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벵거 감독이 뿔났다'
아르센 뱅거(63) 감독이 오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열릴 '2012~13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레딩전을 앞둔 가운데 15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다. 최근 성적 부진의 이유 때문이었다. 기자회견 내내 벵거 감독을 향한 추궁과 비판이 주를 이뤘다.
아스널은 지난 12일 '2012~13 시즌 캐피털 원 컵' 8강전에서 4부 리그 팀인 브래드포드와 연장 승부차기(2-3)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했다. 또 리그에서는 6승(6무4패,승점 24점)에 그치며 선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 차가 15점으로 벌어졌다. 아스널이 리그 초반 16경기에서 승점 24점을 기록한 것은 뱅거 감독 부임 이후 16년 만에 최악의 성적이다. 아스널은 2004-05 시즌 FA컵 우승 이후 7년간 무관의 세월을 보냈지만 올해에도 우승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이유들로 이날 벵거 감독을 향한 기자들의 압박 질문이 이어졌다. 우선 4부 리그 팀인 브래드포트전 패배에 대해 벵거 감독은"그들은 위건도 이긴 팀이다.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점을 만들어 연장까지 끌고 갔다. 연장 30분에 차이를 만들지 못해 아쉽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벵거 감독은 최근의 성적 부진에 대해 "올해 우리 팀은 리빌딩을 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도 우리는 13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현재의 결과에는 완전히 만족하지 않지만 시즌이 끝나기 전 우리는 분위기 반전을 이룰 것이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압박 질문은 계속 됐다. 한 기자가 "지난 3~4년 사이에 영입한 선수들이 실망스럽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기자가 언급한 선수들은 박주영(27,대한민국)을 비롯해 마루앙 샤막(28,모로코), 제르비뉴(25,코트디부아르), 세바스테안 스킬라치(32,프랑스), 안드레 산토스(29,브라질)였다. 이 기자는 "이 선수들 중 일부는 큰 돈을 들여 영입했다. 박주영에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그것은 다소 지나친 상황이 아닌가"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벵거는 "누구한테 큰 돈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제르비뉴? 그는 8백만 파운드짜리다. 제르비뉴는 좋은 선수다. 그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이 자리에서 하고 싶지 않다. 샤막이 대형 영입이라고? 그는 공짜였다. 스킬라치? 그 역시 거의 공짜였다"며 "우리의 스쿼드가 결코 수준이 낮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세계적인 선수들이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끈질긴 질문은 계속 됐다. 한 기자는 "현재 아스널은 프리미어 리그에서 4번째로 많은 임금을 지출하고 있다. 제르비뉴와 샤막은 큰돈을 받고 있다. 그들이 받는 주급만큼의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지불한 돈에 비해 선수들이 제 몫을 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었다.
벵거는 "그 선수들은 충분히 제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챔피언스리그에도 진출했다. 그들은 그만큼의 돈을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 우리는 치열한 경쟁 속에 살고 있다. 맨유와 맨시티, 첼시 등은 우리 팀보다 더 높은 돈을 지불한다"고 답하며 선수들을 감쌌다.
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냉정함을 유지하던 벵거는 막판에 결국 폭발했다. 끝으로 한 기자가 "오는 1월에 열릴 이적 시장에서 대형 영입을 할 수 있느냐. 또 대형 영입을 할 것인가?"라고 귀찮게 물었다. 앞으로 어떤 전력 보강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벗어날 것이냐는 비난 섞인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벵거는 "대형 영입이란 것이 대체 어떤 것이냐"고 되물으며 기자들을 향해 "그렇다면 우리는 리오넬 메시를 영입하겠다. 모두를 놀라게 하겠다"며 비교적 강한(?) 농담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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