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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의 MLB산책] 류현진이 방심못할 다저스의 '선발 오디션'

[장윤호의 MLB산책] 류현진이 방심못할 다저스의 '선발 오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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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LA 다저스)이 마침내 어깨수술에서 돌아온 뒤 첫 승을 올리는 감격을 맛봤다. 1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5⅓이닝동안 탈삼진 9개를 솎아내며 3안타와 3볼넷으로 1실점하는 호투로 시즌 5번째 등판 만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복귀 첫 승을 따냈다.


지난 2014년 9월1일 샌디에이고 펫코팍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7이닝동안 4안타 1실점으로 막고 그해 시즌 14승째를 올린 뒤 무려 973일 만에 맛본 값진 승리다. 또한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승리한 것은 같은 해 7월14일 역시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6이닝 2안타 무실점 10탈삼진 역투로 그해 시즌 10승째를 올린 이후 1천22일만이다. 류현진으로선 생애 통산 29번째 빅리그 승리(포스트시즌 1승을 보태면 통산 30승)가 어깨수술 후 끝이 보이지 않던 긴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와 얻어낸 것이기에 정말 ‘기념비적’이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는 영원히 기억에 남을 승리였다.


하지만 이날 승리는 류현진에게 기념비적인 것일지언정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 류현진으로선 오랜만에 거둔 첫 승의 기쁨을 가능한 빨리 잊고 계속 ‘페달’을 밟아야 한다. 시범경기 동안 치열한 경쟁을 뚫고 개막전 선발진에 오르는데 성공했지만 선발 경쟁은 현재도 계속 진행형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지금 류현진이 처한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더 만만치 않다는 것은 2일 현재 ESPN의 다저스 스케줄에 올라있는 예상 선발투수들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2일(현지시간 1일) 경기에 커쇼가 나서는 것을 시작으로 3일 알렉스 우드, 4일 훌리오 우리아스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3연전에 선발 등판 예정이고 이어 6일부터 시작되는 샌디에이고와 3연전에는 마에다 겐타, 브랜든 맥카시, 커쇼가 선발로 이름이 올라있다. 류현진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ESPN은 현지날짜로 5월16일 경기까지 두 차례 더 선발로테이션이 도는 동안에도 모두 커쇼-우드-우리아스-마에다-맥카시의 5인 선발 체제가 가동될 것으로 예상했다. 류현진의 이름은 아무 데도 없다.


알렉스 우드./AFPBBNews=뉴스1

이런 ESPN의 예상 선발진은 이걸 채워넣은 한 기자의 개인적인 예상인 것 같고 공식적인 것은 아니다. 다저스에선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 어떤 공식 결정도 나온 것이 없다. 오히려 지금까지 구단에서 나온 말이 있다면 이번 주말 샌디에이고 원정까지는 6인 로테이션을 간다는 것이었다. 이 경우 8일 경기(현지시간 7일)에 커쇼가 아니라 류현진이 등판한다.


하지만 이 경우 경기가 없는 날 때문에 에이스 커쇼의 등판 간격이 일주일까지 벌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커쇼같은 에이스를 일주일에 한 번만 등판시키는 것은 팀이 원하는 바도 아닐뿐더러 시즌 중에 그렇게 오래 쉬는 것은 그의 피칭 리듬을 망가뜨릴 위험도 있어서 다저스로선 결코 달갑지 않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미 6인 선발체제는 임시방편일 뿐 곧바로 다시 5인 선발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분명한 것은 ESPN의 이런 예상이 나왔을 만큼 앞으로의 선발경쟁이 류현진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선발경쟁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은 비단 류현진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지금 다저스 선발투수 중 다치지 않는 한 확실하게 시즌 내내 선발자리가 보장돼 있는 선수는 커쇼 한 명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다저스의 선발경쟁 상황을 살펴보면 그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지난달 말 애지중지 키우는 최고의 유망주 우리아스를 콜업하면서 다저스의 선발 투수는 6명이 됐다. 우리아스는 지난달 28일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한 시즌 데뷔전에서 비록 승리를 얻지는 못했지만 6회 2사까지 4안타로 1점만을 내주는 탄탄한 피칭으로 빅리그 커리어를 발진시킬 모든 준비가 끝났음을 알렸다.


훌리오 유리아스. /AFPBBNews=뉴스1

그를 연장 스프링캠프에 남겨두고 시즌 데뷔를 늦춰가면서까지 차근차근 준비시켰던 다저스가 이제 준비가 됐다고 판단해 그를 빅리그에 올린 것이었고 우리아스가 이에 100% 응답한 것이기에 우리아스는 최소한 당분간은 선발진 잔류가 유력하다. 기껏 철저히 준비시켜 불러올린 뒤 그를 다시 마이너로 보내거나 불펜으로 보내는 것은 그의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다저스 입장에서 생각할 수 없는 옵션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아스가 올라올 시점에 다저스는 마에다의 부진한 출발에 대해 염려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우리아스를 콜업하면서 그때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마에다의 등판을 하루 뒤로 미뤘다. 마에다가 다음 등판에서 또 다시 부진을 보인다면 마이너로 내려가거나 불펜으로 갈 지 모른다는 소문이 돌았다. 마에다가 일본에서 보낸 8년을 포함, 지난 10년간 총 255경기에 등판한 가운데 구원투수로 등판한 적이 딱 한 번(루키였던 2008년) 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펜행 가능성은 희박했음에도 이런 소문까지 돌았다.


하지만 마에다는 지난달 29일 필라델피아전에서 7이닝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며 5안타 2실점의 인상적인 역투로 승리를 거두며 이런 소문을 잠재웠다. 아직도 올해 평균자책점은 6.58로 부진한 편이지만 지난해 32경기에서 175⅔이닝동안 탈삼진 179개를 솎아내며 16승11패, 평균자책점 3.48로 선발등판, 이닝, 탈삼진, 다승 부문에서 모두 팀 내 1위를 차지했던 마에다를 지금 시점에서 선발진으로부터 빼내기는 힘들어 보인다.


마에다 겐타. /AFPBBNews=뉴스1

4선발 맥카시는 어떨까. 마지막 등판에서 5이닝동안 8안타로 4실점하며 올 들어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맥카시는 올해 3승무패, 평균자책점 3.10이 말해주듯 전체적으론 커쇼에 이어 다저스에서 사실상 2선발 역할을 해 주고 있는 투수다. 더구나 왼손투수 일색인 다저스 로테이션에서 마에다와 함께 단 둘 뿐인 오른손 투수다. 맥카시 역시 선발진에서 쉽게 빼낼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그렇다면 남는 선수는 류현진과 우드 뿐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류현진은 첫 3번의 출격에서 홈런 6방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으나 마지막 두 번의 등판에선 1점씩만을 내주는 호투를 보이며 갈수록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 추세라면 앞으로 더욱 좋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드는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올 시즌 1승, 평균자책점 2.29의 빼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선발로 3경기, 불펜으로 2경기에서 나섰다. 하지만 어디에 놓아도 제 몫을 해내는 선수라는 점이 오히려 우드에겐 선발경쟁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류현진은 LA 에인절스와 올해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구원등판은 선발투수로서 준비하는데 적절하지 않다면서 이를 건너뛰고 불펜투구로 마지막 실전등판을 대신했을 정도로 완전한 선발요원이다. 결국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현 6선발 체제에서 우드가 빠져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경우는 불펜에서도 활용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지금 다저스의 상황은 커쇼를 제외한 모든 선발투수들이 선발 잔류를 위한 오디션을 보는 것 같은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 오디션 결과는 ‘심사위원’들을 심각한 고민에 빠뜨리고 있는 것 같다. 우드는 마지막 선발등판에서 샌프란시스코를 6이닝동안 단 77개의 공을 던지며 1안타로 영봉시켰다. 팀에서 그 자신도 몰랐던 투구수 제한을 걸어놓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더 잘 던졌을지 모른다.


리치 힐. /AFPBBNews=뉴스1

더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재 부상자명단(DL)에 올라있는 다저스의 ‘오리지널’ 2선발 리치 힐이 고질병인 손가락 물집 문제가 해결돼 조만간 팀에 복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그의 물집 부상이 계속 재발되고 있는 것을 고려, 한때 그를 손가락에 부담이 덜한 불펜으로 돌리는 안까지 고려했으나 결국은 그 생각을 접고 그가 선발투수로 복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따라서 힐이 돌아오는 순간부터 또 한 번의 선발진 조정이 불가피하게 된다.


여기에 다저스는 또 한 명의 선발투수가 DL에서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시범경기 막판 류현진과 5선발 자리를 다퉜던 스콧 캐즈미어는 현재 불펜투구 단계에 있는데 다저스는 전혀 그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는 느낌이지만 언제까지 그를 DL에만 남겨둘 수도 없다. 캐즈미어가 돌아와야 할 시점이 된다면 그 다음은 또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야말로 끝없는 경쟁이다.


올해 다저스 선발로테이션 경쟁 구도는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선발 자리는 5개뿐인데 선발투수는 현재만 6명, 조금 있으면 8명까지 늘어난 전망이다. 그나마 시범경기 때 선발요원으로 분류됐던 로스 스트리플링과 브록 스튜어트가 빠졌는데도 그렇다. 도대체 다저스가 과연 이 꽉 막힌 교통 혼잡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류현진이 또 이 엄청난 경쟁을 뚫고 올해 계속 선발진에 잔류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그의 컴백은 성공적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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