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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강연' 감정 북받친 박현준 "승부조작, 제 이름 더 안 나오길…"

'속죄 강연' 감정 북받친 박현준 "승부조작, 제 이름 더 안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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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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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조작으로 영구 제명됐던 前 LG 트윈스 투수 박현준(31)이 야구 후배들 앞에 섰다.


그는 이야기 도중 감정이 다소 북받친 듯 제때 말을 이어가지 못하기도 했다. 결국 예정된 강의 시간인 30분을 채우지 못한 채 10분 만에 강연을 마쳤다. 이어 카메라와 후배들의 시선을 피하고 취재진과의 인터뷰도 사양한 채 서둘러 강의장을 빠져나갔다.


KBO는 13일 오전 11시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2017년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딛는 신인선수(육성선수 포함) 약 160명을 대상으로 '2017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했다.


올해 신인 오리엔테이션에는 '살아있는 전설' 이승엽(삼성)이 강연자로 나서 선수로서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 체력 관리 방법 등을 후배들에게 들려줬다.


이어 승부 조작 방지를 위한 교육을 위해 前 LG 트윈스 투수 박현준이 강연자로 나섰다. 박현준은 후배들이 자신의 나쁜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천천히 말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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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하게 마이크를 잡은 박현준은 "KBO에서 부정 방지에 대한 교육을 요청받았을 때 '왜 제가?'라고 물었다.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고민 끝에 나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2009년 저도 여러분들처럼 교육을 받았지만, 이렇게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 저를 보고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박현준은 "여러분들이 유니폼을 입고 오래 야구를 하면 좋겠다. 승부조작은 되게 가까이 있다"면서 "그걸 뿌리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준은 "부모님을 생각하면 유혹에 빠지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여러분 모두 힘들게 운동했을 거라 생각한다. 다들 부모님들께서 힘들게 뒷바라지 해주시지 않았는가"라고 되물었다. 다소 감정이 북받친 듯 그의 눈에는 살짝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박현준은 "(승부 조작 후) 저도 많이 후회했다. 왜 그랬을까"라면서 "여러분들은 저 같은 후회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분위기를 무겁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무거워졌다"고 털털하게 웃어 보이며 주위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기도.


박현준은 "여러분들 학교 다닐 때 '직구 하나 던져줄게, 너 쳐봐'고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것도 하면 안 된다. 대학 진학을 위한 예선 경기를 할 때 우리가 지면 저쪽이 올라가고… 이런 것도 하면 안 된다. 그게 아무렇지도 않은 게 아니다. 운동선수라면 정정당당하게 해서 이기고 지고 해야 한다. 우리나라 아마추어에서는 민감한 이야기지만 이런 일들이 있지 않은가. 이런 것들이 꼭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그는 "이제 언론에 제 이름 좀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 되게 불편하다. 유창식 선수도 있었고…. 그런 이름들이 언급될 때마다 (제 이름도 함께 언급되는 게) 되게 불편하다. 이제는 언론에 제 이름이 안 나오게끔 부탁 드리겠다"라고 자신의 발언을 마무리 지은 채 강연장을 서둘러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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