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토록 바라던 메이저 대회 첫 우승 기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가 불의의 부상으로 교체를 당했지만, 동료들의 눈부신 투혼 덕분에 끝내 웃을 수 있었다.
포르투갈 축구 대표팀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4시 프랑스 생드니에 위치한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프랑스 대표팀과의 '유로 2016'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5분 터진 에데르의 극적인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 사상 처음으로 앙리 들로네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포르투갈은 유로 대회뿐만 아니라 메이저 대회서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감격을 누렸다. 종전까지 포르투갈은 자국서 열린 '유로 2004' 준우승이 역대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었다. '유로 2012'에서는 4강,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16강에 각각 그친 바 있다.
12년 전인 2004년. 당시 19세의 호날두는 결승전에서 그리스에 패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어느덧 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로 성장한 호날두는 16년 만에 절호의 우승 기회를 잡았다. 대망의 '유로 2016' 대회 결승전.
이날 호날두는 나니와 함께 투 스트라이커로서 포르투갈의 최전방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전반 8분, 경기장 중앙 지역에서 공을 잡을 호날두를 향해 파예가 다소 깊은 스탠딩 태클을 범했다. 파예의 거친 태클에 호날두가 왼 무릎을 움켜쥔 채 그 자리에 쓰러졌다.
호날두는 치료를 받은 뒤 경기장에 다시 들어왔으나 절룩이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전반 17분 더 이상 뛰지 못하겠다는 듯 그라운드 위에 주저앉았다. 호날두는 애써 흐르는 눈물을 참은 채 걸어서 벤치 쪽으로 향했다. 비록 부상을 당했지만 '포르투갈의 에이스' 호날두는 계속해서 경기에 뛰고 싶었을 터.
치료를 받은 호날두는 전반 20분 무릎에 압박 붕대를 감은 채 다시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그러나 역시 움직임이 원활하지 못했다. 전반 23분 역습 과정에서는 공을 잡고도 특유의 주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벤치를 향해 스스로 교체를 요청했다. 이어 주장 완장을 땅으로 힘차게 던졌다. 더 이상 뛰지 못한다는 분통함이 그를 감쌌다.
다시 주장 완장을 집어든 호날두가 나니에게 주장 완장을 채워준 순간. 결국 호날두는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아내고 말았다. 이어 들것에 실린 채 경기장에 빠져나오는 순간까지 그는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전반 25분 교체 아웃. 콰레스마 인. 들것에 실려 나오는 그를 향해 포르투갈 팬들은 물론, 프랑스 홈 팬들도 박수를 보냈다. 프랑스 데샹 감독도 들것에 실려 나가는 호날두를 툭 치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호날두는 경기장을 끝까지 떠나지 않았다. 팀이 연장에 돌입하자 그라운드로 나온 뒤 동료들을 꼭 껴안으며 격려했다. 그리고 연장 후반 5분 교체 투입된 에데르가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렸다. 그리고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다시 한 번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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