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정도면 제대로 사고 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키움 히어로즈의 토종 에이스 최원태(23)가 '무결점'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키움은 지난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팀 자체 연습경기를 치렀다. 선발 싸움이 치열했다. 백팀은 최원태, 버건디팀은 이승호(21)가 마운드에 올랐다. 두 선수 모두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노히트를 기록한 이승호의 호투도 좋았지만, 상대 타자를 완벽히 제압하는 최원태의 공도 인상적이었다. 이날 최원태는 무려 8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7km가 찍혔다. 손혁(47) 키움 감독은 경기 뒤 최원태에 대해 "구속이 확실히 오른 것 같다. 다른 팀과 경기를 해봐야 알겠지만 커브도 좋아졌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날 활약도 활약이지만, 꾸준히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시즌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최원태는 매 경기 철벽 투구를 펼치고 있다. 이번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투수 부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데 이어 지난 달 18일 팀 연습경기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같은 달 24일 팀 연습경기에서도 3이닝 5탈삼진 무실점, 31일에는 3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손혁 감독은 최근 "최원태가 개막전 선발로 나갈 수 있다. 선발 중 공이 가장 좋다"고 칭찬했다. 히어로즈에서 토종 선발이 개막전 마운드에 오른 것은 지난 2010년 금민철(34·현 KT 위즈)이 마지막이다. 손혁 감독이 파격적인 시도를 생각할 만큼 최원태의 공이 위력적이라는 뜻이다.

지금 경기력만 봐도 놀라운 수준이다. 하지만 최원태의 나이는 이제 23세다.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모르는 일이다. 일명 '포텐(potential·잠재력)'이 언제든지 '펑' 터질 수 있다. 당장 올 시즌이 될 수도 있다.
2015년 히어로즈 1차 지명으로 입단해 2016년 1군 무대에 데뷔한 최원태는 이미 보여준 것도 많다. 2017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쌓으며 안정감을 구축한 최원태는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프로 4년간 92경기에 나서 37승 22패, 평균자책점 4.32를 기록 중이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부상 여파로 인해 2017~2018시즌 2년 연속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지난해가 돼서야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포스트시즌 개인 성적은 썩 좋지 않았으나 팀은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최원태도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어린 나이에 산전수전을 겪은 만큼 더 단단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성장을 위한 밑거름은 어느 정도 깔아놓은 셈이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