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버 바우어(31·LA 다저스)가 수비 시프트 폐지에 반대 의견을 냈다. 정확히는 비아냥댔다. 그의 의견에 찬반이 갈린 가운데 한 팬의 의견이 폭발적인 공감을 얻었다.
바우어는 7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만약 수비 시프트를 금지한다면 브레이킹 볼이나 모든 오프스피드 구질도 금지하자"고 말했다.
보통 커브, 슬라이더 등을 브레이킹 볼, 체인지업 등을 오프스피드 피치로 분류하고 이들을 합쳐 변화구로 통칭한다. 변화구가 (직구에 비해) 타자들을 어렵게 하는 구질인 것을 빗대 타자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는 수비 시프트를 폐지하려면 변화구도 없애라고 비아냥댄 것이다.
앞서 MLB 네트워크 등 다수 매체는 "메이저리그 구단과 선수노조가 2023년에 수비 시프트 금지, 투구 시간(Pitch Clock) 제한 제도 도입, 베이스 크기 확장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경기 흐름에 영향을 주는 과정을 간소화해 더 박진감 있게 만든다는 것이 메이저리그 구단 측의 주장이다.
세 가지 사안 모두 투수들에게는 불리하다. 투구 시간이 제한되면 투수들은 여유를 잃고, 베이스 크기가 커지면 안타 확률과 도루 확률이 조금씩 높아진다. 그러나 가장 큰 변화는 수비 시프트 금지다.

수비 시프트 전술은 타자의 타구 방향을 예상해 대비하는 전략이다. 타자의 성향을 분석해 많은 타구를 보내는 곳에 야수를 세워 안타 확률을 낮췄다. 시프트 전술은 분석 기술의 발달과 투구 추적 장비 등의 발전으로 더욱 정교해졌고 많은 타자들이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야구가 재미없어지고 인기가 떨어진 이유로 수비 시프트를 대는 극단적인 주장도 나올 정도.
투수 입장에서는 지금껏 유리했던 그만큼 불리해지는 것이니 불만을 나타낼 수 있다. 그런데 'La Mole'이란 팬은 바우어의 SNS에 "LMAOOOO(엄청 웃기네)"라는 문구와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제시했다. 그 사진은 미국 매체 로열스리뷰의 숀 뉴커크가 정리한 시프트 유무에 따른 투수들의 wOBA(가중출루율) 표였다. 2019시즌부터 지난 3년간 최소 50이닝 이상 시프트를 사용한 투수들이 대상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바우어는 시프트가 적용된 131⅔이닝에서 0.218로 타자들의 출루를 억제했다. 하지만 시프트가 없는 80이닝 동안은 0.317로 수치가 급격히 높아졌다. 같은 기간 투수들 중 wOBA 차가 가장 커 시프트 전략의 수혜자임이 드러났다.
따라서 이 팬은 바우어가 시프트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투수이니 발끈한 것이 아니냐는 뜻으로 조롱한 것이다. 이 의견은 바우어의 발언에 달린 댓글 중 가장 많은 공감을 얻었다.
물론 바우어를 향한 조롱이 정당한 것은 아니다. 바우어는 시프트란 최첨단 시스템을 잘 활용한 선수였고, 표현 방법이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그는 할 말을 했다. 시프트는 경기력 향상 약물(PED)처럼 불법적인 것도 아니고, 야구와 통계의 발전에 따라 나온 과학적 산물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표현하는 방법과 할 말은 하는 평소 성격이 발목을 잡았다. 바우어는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개진하는 대표적인 메이저리그 선수다. 그런 그의 행동을 '괴짜'라며 좋아하는 팬도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여기에 지난해 여성 성폭행 문제로 크게 논란이 되면서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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