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23,토트넘)이 영국으로 건너가면서 한국에 다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 축구 팬들은 과거 박지성(34,은퇴)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진출했던 시절의 향수를 느끼고 있다.
최근 4경기 3골. 손흥민이 토트넘 이적 후 3골을 터트렸다. 한국은 물론, 영국 현지 팬들과 언론도 손흥민의 맹활약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홈 데뷔전부터 손흥민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서막은 '2015~16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카라바크 FK(아제르바이잔)와의 조별리그 J조 1차전. 이날 손흥민은 2골을 몰아치며 팀의 3-1 완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의 멀티골에 영국 현지의 시선도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틀 후 벌어진 20일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2015~16' EPL 6라운드 홈경기. 상대 팀 크리스탈 팰리스에는 또 다른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이청용이 뛰고 있었다. 손흥민은 선발 출전했고, 이청용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손날두'라는 그의 별명이 말해주듯이 손흥민의 최대 장점은 스피드다. 빠른 발을 이용한 측면 돌파는 그를 보는 축구 팬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또 측면에서 공을 잡고 있다가 중앙으로 치고 들어온 뒤 시도하는 강력한 슈팅, 문전에서 수비수 한두 명을 가볍게 제친 뒤 유효 슈팅으로 연결하는 것도 손흥민이 가진 장점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손흥민이 갖고 있는 이런 장점들이 모두 발휘됐다. 손흥민이 팀 공격을 이끈다는 표현이 맞았다. 화룡점정은 후반 22분이었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왼쪽 대각선 지점에서 때린 통렬한 왼발 슈팅이 상대 골키퍼 가랑이를 지나 골문에 그대로 꽂혔다. 결승골이었다. 토트넘은 이 한 골을 잘 지킨 끝에 1-0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2경기 연속골.3경기 3골. 손흥민은 리그 데뷔 2경기 만에 EPL 6라운드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올 시즌 EPL 최고 시청률(2.318%)도 이 경기에서 나왔다. 그의 맹활약에 영국 현지 언론도 찬사를 보냈다. 각종 매체들은 '손'샤인(shine), 슈퍼 '손'데이(Son day)라는 헤드라인을 뽑으며 그의 활약을 알렸다. 영국 언론 미러는 손흥민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별명을 찾기 위한 온라인 팬 투표(What should Son Heung-Min's nickname be?)까지 실시했다. 24일 기준 1위는 Here comes the 'SON'.
앞서 EPL 무대를 누빈 한국인은 박지성을 필두로 이영표, 설기현, 이동국, 김두현, 조원희, 이청용, 박주영, 기성용, 지동원, 윤석영, 김보경을 비롯해 손흥민까지 총 13명. 하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미드필더 혹은 측면 수비수였다. '축구의 꽃'이라고 불리는 골과는 다소 거리가 먼 포지션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손흥민은 골을 많이 터트리는 공격수다. 수비 뒤쪽 공간이 많이 나오는 EPL, 그리고 EPL 특유의 빠른 템포, 분데스리가보다 훨씬 빠르게 공수 전환이 이뤄지는 EPL이 손흥민에게 더 어울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정신없이 빠르게 움직이는 축구가 재미있는 법이다. 손흥민이 EPL을 향한 뜨거운 열기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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