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94 미국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김호(70) 감독이 대한축구협회(KFA)의 부조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호 감독은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홍명보 감독 사퇴 및 KFA의 현 주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밝혔다. 김호 감독은 모든 걸 뒤엎고 새 판을 짜야한다고 주장했다.
김호 감독은 "협회라는 곳은 대표팀을 도와야하는 곳이다. 하지만 현재 KFA는 감독 위에 군림하고 있다. KFA에 있는 관계자들은 30년간 그 주변을 맴돌며 한국 축구의 풀뿌리를 다 망가트리고 있다"라며 비판했다.
이어 "지금 KFA 기술위원들 중에는 고등학교 지도자들이 많다. 기술위원회는 한국 최고의 감독을 뽑는 자리다. 기술위원들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고등학교 지도자들이 프로나 지금 대표팀 수준은 아니다"라며 기술위원 선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고등학교 지도자들이 기술위원으로 뽑히는 이유에 대해선 "말 잘 듣고, (고위 관계자들)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고. 그러면 편하지 않나. 오랫동안 지금의 시스템이 가능하도록 해왔기 때문에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호 감독은 "홍명보 감독의 사퇴는 그냥 꼬리 몇 센티 자른 것 밖에 안 된다. 사실 몇 센티도 아니다. 사람을 다 바꿔서 새로운 틀을 짜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지도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KFA 행정가들이 스스로 들고 나와야 한다"며 KFA의 전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호 감독은 "정몽규 회장과 언론 전체가 앉아 현 KFA의 문제점을 논의해야 한다. 지금 프로리그도 다 엉망이 됐다"며 "지금도 초등학교나 중학교, 고등학교는 국가나 협회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물품도 하나 살 수 없고 공도 하나 못 산다. 제도적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후배인 홍명보 감독에게는 "좋은 경험을 했으니까 재충전해서 다시 일어나라. 자기의 명예를 걸고 다시 국가에 이바지하기를 바란다"며 애정 어린 조언을 보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김호 감독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홍명보 사퇴는 꼬리 자르기일 뿐" "김호 감독의 말씀..속이 다 시원하다" "홍명보 감독, 김호 감독의 조언처럼 다시 재기하길" "홍명보 감독도 결국은 피해자다. 김호 감독님의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김호 감독의 발언 지지합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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