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 5년 차를 맞아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안우진(23·키움)이 토종 에이스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안우진은 1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키움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초반부터 연신 강속구를 뿌려댄 안우진은 NC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했다. 안우진에게 안타를 뽑아낸 타자가 3명 밖에 없을 정도로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안우진은 3회 1사 후 9번 서호철(26)에게 볼넷, 1번 손아섭(34)에게 안타를 내주며 1, 2루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후속 타자를 모두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다.
6회까지 94개의 공을 던진 안우진은 전날 9명의 투수가 등판한 팀 사정 속에 7회에도 등판했다.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은 안우진은 침착하게 2아웃을 잡았다. 그리고 마지막 타자 서호철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등판을 마감했다.
안우진은 이날 7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8km의 강속구가 빛이 났다. 안우진의 투혼 속에 키움은 1-0으로 승리하며 6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안우진은 상대 외국인 에이스인 드류 루친스키(34)와 맞붙었다. 루친스키 역시 키움 타선을 상대로 6이닝 7피안타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좋은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그야말로 NC 타선을 압도한 안우진에게 밀려 패전투수가 됐다.
앞선 두 번의 등판에서도 안우진은 찰리 반즈(27·롯데)와 데이비드 뷰캐넌(33·삼성) 등 외국인 투수와 상대했다. 밀릴 수도 있었지만 안우진은 씩씩한 투구로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살렸다.
경기 후 안우진은 외국인 투수와 맞붙는 부담감에 대한 질문에 "류현진 선배나 김광현, 윤석민 선배가 하셨던 거다"며 "저도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은데, 그러려면 한 번은 무조건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투수랑 싸우는 게 아니라 타자랑 싸우는 거다"는 말도 이어갔다. 상대 팀에서 누가 선발로 나오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타석에 선 선수들이 자신에게는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안우진은 상대해서 이겨보고 싶은 투수로도 외국인 선수가 아닌 김광현(34·SSG)을 꼽았다. "와일드하셔서 개인적으로 좋아한다"고 말한 그는 "지금 최고의 투수이시다"며 상대하고 싶은 이유를 밝혔다.
올 시즌 더욱 좋아진 구위에 대해서는 "변화구로 완급조절을 하다보니 직구를 강하게 던질 수 있어 좋아졌다"며 비결을 밝혔다. 또한 좋아진 제구에 관해서도 "카운트를 빨리 잡는 게 투수에게도 유리한 걸 안다"며 "공격적으로 투구하니 결과도 좋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토종 1선발' 안우진의 올 시즌 목표가 있을까. 그는 "승은 제가 할 수 없는 거라 최대한 점수 안 주고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풀타임으로 던져서 마지막 경기 끝나고 제 기록을 보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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