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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모은 돈 30시간 버스 타고 국경 넘어…방탄소년단 투어는 "문화적 순례길"외신 보도[K-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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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투어는 '문화적 순례길"....공연 안열린 에콰도르 볼리비아팬들 국경넘어 페루로 달려와

6년 동안 한 푼 두 푼 모은 돈을 들고, 버스를 몇 번이나 갈아타며 30시간을 달렸다. 방탄소년단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방탄소년단(BTS·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공연을 끝으로 월드투어 '아리랑'의 남미 일정을 마무리했다.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콜롬비아 보고타, 페루 리마, 칠레 산티아고,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브라질 상파울루 등 5개국 14회 공연을 모두 매진시키며 85만 3000명의 관객을 만났다. 외신은 그 숫자를 채운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미국 매체 라틴타임스는 이번 남미 투어를 두고 "대륙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문화적 순례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 매체는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가 소개한 팬 마리아 크루스 마마니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6년 동안 돈을 모았고, 여러 대의 버스를 갈아타며 30시간 가까이 이동해 산티아고 공연장에 닿았다. 라틴타임스는 칠레 공연의 가장 낮은 가격대 티켓조차 "안데스 지역의 많은 노동자에게는 몇 주 치 월급"이라며 그렇게 모은 팬들의 정성을 말했다.

공연이 열리지 않는 나라의 팬들은 국경을 넘었다. 페루 통상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리마 공연을 찾은 외국인 관객 가운데 가장 많은 27.9%가 에콰도르에서 왔다. 이번 투어 일정에서 빠진 나라다. 멕시코(12.2%)에 이어 3위(10.6%)는 볼리비아였다. 바다가 없는 내륙국이자 역시 공연이 없는 볼리비아의 팬들도 국경을 넘어 리마로 향한 것이다. 라틴타임스는 "그런 사정도 볼리비아 아미를 전혀 막지 못했다"며 부모와 함께 온 팬들은 이 여정을 고생이 아닌 '가족의 추억'으로 여겼다고 전했다.

리마 공연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사흘간 15만 1500명이 몰려 페루 정부가 예상한 5만 명의 세 배를 기록했다. 리마 상공회의소는 최대 2억 솔(약 800억 원)의 경제 효과를 추산했다. 현지 팬들은 2만 5000건 넘는 참여 신청을 모아 해안가 코스타 베르데에서 방탄소년단을 위한 드론쇼를 열기도 했다.

칠레에서는 공연이 무산될 뻔했다. 지난 7월 칠레 국립스포츠연구소가 산티아고 국립경기장 사용 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이다. 이미 20만 장 가까운 티켓이 팔린 뒤였다. 팬들은 보라색 현수막을 들고 대통령궁까지 행진했고, 결국 3주 만에 허가가 다시 났다. 그렇게 지켜낸 공연에서 RM은 '아리랑'을 함께 부른 칠레 관객들을 "최고"라고 불렀다.

현장의 열기는 외신의 공연 리뷰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영국 음악 매체 클래시는 아르헨티나 공연을 두고 "열정적인 팬덤 때문에 마치 축구 경기를 앞둔 것 같았다"며 "관객 함성이 너무 커서 제작진이 마이크와 스피커 볼륨을 올려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5만 3000명이 한국 민요 '아리랑'을 한국어로, 한목소리로 따라 불렀다"며 "음악이 문화를 얼마나 가깝게 만드는지 보여준 강렬한 순간"이라고 썼다.

라틴타임스는 "방탄소년단에게 중남미는 더 이상 변방 시장이 아니다"라고 정리했다. 실제로 미국 음악 데이터 업체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정규 앨범 '아리랑' 발매 후 8주간 전 세계 스트리밍에서 중남미가 차지한 비중은 27%로, 전 세계 지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멤버들도 그 마음을 알고 있었다. 제이홉은 상파울루 마지막 공연에서 "자주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남미는 우리가 가장 기대한 일정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지민은 공연 후 위버스 라이브에서 "이 기억을 안고 잘 준비해서 다음에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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