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 시속 156㎞ 빠른 공을 던지는 한화 이글스 우완 파이어볼러 정우주(19)가 메이저리그(ML) 스카우트뿐 아니라 김경문(67) 감독까지 홀렸다.
한화는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9-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5연승을 내달린 2위 한화는 70승 3무 48패로 올 시즌 70승 고지에 도달한 두 번째 팀이 됐다. 1위 LG 트윈스도 같은 날 NC 다이노스에 승리하며 여전히 4.5경기 차. 반면 시리즈 스윕을 당한 최하위 키움은 6연패에 빠지며 38승 4무 82패를 기록했다.
이날 양 팀 선발 투수들이 기대와 달리 부진했다. 키움 하영민은 3⅓이닝 11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8실점(7자책)으로 크게 무너지며 패배의 단초를 제공했다. 한화의 코디 폰세 역시 5이닝(99구) 7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2볼넷 1몸에 맞는 공) 9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6승을 거두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폰세는 개막 후 선발 16연승으로 자신이 세운 KBO 리그 최다 선발 연승 기록을 한 경기 더 늘렸다.
키움에도 경기를 뒤집을 기회가 몇 차례 있었다. 폰세를 상대로 1회말 1사 만루, 5회말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각각 1점씩을 뽑았다. 3-9로 7회말 무사 1, 2루도 좋은 기회였다. 조동욱이 흔들리며 박주홍과 송성문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한화 더그아웃은 마운드를 정우주로 교체했다.
이때부터 정우주의 삼진쇼가 시작됐다. 정우주는 임지열, 김웅빈, 루벤 카디네스를 상대로 최고 시속 153㎞의 빠른 공만 연거푸 9개를 던지며 연속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놀라운 퍼포먼스에 이날 폰세와 송성문을 지켜보기 위해 왔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박수 치며 감탄하는 모습이 TV 중계에 잡혔다.
KBO 역사상으로도 보기 드문 기록이었다. 이날 정우주의 한 이닝 최소 투구 3탈삼진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흔히 무결점 이닝(Immaculate inning)으로 부른다. 149년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116번밖에 나오지 않은 대기록으로, 한국 KBO리그에서는 정우주가 11번째였다.

종전 기록은 임찬규(LG)의 올해 4월 10일 고척 키움전 4회말 투구. 고졸 신인으로서는 지난해 7월 10일 수원 KT 위즈전 9회말 김택연(두산)에 이어 정우주가 두 번째였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 역시 "폰세가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5이닝 동안 선발투수 역할을 해주고 내려갔다"며 "7회말 무사 1, 2루 상황에서 올라온 정우주가 공 9개로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고 칭찬했다.
한편 이날 한화 타선은 장·단 15안타를 폭발시키며 5연승을 완성했는데,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이 계속 뛰면서 피로도를 느끼고 있고 오늘(28일)은 그동안 안 나가고 기다리던 선수들을 내보냈다"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선수들은 그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김인환은 첫 타석 간결한 우중월 2점 홈런으로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진영은 5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2득점 활약으로 팀 타선을 견인했고, 하주석이 5타수 2안타, 황영묵이 5타수 3안타로 상위 타순으로 매끄럽게 기회를 이어갔다.
이에 김경문 감독은 "2점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을 올린 이진영과 1회 결승 2점 홀런을 쏘아올린 김인환 등 그동안 뒤에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이 오늘 선발로 나와 좋은 활약을 해줬다"고 챙겼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