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의 우완 투수 김진영(27)이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28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서 5⅓이닝 4피안타 1탈삼진 3볼넷 1실점(1자책) 호투를 펼쳤다. 타선 지원이 부족한 탓에 승리 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팀의 2-1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김진영에게 뿌듯한 순간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키움의 거포 박병호(33)를 상대로 씩씩하게 공을 던져 5연타수 홈런 대기록을 저지했다. 박병호는 지난 27일 청주 한화전에서 홈런 4개를 퍼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한화에 악몽을 안긴지 하루 만에 박병호를 상대했지만, 김진영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1회초 박병호와 첫 번째 승부에서 볼넷을 내준 뒤 4회초 두 번째 대결에서 6구 승부 끝에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다.
경기 뒤 김진영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박병호 선배님이 전날 경기에서 4홈런을 쳤지만 의식하지 않았다. 투수라면 강타자와 승부에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박병호 선배님 같은 강타자를 한 번쯤 막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장타를 맞지 않고 주자도 내보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김진영은 박병호와 세 번째 승부를 펼칠 수도 있었다. 5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한 김진영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2번 선두 서건창(30)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3번 김하성(24)에게 2루타를 맞았다. 다음 타자는 4번 박병호. 이 때 한화 벤치는 김진영을 불펜 신정락(32)과 교체했다. 김진영과 박병호의 세 번째 대결도 무산됐다.
김진영은 "사실 박병호 선배님과 한 번 더 붙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코치진께서 마운드를 내려오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셨고, 나도 그 부분에 대해선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덕수고 출신의 김진영은 2010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지만, 메이저리그 진입에 실패한 뒤 국내로 복귀했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한화에 입단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당한 어깨 부상 때문에 좀처럼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2017년 3경기, 2018년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해도 지난 22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4이닝 1실점(1자책)을 기록한 것이 시즌 첫 등판이다.
하지만 앞으로 김진영은 한화 선발진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한용덕(54) 한화 감독은 김진영과 송창현(30) 가운데 한 명을 선발진에 남겨 놓겠다고 했는데, 김진영이 경쟁에서 앞선 모양새다. 송창현은 27일 6⅔이닝 6실점(6자책)으로 부진했다.
김진영은 "그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감독님을 비롯해 팀 전체에 죄송했다. 앞으로 기회를 주실 때마다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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