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덧 메이저리그도 구단 별로 스프링캠프를 맞이하게 됐다. 시즌 개막까지는 불과 한 달 반 정도의 시간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대부분의 팀들은 전력보강을 마무리 지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이 가장 성공적인 오프시즌을 보낸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구단으로 각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보스턴 레드삭스를 꼽았다.
ESPN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오프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낸 팀들과 그렇지 못한 팀을 구분했다. 이 중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성공적인 오프시즌을 보낸 팀으로는 잭 그레인키(33), 셸비 밀러(26)를 영입한 애리조나가 선정됐다.
ESPN은 "애리조나는 오프시즌 동안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줬다"면서 "지난해 10월만 하더라도 누가 감히 애리조나가 그레인키를 영입하고, 밀러를 데려오는데 댄스비 스완슨이라는 드래프트 전체 1번 유망주를 내줄 것으로 생각했겠는가. 물론 이들의 행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약간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애리조나는 토니 라루사 사장과 데이브 스튜어트 단장의 주도 하에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가 양분하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짧은 시간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변모했다"고 애리조나를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ESPN이 언급한 대로, 애리조나는 지난해 12월 5일, 다저스에서 옵트아웃을 선언한 그레인키와 6년 2억 650만 달러의 매머드급 계약을 맺었다. 이어 12월 9일에는 최고의 유격수 유망주로 평가받던 스완슨, 우완투수 애런 블레어, 외야수 엔더 인시아테를 내주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부터 밀러를 데려오는 트레이드까지 감행했다.
애리조나의 약점은 선발진이었다. 애리조나는 지난해 팀타율 0.264를 기록, 내셔널리그 팀 타율 부문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투수진, 특히 선발진의 위력은 타선의 위력에 미치지 못했다. 애리조나는 지난해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4.37로 내셔널리그 11위에 머물렀다. 라루사 사장과 스튜어트 단장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레인키를 영입하고, 3대1 트레이드를 통해 밀러를 영입하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줬다.
이들은 원투펀치로써 팀 선발진을 이끌어줄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먼저 그레인키는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12시즌 동안 142승 93패 평균자책점 3.35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다저스에서 보낸 지난 3시즌 동안은 무려 51승(15패)을 쓸어 담았고, 평균자책점도 겨우 2.30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19승(3패)을 거두며 1.66의 평균자책점(ML 전체 1위)을 기록한 만큼 리그를 지배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밀러는 2013년부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으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으나, 지난해에는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고 6승 17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는 승운이 지독하게 따르지 않았던 결과였다. 그는 지난해 205⅓이닝을 소화하며 3.0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타선의 지원 부족과 불펜의 방화만 아니었더라도 더 많은 승수와 더 낮은 평균자책점도 기대해 볼만 했었다.
애리조나는 예년과 달리 그레인키-밀러라는 확실한 원투펀치를 앞세워 시즌에 돌입하게 됐다. 내셔널리그 오프시즌 승자로 평가받은 이들이 정규시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가 오프시즌 승자로 선정됐다. 보스턴은 지난해 파블로 산도발(30), 핸리 라미레스(33)라는 걸출한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은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제 몫을 해주지 못했고, 선발진의 부진까지 겹치는 바람에 보스턴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그러나 보스턴은 이번 오프시즌에서 확실한 에이스인 데이빗 프라이스(31)를 영입하며 약점이었던 선발진 보강에 성공했다. 그리고 트레이드를 통해 리그 최고의 마무리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크렉 킴브럴(28)까지 데려오며 뒷문을 한층 더 두텁게 했다.
ESPN은 보스턴의 행보에 대해 "이들은 프라이스, 킴브럴을 데려오며 선발진과 마무리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데 성공했다"면서 "물론 산도발과 라미레스의 부활이 관건이지만, 단 한 번에 리그 최고의 에이스와 엘리트 마무리를 영입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스턴의 올 시즌은 어떨까. ESPN으로부터 성공적인 오프시즌을 보냈다고 평가받는 가운데, 보스턴이 지난해의 굴욕을 딛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패권을 차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ESPN은 애리조나에 이어 시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각각 오프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낸 내셔널리그 2, 3위 팀으로 선정했다. 아메리칸리그 2, 3위는 각각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시애틀 매리너스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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