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가 2년 연속 플레이오프(PO)로 향한다. 아리엘 후라도의 완벽한 투구에도 동점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던 삼성은 홈런왕 르윈 디아즈와 이재현의 백투백으로 가장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에서 5-2로 이겼다.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2경기 치르고 올라온 정규시즌 4위 삼성은 3위 SSG를 상대로 3승 1패를 거두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PO에 진출했다. 삼성 역사상 준플레이오프 업셋을 기록한 건 2008년(롯데 자이언츠 상대) 이후 처음이다.
삼성은 이날 김지찬(중견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지명타자)-르윈 디아즈(1루수)-이재현(유격수)-김헌곤(좌익수)-류지혁(2루수)-강민호(포수)-전병우(3루수)가 스타팅으로 출격했다. 선발투수는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가 등판했다.
SSG는 후라도를 맞아 박성한(유격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최정(3루수)-한유섬(지명타자)-고명준(1루수)-최지훈(중견수)-김성욱(우익수)-정준재(2루수)-조형우(포수)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통산 5승 투수인 김건우에게 선발 등판 기회를 먼저 내줬던 김광현은 우려와는 전혀 다른 눈부신 투구를 펼쳤다. 1회말 삼진 2개를 잡아내며 깔끔히 마쳤고 2회에도 삼자범퇴로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3회 위기를 맞았다. 류지혁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으나 이후 강민호와 전병우에게 연달아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김지찬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짧은 안타를 날렸는데, 중견수 최지훈이 곧바로 송구를 하지 못했고 2루 주자 강민호가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SSG지만 김광현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김성윤에게 3루수 땅볼을 유도한 김광현은 다시 구자욱에게 볼넷을 허용해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디아즈를 상대로 2루수 방면 땅볼 타구를 유도해내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기세를 높인 김광현은 4, 5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마쳤고 84구를 던진 채 6회부터 노경은에게 공을 넘겼다.
하지만 삼성 선발 후라도의 투구는 더 놀라웠다. 5회 1사까지 노히트 피칭을 펼쳤다. 2회 고명준에게 볼넷, 4회 한유섬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을 뿐이었다. 5회에도 김성욱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으나 SSG 타자들에게 3루 내주지 않으며 이닝을 마쳤다.

승리 요건을 갖춘 후라도에게 삼성 타선이 한 점을 더 선사했다. 6회말 바뀐 홀드왕 노경은이 제구가 흔들렸다. 김성윤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한 뒤 구자욱에겐 우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디아즈의 좌전 안타가 나왔다. 김성윤이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 들었고 에레디아의 강력한 송구보다도 더 빠르게 홈 플레이트를 터치했다. 비디오판독 끝에도 판정을 뒤집을 근거를 찾지 못했다. 2-0.
후라도는 6회에 이어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7이닝 동안 102구를 던졌고 단 2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8회부터 김태훈에게 공을 넘겼다.
후라도의 공이 너무 좋았던 게 도리어 삼성의 발목을 잡은 것일까. 같은 우투수들의 공을 SSG 타자들이 손쉽게 공략했다. 김태훈이 정준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이승현에게 공을 넘겼다. SSG는 이지영을 대신해 오태곤을 타석에 세웠고 중견수 앞 안타로 정준재를 3루까지 보냈다. 이어 박성한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렸고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파고 들어 순식간에 2-2 동점을 만들었다. 유격수 이재현의 송구 실책까지 나오며 박성한도 3루까지 향했다.
그제서야 좌투수 배찬승을 투입했다. 에레디아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린 배찬승은 최정과 몸쪽 승부를 벌이던 중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한유섬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호성에게 공을 넘기고 홈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약속의 8회는 SSG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삼성 타선이 반격에 나섰다. SSG는 전날 2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던 이로운을 등판시켰다. 김지찬을 좌익수 뜬공, 김성윤을 1루수 땅볼로 돌려세웠으나 2사에서 삼성 타선이 일을 냈다. 구자욱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한 뒤 타석에 오른 디아즈는 볼카운트 2-1에서 이로운의 시속 126㎞ 체인지업을 강타,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디아즈는 공이 배트에 맞은 순간 홈런을 직감한 듯 배트를 던지고 가슴을 두드리며 팬들을 바라보며 포효했다.
이어 이재현은 이로운의 초구 시속 137㎞ 가운데로 몰린 슬라이더를 때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포스트시즌 역대 31번째 백투백이자 준PO에선 9번째로 나온 연속 타자 홈런이었다.
9회초 마운드엔 김재윤이 등판했다. 최지훈을 삼진, 이율예를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웠고 정준재까지 잡아내며 시리즈 3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