 사상 첫 스타디움 공연이 한국에 열린 사실을 알고 있냐. 그때 여러분이 내게 엄청난 사랑을 줬고, 오늘 이곳 한국 고양에서도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위켄드는 "고양 준비됐냐. 한국 준비됐냐"고 외치며 공연장의 열기를 끌어올렸고, 관객들은 모든 곡마다 '떼창'으로 화답했다.
공연에 진심을 다하기로 소문난 위켄드는 이번 내한 공연의 무대 구성과 연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엄청난 규모의 불기둥과 폭죽,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다채로운 스크린 연출 등은 그가 이번 공연에 들인 공을 여실히 느끼게 했다.
메인 스테이지 외 십자 모양의 돌출 무대도 압권이었다. 두 개의 스테이지를 더 구성해 관객들과 최대한 가까이에서 호흡한 것. 특히 이 돌출 무대에는 일본의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소라야마 하지메가 디자인한 12m 높이의 대형 은빛 로봇 조각상 '소라야마 로봇'(Sorayama Robot)이 설치돼 압도적인 볼거리를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강렬한 원색 위주의 조명 연출과 레이저, 사제들을 연상시키는 댄서들의 퍼포먼스는 위켄드의 음악과 어우러져 장관을 완성했다.
또한, 메인 스테이지에 설치된 파괴된 도시, 무너진 건물들은 단순한 배치가 아니라 그의 고향인 캐나다 토론토, 미국 뉴욕 등을 모티브 삼았다. 디스토피아 혹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떠올리게 하는 이 조형물들은 겉으로 보기엔 그럴싸하지만 실상은 무너져내린 인간의 내면을 형상화한 것으로, 모든 것이 붕괴되어야만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그만의 서사를 담았다.
엄청난 수의 메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세트리스트도 그 어느 공연보다 알차게 꾸려졌다. 약 2시간 동안 위켄드는 '캔트 필 마이 페이스'(Can't Feel My Face), '더 힐스'(The Hills), '타임리스'(Timeless), '아웃 오브 타임'(Out of Time), '아이 필 잇 커밍'(I Feel It Coming), '다이 포 유'(Die for You), '콜 아웃 마이 네임'(Call Out My Name), '세이브 유어 티어스'(Save Your Tears), '레스 댄 제로'(Less Than Zero), '블라인딩 라이츠'(Blinding Lights) 등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히트곡 40곡을 쉬지 않고 열창했다.

팬 서비스도 유쾌했다. 위켄드는 공연의 시작부터 다수 곡의 중간 부분을 '코리아'로 개사해 한국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고, 식지 않는 열기를 내뿜는 팬들을 향해 "내가 여러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해할 수 있냐"고 묻기도 했다. 팬들의 함성이 터지면 손가락 하트를 그리거나 자신의 몸을 감싸는 제스처를 하며 감동과 감사를 표했다.
그는 '아웃 오브 타임', '아이 필 잇 커밍', '다이 포 유' 등으로 이어진 메들리에서 관객들과 더욱 가깝게 소통했다. 특히 '아웃 오브 타임'을 부를 때는 무대 밑으로 직접 내려가 꽤 오랜 시간을 머물며 스탱딩석 관객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고 포옹하는 시간을 가졌다. 위켄드 투어의 백미로 꼽히는 '관객이 아웃 오브 타임 후렴구 대신 부르기'도 적극적인 관객들의 호응과 웃음 속에 유쾌하게 이뤄졌다.
공연 말미 위켄드는 "한국에 꼭 돌아올 거라고 약속하겠다. 곧, 곧 돌아오겠다"고 다음을 기약해 엄청난 함성을 받았다.
앙코르로는 위켄드가 2011년 발매한 '하우스 오브 벌룬스'(House of Balloons)와 '모스 투 어 플레임'(Moth to a Flame)이 선곡돼 공연장에 울려퍼졌다.
한편 위켄드의 이번 '애프터 아워스 틸 던' 투어는 2022년 7월부터 153번의 공연, 누적 관객 약 750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남성 솔로 아티스트 중 최고 수준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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